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바이야기 세번째

 룸바이야기 세번째 

10년 전과 오늘의 나에게 춤이란?
 
▲ 옴팡에서 나^^

 룸바는 지친 몸을 깨우는 청량제이다. 10여 년 전 어릴 때부터 잘 아는 선배가 춤을 배우러 다니자고 하였다.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지하로 내려가 살사 춤을 배웠다. 에어로빅의 느낌이랄까? 체조의 느낌이랄까? 그 후 선배를 따라 사교댄스 학원을 몇 번 가보았지만 나의 일상과는 억만겹의 거리에 있는 세상이었다. 그리고 소위 ‘콜라텍’의 어두운 조명과 낯선 사람들끼리의 만남과 술좌석은 사교댄스의 이미지를 덧칠하였다.

 
 기억 속 잔상이 희미해진 작년 옴팡에서 룸바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내 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시작한 스텝 배우기... 체조배우기와는 달랐다. 신경과 근육을 깨우고, 몸을 세우고, 중심이동을 자연스럽게 해내고, 하체와 상체를 코어를 중심으로 함께 이동시키고... 내 안의 리듬을 깨우고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함께 배우는 사람들과 얼굴 마주치기도 어렵고 낯설었지만 춤 연습 후 함께하는 뒷풀이에서 나의 편견과 모자람을 배우고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에 대해 다시 공부하게 되었다.
춤을 추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가사노동과 가족을 소홀히 할 것이라는, 연애와 사랑에 대해 나와 다를 것이라는 , 낯선 사람과 손을 잡고 얼굴을 바라보며 함께 움직인다는 것....
 
 10여년 전의 나의 모습과 2017년의 나의 모습은 룸바를 매개로 다르게 표현되고 있다.
아프리카에 살던 사람들이 스페인에 의해 라틴아메리카로 끌려 양 발목에 쇠사슬을 차고 강제 노동에 지쳐 밤하늘을 바라보면서도 잃지 않으려고 했던 리듬과 춤의 역사를 룸바를 통해 나는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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