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청년 등 사회적경제 창업지원사업 1년을 되돌아 보다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위한 7가지 키워드

베이비부머, 청년 등 사회적경제 창업지원사업 1년을 되돌아 보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많은 해석과 평가가 분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대안적 개념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서구 유럽에서 시작된 자본주의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확대, 산업혁명에서 이어지는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이윤의 극대화에 대해 시대적 상황에 맞게 변화 발전해 왔다.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에서부터 시작한 자본주의 체제는 불평등한 소득의 분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윤창출을 추구하는데 따른 인간성파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파괴 등으로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1997년 IMF와 2008년 겪은 금융위기 사태는 우리나라에서도 자본주의 경제의 한계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고 아주 오래전부터 역사적으로 존재해 왔던 협동과 상부상조, 공동체 생활의 모습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빈부격차, 대량실업, 가계부채와 생활고 등을 극복하게 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경기도 사회적경제조직중 협동조합은 914개, 2015년 1,214개 2016년 6월을 기점으로 1500여개에 달한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을 포함한 사회적경제조직은 경기도 내에서만 2017년 250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2015년 출범한 따복공동체지원센터가 시・군에서 진행한 사회적경제 창업아카데미 수료생을 중심으로 창업지원사업을 진행한 것은 2016년이 처음이다. 2016년 11개 시군에서 창업아카데미를 진행했으며 이중 25개 팀을 선발하여 창업지원사업을 펼쳤다. 2017년에는 14개 시・군(가평군, 광명시, 구리시, 김포시, 남양주시, 동두천시, 성남시, 시흥시, 안양시, 용인시, 의정부시, 파주시, 평택시, 화성시)로 확대되어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사회적경제 창업아카데미가 진행되었다. 약 500여명이 수료하였으며, 지난 6월 23일 마감된 창업오디션엔 83개 팀이 접수했다. 2017년 경기도 사회적경제 창업오디션 최종 선발팀은 공개오디션을 통해 21개 팀이 확정된다. 경기도에서는 사회적경제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며 그 중에서도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의 융합모델로서 지역에 기반한 사회적경제 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왜 사회적경제를 하려고 할까?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는 그동안 많은 기관에서 실시해 왔다. 매년 사회적경제 창업에 관심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회적경제 창업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창업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사회적경제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지속가능성은 얼마나 담보되고 있을까.
 
  2017년 창업오디션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지난 해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되었던 창업팀이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일 년 동안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조직의 창업을 위해 발로 뛰면서 몸소 겪었던 이야기가 이번 7월 4일 경기창조혁신센터에서 진행되는 창업오디션에 그대로 녹아 있기를 희망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홍보부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점은 마을에서 미디어와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마을활동가도 함께한다. 부천시의 ‘마을콕’, ‘콩나물신문협동조합’과 고양시의 ‘어디갈고양?’, 김포시의 ‘김포온에어’ 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지역에서 방송 언론 매체를 직접 운영하며 얻은 경험으로 창업오디션 현장에서 소셜미디어(페이스북)를 이용한 현장생중계과 스케치 및 인터뷰 등 생동감있는 소식을 전달할 예정이다.
  2016년 창업오디션 선정팀 가운데 7개 팀을 인터뷰하고 현재 어떤 모습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았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위한 7가지 키워드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키워드는 왜 사회적경제를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을 들어보는 시간이다.
 
▲창업지원사업 선정팀 인터뷰
 
 
①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다.
 
  일반적으로 ‘왜 사회적경제를 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경제를 바라보고 대하고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의에 대해 전문가나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작된 이래로 많은 기관과 단체, 행정에서도 사회적경제 아카데미를 진행해 왔지만 대부분의 아카데미에서는 “왜?”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회적경제의 개념과 종류, 역사 그리고 사회적경제 조직을 만드는 방법, 국내사례, 해외사례에 대한 강좌가 일반적인 커리큘럼일 것이다. 아카데미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바로 창업에 뛰어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창업 아카데미 과정에 포함되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업성 평가와 경영컨설팅, 구체적 사업 수행 점검과 검토 등 후속작업이 뒤따라야 하나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창업되는 것이 가능하다.

  창업에서 끝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얘기하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려면 창업을 한 공동체나 개인은 현실과 부딪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지원체계, 직접지원, 간접지원, 인력충원, 수익창출, 지역기반, 네트워크, 연대, 협동의 협동, 공공의 우선구매, 판로지원, 다양한 조건과 대안들이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이 저성장 체제로 유지되는 것을 보면서 제자리 걸음이라는 고민과 함께 영세성을 면치 못한 사회적경제 조직은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태다.

  2012년 경기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사회적기업 282개(인증사회적기업 113개ㆍ예비사회적기업 169개) 가운데 연평균 매출액이 5억 미만인 업체가 80.1%(226개)에 달한다. 반면 5억∼10억원인 사회적기업은 25개(8.8%), 10억∼50억원은 28개(9.9%), 50억원 이상은 3개(1%)에 그쳤다. 2015년에는 많은 육성정책에 힘입어 경기도 내 사회적경제기업의 연평균 매출액은 7억5000만원이며, 이들 기업의 평균 직원은 15.5명으로 조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경제기업이 수익과 공익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이기는 하지만,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한참 모자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회적경제조직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사회적경제조직의 기업가 정신은 다른 일반 기업가 정신에 비해 멘탈이 강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저성장체제와 일반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강한 멘탈의 근거로 사회적경제기업가 정신을 꼽는다. 사회적경제 창업아카데미 교육과정에서도 빠지지 않는 과목인 사회적경제 기업가 정신을 과연 2016년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된 팀들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공유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협동조합 살길 박남수 대표
 
