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배움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느껴야

 
 
 꽃들이 한창 피던 4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역시 ‘봄’하면 ‘꽃’이라는 생각이 들지요. 자연은 늘 사계절을 보내며 반복적으로 피는 일상적인 꽃이지만 유독 우리가 바라보는 꽃은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부천에도 한 달 동안 진달래, 벚나무, 복숭아나무 등 3개의 주요 꽃들을 기념하며 다양한 행사와 함께 축제가 펼쳐졌습니다. 원미산 한 쪽에 위치한 진달래동산에는 진달래꽃이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성인남녀, 어린이집, 외국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온 산을 분홍빛으로 물든 장관을 보려고 모였지요.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간식도 먹고 구경하며 감탄을 연발합니다. 하지만 자연이 왜 꽃을 많이 피우는지 아시나요? 그 진실을 바라보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호에는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자연은 물건일까요? 생명일까요?
 
 진달래동산에서 진달래나무를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생명을 대한다고 보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예쁘다며 꺾고 나무 밑에 자리 깔고 앉고 음식 쓰레기는 여기저기에 슬쩍 버리고 길도 없는데 사진 찍으려 나무 사이로 들어가는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365일 대부분 한적하던 동산에 딱 2주간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죠. 숲과 나무들이 힘들겠죠. 진달래꽃이 봄마다 수많은 꽃을 피우는 것은 종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리말로 치면 매년 삶이 팍팍해서 더 많이 일해서 더 많이 돈을 벌어놔야 생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살기 편하면 꽃을 적게 피웁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꽃축제가 잘 되려면 나무의 스트레스는 필수적인 것이죠. 이처럼 사람이 아닌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시각이 보입니다. 열매도 먹거리가 아닌 생명의 씨앗으로 보이고 낙엽도 단풍놀이가 아닌 겨울을 대비하는 처절한 몸짓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지요.
 
 
요즘 아이들은 자연을 ‘눈’으로만 압니다.
 
 어느 부모님도 동물을 장난감으로 보는 아이를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이미 도시와 어른들은 자연을 물건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건물과 도로, 공원을 위해 기존 나무를 배고 집안 분위기를 위해 화초를 사고 죽으면 버리는 물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기에 대다수의 아이들은 학교, 집, 학원으로 이어지는 도시적인 공간에서 생활하게 되어 옛날처럼 자연을 정기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아이들은 그래서 자연과 동떨어진 생활을 자연스럽게 하며 책이나 영상을 통해서만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책과 동영상 속의 자연은 진짜 자연이라 할 수 없지요. 그 이유는 ‘느낌’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자연을 ‘느낌’으로 ‘경험’해야 합니다.
 
 인도의 철학자인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아는 것으로 부터의 자유’에서 지식이 진짜 진실을 가로막는다고 말하며 “지식은 생각에 그친다. 그러나 느낌은 행동을 일으킨다.”라며 진정한 지식은 느낌에 의한 것이고 그 느낌이 행동으로 발전하여 배움을 일으킨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지식이 없기 때문에 느낌만으로 바로 행동하고 그 경험으로 발전해 나갑니다. 브라질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느낌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쁨도 눈물도 느낌 없이 나오지는 않으니까요. 아이들이 자연을 접하지 않고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지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요. 사랑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느끼고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겁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아이와 가까운 공원과 숲을 자주 찾아주시면 좋겠네요. 아이들이 자연을 만지며 느끼며 배움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말이죠
 
글·사진 | 정문기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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