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골 부천

 

솔안말 거마산 산등성이에 복숭아꽃이 활짝 피었다.

벌응절리 복숭아꽃축제가 벌어지던 때에

거마산을 찾는 사람들의 눈에 신비롭게 다가왔다.

예전에는 8천평에 가까운 복숭아 농장이 개방되어

복숭아꽃이 필 때면 유치원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꽃그늘 아래에서 다양한 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복숭아농장으로 들어가는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농장 관계자 외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복숭아꽃 몇 개가 떨어진다고 그런 것인지...

아니면 복숭아밭이 발자국으로 다져지면

복숭아 수확량이 떨어진다고 그런 것인지 알지 못한다.

수밀도 같은 개량종 복숭아는 부천에서 최초로 심어졌다.

그리하여 솔안말, 깊은구지, 소새, 괴안의 산등성이에

복숭아밭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지금 같은 봄이면 복사꽃이 만발해서

인천에서 출발한 열차에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복사골 고장이었다.

요즘처럼 빨리 달리는 열차가 아닌지라

천천히 달리는 차창으로 바라보면

복사꽃 피는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부천의 복숭아가 신의주를 거쳐

만주까지 진출해 팔려 나갔다.

그러기에 부천을 가리켜 복사골 고장이라고 한다.

거마산, 성주산을 거쳐 야생 복숭아꽃도 심심찮게 피어났다.

 

 

글·사진 | 한도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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