겨울숲에서 신나는 아이들!

 

1월과 2월에 걸쳐 전국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부천에도 꽤 많은 눈이 내려 오랜만에 아이들이 눈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었지요. 최근 2~3년 동안 겨울은 눈이 온 뒤 춥지 않아 대부분 눈이 녹고 쌓인 눈을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엔 날씨가 추워 대부분의 눈이 남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지속적인 도시화의 영향 때문인지 점점 따뜻해진 지금은 이런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 반갑기만 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도시생활을 하시는 어른들은 ‘춥다, 미끄럽다, 지저분하다’ 등 부정적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눈 쌓인 자연을 볼 수 있고 진짜 겨울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흥분되기만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겨울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열해 보면 차가운 바람, 추운 몸, 미끄러운 빙판길, 도로의 시커먼 눈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따뜻한 방, 포근한 옷이나 손길, 크리스마스, 하얗게 쌓인 눈, 눈썰매, 크리스마스와 가족, 연인 등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런 긍정과 부정의 시각은 대부분 어른들의 시각이지요. 그럼 아이들은 겨울하면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 중 어떤 생각을 많이 하고 어떤 놀이를 하고 싶어 할까요? 이번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사계절 중 겨울이 최고

계절을 모두 경험해본 아이들이라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 어느 계절을 좋아할까요?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겨울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물으면 ‘눈’ 때문이지요.

눈으로 놀 수 있는 놀이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눈이 내린 뒤 기존의 환경이 새하얀 세상으로 변신하는 느낌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아이들은 변화된 환경에서 자기만의 놀이를 찾아 놀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경사진 곳을 찾아 썰매를 타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눈을 모아 눈사람을 만들거나, 컵으로 눈을 모아 탑을 쌓거나 눈 집을 짓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눈이 녹아 얼어 있는 빙판을 찾아 미끄럼을 타고 놀기도 하는 등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며 겨울을 즐깁니다.

겨울숲은 모험의 숲

겨울 놀이에는 눈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을을 지나 낙엽이 떨어지고 나면 산은 나뭇잎으로 숨겨 두었던 놀이공간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공간을 확장시켜 줍니다. 평상 시 자주 갔던 길이지만 잎에 가려 보이지 않거나 가깝게만 보이던 시선이 좀 더 멀리까지 보게 되면서 쓰러진 커다란 나무나 공터를 발견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터에서 모험을 즐기게 되는 것이지요.

어떤 아이는 나무에 걸터앉아 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자신의 능력되는 곳까지 올라가 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 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나무 위에서 하는 여러 명이 하는 놀이를 개발하여 놀기도 하며 겨울을 즐깁니다.

 

겨울만의 자연 관찰

겨울에는 관찰 대상도 달라집니다. 기존에는 꽃, 잎, 물 등을 구경했다면 이제는 새, 열매, 얼음 등을 관찰하게 되지요. 겨울에는 시선의 확장과 보호색이 부족한 관계로 멀리 있는 동물들의 행동이 좀 더 쉽게 관찰되어집니다.

평상시 잘 안 보던 새들의 행동이, 하얀 눈에 떨어진 빨간 열매가, 물이 있던 자리에 차갑게 얼어있는 얼음 등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고 느끼며 겨울을 즐깁니다.

겨울에도 자연은 아이들의 놀이터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자연의 겨울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놀이공간을 제공해 주며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부모님이 허락만 해주신다면 언제든지 자연은 아이들에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 속에서 성장하도록 따뜻하게 보살펴 줄 것입니다.

곧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올 것입니다. 겨울을 함께한 아이들은 봄에 피어나는 꽃을 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몸으로 느끼고 그 속의 자리 잡은 생명도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라 믿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 기쁜 마음으로 아이와 주말에 숲에 가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글·사진∥ 정문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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