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공부는 안하고 재잘재잘 연애하던 남녀 학생이 공업선생님한테 붙들려 교무실로 끌려왔다.

"죄송해요.. 앞으로는 안 떠들게요."
두 학생이 사과하는데도 공업선생님은 화를 풀지 못한다..

옆에 있던 내가 학생들을 불러 은밀히 조언했다.
"니들이 떠들어서 선생님이 화를 냈을까? 어쩌면 니들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공업과목이라고 무시당한다는 기분도 들고... 그 선생님은 열심히 가르치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가 아닐까?"

남학생, 니가 이 여학생을 좋아하는데, 여학생이 딴 데를 본다. 혹은 여학생, 니가 이 남학생을 좋아하는데 무시하는 것 같으면, 어떤 기분일까?
공업 선생님은 니들을 사랑하는 거야.. 그게 통하지 않으니까 화를 내는거고..

그 선생님께 다시 사과해보자.. 니들도 선생님을 좋아한다고, 앞으로도 사랑하겠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해보자..
우선 남학생부터...

선생님, 열심히 가르치시는데 저희들이 딴짓해서 죄송해요.. 앞으로 선생님 수업 시간에 공부 열심히 해서, 선생님 과목 100점 맞을 겁니다.

여학생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거 아이들이 다 알아요. 우리도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우리 둘 잘 되는 것이 선생님 사랑에 보답하는 것인데, 우리가 생각이 짧았어요. 앞으로 수업시간에는 공부만 생각하겠습니다.

오케이.. 이제 그 맘을 진정으로 잊지 말고 공업선생님한테 사과하러 가봐.

꿈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를 제대로 못하니, 꿈에서도 사과하는 법을 가르쳤나보다..
박대통령... 사과하기 전에 유가족 슬픔부터 공감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어떤 화려한 말도 사과가 아니다.. 

 

한겨레 그림판.. 2014년 5월 16일.. 장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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