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영상단지 불법매각 저지를 위한 주민소송 기자회견

 ‘시민이 시장’이라면서요?

상동영상단지 불법매각 저지를 위한 주민소송 기자회견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바람이 찬 겨울날, 시청의 브리핑 룸 사용불허로 상동 영상단지 주민소송인단은 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야 했다. 시청 브리핑 룸 사용불허는 시정책에 반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데 장소를 제공해 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서다. 시청사에 붙어있는 ‘시민이 시장이다’는 문구가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참석자 중에는 불통행정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박성철 대표를 포함한 주민대표 소송인단 29명은 주민감사 청구에 이어 주민소송을 진행 중이다. 시민들은 김만수 시장과 시정부에 묻고 있다. 이 개발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 신세계 컨소시엄이 자격이 되며 사업신청 자체가 적법한지. 외투(외국투자)기업들의 실체는 어떤 것인지. 용도변경이 되기 전에 매각결정은 왜 했는지. 헐값매각은 아닌지.
 그리고 또 묻는다. 개발과정에서 발생할 소음과 먼지, 혼잡에 대한 대책은 있는지. 개발이후 발생할 교통혼잡과 골목상권을 비롯해서 지역경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불을 보듯 빤히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시장과 시정부는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시장이 주지 않는 답을 주민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듣고자 한단다.
 
 부천시민연합 박미현 공동대표가 읽어간 기자회견문에서 부천시민은 부천을 "우리 시"라고 말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시민들이 복합쇼핑몰 들어오면 지역상권 죽는다고 관을 짜서 시위를 해도 모른 척, 교통혼잡 어떻게 하냐고 물어도 못 들은 척... 부천시는 시민을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부천시민의 호소는 철저하게 무시하더니, 같은 정당 소속 부평구 국회의원과 부평구청장 이야기는 받아들입니다. 부평구 영세상인과 상생하라는 압박에 굴복하여 이마트-트레이더스는 빼고, 규모도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애초에 부천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적 이해관계만 고려되는 일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분노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는 것입니다. 주민소송을 통해 시민의 땅을 헐값에 재벌 대기업에 팔아넘기려는 이번 일을 원점으로 되돌리겠습니다. 상동영상문화단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민이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청에서 브리핑 룸 사용을 허락하지 않아 오히려 구설에 올랐던 시민들의 기자회견, 상동 영상단지 주민소송인단 박성철 대표에게 굵고 짧게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물었다.
 
Q. 상동 영상단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현재까지 진행과정이 궁금합니다.
 
 현재는 소송이 진행 중이고 소송 관련한 재판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공지할 예정입니다. 소송을 위한 모금이 아직 진행 중이니 소액이라도 후원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상동 영상단지 주민소송모임 근황은? 감사청구에서 주민소송까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소송이 진행 되고 있어서 특별한 활동 없이 소송내용을 보고자 합니다.
 
Q. 시의 입장은 무엇이라 생각되며, 그에 대한 주민소송모임의 활동계획은? 당초 안이나 변경 안 등. 시의 영상단지에 대한 개발계획(주민모임에서 인지한)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주민모임의 대책은 무엇인가요.
 
 시의 입장은 예정된 사업을 진행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철학을 가지고 시 행정을 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고, 그저 개발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봅니다.
 외형은 바뀌었지만 아직 외투(외국투자)법인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 놓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바꾸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행정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를 소송을 통해 부천시민들과 전국의 국민들에게 알리도록 노력 할 예정입니다.
 
Q. 영상단지 추진과정을 통해 짚어볼 것이 있다면... 감사청구에서 소송까지 이번 사태를 통해 학습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첫 번째로는 ‘시의 행정은 엉터리다’이고, 두 번째로는 ‘공무원과 정치인들은 시끄럽게 하고 계속 지적을 해야 그나마 고치는 시늉을 한다’이고, 세 번째로는 ‘생각보다 그들은 그렇게 견고하지 않다’입니다. 바꾸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좋은 도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Q. 영상단지 개발의 대안은 무엇인가? 시민의 입장에서 영상단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이 있다면.
 
 인구가 100만까지 늘어 날 것에 대비해 부족한 상업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경기도로부터 용도변경 승인을 얻어 냈습니다. 대 전제 자체가 잘 못 된 거죠. 인구가 줄어들고 현재도 인구밀도가 높고 체육시설 공원 등의 인프라가 부족해서 골치인 도시에 인구를 늘리는 정책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개발이 안 될 땅, 유원지나 시민들 휴식공간으로 쓰여 질 땅을 무리하게 개발하려고 시도하는 게 잘 못된 시작입니다.
 하지만 이미 승인을 받았고 개발의 가능성이 남은 땅이니 개발을 가정하고 다른 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얼어있던 경제가 풀리고 기업들의 투자가 활성화 되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대규모 기업이전 또는 국가발전계획에 따른 첨단공업지역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토지를 최대한 이용 할 수 있는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Q. 하고 싶은 말이나 시민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시의 행정에 참여하여 무언가를 알리고 바꿔나가는 일은 즐겁고 보람찬 일입니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쓰일 예산에 대해 관심을 조금만 더 가진다면 나뿐만이 아니라 내 주변이웃에게도 도움이 될 일들이 많이 생길 거라고 생각됩니다.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니 지역의 신문, 특히!!! 언론협동조합 콩나물신문을 통해 지역의 소식도 전해 들으시고 지역주민들끼리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상동 영상문화단지개발, 개발에 반대하는 사람도 찬성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다만,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그 과정이 투명했으면 한다. ‘시민이 시장’이라는 김만수 시장의 철학이 더 이상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4년 계약직 시장이 당장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미래자산이라 할 수 있는 시민의 땅을 섣불리 매각해서는 안 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글 |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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