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지방이냐?

 
  소수 강자와 다수 약자, global과 local, 자본과 영세민 그리고 외부인과 내부주민, 이 조합어 가운데 후자의 편에 서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닐까? 나는 이를 약자보호 이데올로기라고 부르고 싶다.
  자연상태의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논리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정치라면 정치는 당연히 후자 편에 서야 할 것인데 현실은 그 반대다. 정치가 강자 편이라면 그게 왜 있어야 하나?
  재래시장이 무언가? 그곳엔 근근이 이어가는 일자리가 있고, 서민의 생계와 삶이 걸려 있으며 청년실업의 비빌 언덕과 끈끈한 상인 유대가 있지 않은가? 한번 파괴되고 나면 회복할 수 없을 지역문화와 무형가치들과 서민들의 희망이 쇼핑몰 아래 묻혀 질까 걱정스럽다.
  땅을 팔아 들어오는 1회적 재정은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다. 대형 쇼핑몰은 이미 차고 넘치는데 또 하나를 더 하려 한다니, 오히려 좀 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자동차쇼핑과 교통량의 증가, 미세먼지, 소비중독의 만연, GDP의 재벌집중 그리고 생산된 가치의 중앙이전, 영원한 부의 집중 등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괜찮은 지방정부라면 이러한 중앙 중심적 만행에 저항해야 마땅하거늘 이를 더 부추긴다. 이러한 자본패권지지 정책선택이 더불어민주당 시정부에 의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자행되고 있어 더 답답하다. 이 당의 지방적 정체성이 혼란스럽다. 통제 받지 않는 막무가내 지방자치가 탄핵된 제왕적 대통령제를 연상시킨다. '이게 지방이냐?' 빗속에 있는 저들의 외침이다.

▲ 인천대책위 '상동 복합쇼핑몰 입점반대' 13일째 농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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