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리더십 발휘하는 대통령감 잘 선택해야

‘이제 나라 걱정을 정치권에 맡기려면…’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갈라진 광장의 민심

통합의 리더십 발휘하는 대통령감 잘 선택해야”

  우리는 살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많이 겪는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경험 밖 일이기에 모르겠다거나, 상대의 말에 선뜻 동의를 하지도 않는다. 대한민국 만 19세 이상 국민은 2017년 5월 9일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제19대 대통령 선출 경험을 하게 된다.

  지난해 가을부터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으로 결국 대통령은 탄핵됐고, 곧이어 구속까지 이어졌다.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장면이 역사에 기록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촛불과 태극기 집회가 일어났는데, 두 집회 모두 우리에게 너무나 큰 과제를 남겼다. 촛불집회의 궁극적 목표는 나라를 똑바로 세우겠다는 것, 태극기집회는 이 난국에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대변됐다고 본다. 촛불과 태극기의 광장집회는 상반된 민심(民心)이 표출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과제를 과연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여야 대선 후보들은 고민하고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4월 4일 저녁으로 여야 정당별 대선 후보가 결정되었다. 남을 평가하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구는 함량 미달이고, 누구는 차차기 도전을 위해 얼굴을 알리는 것이고, 누구는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고… 등등 이것저것 따져보면 결국 찍을 만한 대통령감이 없어 고민이라는 말도 많이 나온다.

 왜 이렇게 됐을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희망을 줄만한 대선 후보가 없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준비하면서 외국에서 영입한 히딩크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대한민국 축구팀은 4강이라는 쾌거를 이뤄 전 세계 축구인을 놀라게 했다. 수영이나 체조에서도 외국 감독이나 코치가 맡았을 때 선수의 발전이 있었던 것처럼, “대통령 후보도 외국에서 영입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물론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여야 대선 후보가 모두 결정된 4월 첫 주는 외교적으로도 아주 중대한 시기이다.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여야 대선 후보들은 밤잠을 설치면서 이 난국을 슬기롭게 풀어나갈 고민을 할 것이다.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다들 말은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민심은 너무 갈라져 있다. 마치 1920년대 미국 암흑기의 갱 집단이 서로의 담력을 보겠다며 마주 보고 자동차를 질주하던 모습, 또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치킨게임과도 비슷한 상황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미 갈라져 상처난 국민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서 새 살이 돋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찌 필자 뿐이겠는가?

  여야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4월의 첫 주에는 24절기 중 하나인 청명(淸明)이 있다. 청명 다음날은 한식(寒食)으로, 조상의 묘를 찾아가 잡풀을 걷고 새 나무와 꽃을 심는다.

 하늘이 차츰 맑아지는 때인 청명을 맞아 여야의 대선 후보들도 상반되게 분출했던 광장의 민심을 잘 헤아려서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던 모든 국민의 마음을 잘 추스려야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나라 걱정으로 광장에 표출했던 민심은 좀더 냉정하고 신중하고 현명하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희망을 주며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대통령감을 선택해서 나라 걱정은 정치권에 맡기고,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본분을 다하도록 성큼 다가온 봄이 모두에게 희망의 새 봄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기만 하다.

 

글 | 김인규 전(前) 부천시 오정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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