◯ 사람의 가치를 공유하다

   의정부에 ‘로산젤라’라는 피자와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가 있다. 바로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되었던 협동조합 '살길'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사회적가치의 공유’ 라는 주제로 협동조합 ‘살길’의 박남수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시대의 지금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라든지 여성들의 삶의 질의 문제라든지 또 취약계층들의 어려움들이 사회에 문제가 되고 이슈화가 됐기 때문에 그 일을 어떻게 함께 참여할 수 있고 그런 일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일으켜 낼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관심 때문에 사회적경제에 관한 이런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협동조합 ‘살길’은 일단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자본주의 사회였기 때문에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에 의해서 모든 것들이 결정되고 또 이윤을 바라보면서 모든 경제정책이 실행되다 보니까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 또 자본이 적은 사람들은 그런 일들에 함께 참여하거나 자기 미래를 준비하기가 어려웠지요.
  그래서 협동조합이라고 하는 작은 자본을 가지고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해서 기업을 이루어 내고 그곳에서 함께 평등하게 또 이윤이 남으면 함께 나누어서 평등한 분배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를 마련하기 위해서 협동조합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청년・여성의 일자리,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고민하는 것은 비단 의정부라는 지역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의정부 지역에서부터 출발하는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인 ‘로산젤라’가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의정부 맛집으로 소문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면 어불성설일까.
 
 
▲미다운 이관희 대표

 ○ 공간의 가치를 공유하다.

   동두천에서 소통하는 원예 ‘미다운’을 운영하는 이관희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 같은 경우도 그냥 제 것만 했으면 먹고 사는 데는 아무 지장 없이 돈을 벌고 살았을 텐데 센터를 차리고 공간을 같이 공유하고 또 회원들하고 같이 있다 보니까 비용들이 들어가는 부분이 생기더라구요. 꼭 이 문제 때문만은 아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집을 팔아야하는 아픔이 있었는데...저희 남편이 아이들한테 ‘엄마가 하는 일이 중요한 일이고 또 쉽지 않은 일이니까 너희들이 많이 도와야 된다’고 말해주었다고 해서 남편에게 감사해요”
  집을 팔아도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 주는 가족. “제가 꽃집만 하고 있던 사람인데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공부를 하다보니까 많은 분들이 시범사업만 하고 그만 두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의견이 있으신 거예요. 그래서 함께 하셨던 분들하고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분들은 제가 요만한 것 하나를 드리면 이만하게(크게) 행복해 하는 것을 보았어요. 그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행복한 거예요. 제가 그분들한테 뭘 주었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분들은 저한테 행복을 주시고 또 저도 그분들한테 행복을 주는 서로 행복을 주고받는 그런 관계가 되어 있어요.
  제가 마련한 센터의 공간을 함께하는 분들이 편안하게 강의 공간으로 사용하시라고 하고 공간을 공유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시작이 된 거예요” 행복을 느끼고 사람과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그 공간의 소중한 가치를 공유하고 싶은 이관희 대표의 마음인 것 같다.
 
 
▲푸니협동조합 서명관 이사장
 
 
◯ 제품의 가치를 공유하다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에 참여하기 이전부터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져온 푸니협동조합의 서명관 이사장은 “2015년 11월 달에 제가 우연치 않게 비슷한 몰드와 반죽을 이렇게 의왕소년원이라는 곳에 납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의왕소년원에 있는 소년원생들이 저희가 공급하고 있는 몰드와 반죽을 통하여 자립과 자활 그리고 꿈을 꿀 수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취약계층 들에게 조금 폭넓게 공급이 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2016년 3월 달부터 용인사회적경제 아카데미를 통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지식을 쌓았습니다. 교육을 받고 7월달에 법인으로 설립한 다음에 몰드와 반죽에 관해서 취약계층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지금 계속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밸류사이클 홍승국 대표
 

  시흥 Value cycle(밸류사이클)의 홍승국 대표는 주방용품 제조회사에서 대표로 근무하다가 사회적경제 창업아카데미를 계기로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갖고 뛰어 들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할 때는 경쟁이나 승리 수당이라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을 알면서부터는 협조라든지 나눔을 우선시하다보니까 제가 처음 생각했던 퇴직 후의 제2의 삶에서는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더 확실히 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개발국가의 사회적가치가 있는 기업들의 주방용품을 국내에 수입을 해서 국내에 판매를 해 저개발국가 국민들의 소득증대와 고용을 증대시키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의 주방용품 회사들이 거의 대부분 휴업상태입니다. 그 휴업상태에 있는 설비와 유휴 인력을 가지고 저개발국가의 주방용품 제조시설을 만들어서 거기서 공장을 설립해 자체적으로 현지의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서 공장을 운영해 보는 게 장기적인 제 꿈입니다.” 저개발 국가로 사회적경제 영역을 확장시켜가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는 홍승국 대표의 꿈이 현실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예술대안학교 김옥의 대표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사회적경제조직을 창업하기 위해 지난 일년간 지역에서 고군분투한 김옥의 대표는 과거에 입시 미술학원을 운영하면서 돈이 없어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각 학교장 추천을 받아 입시미술을 가르친 경험이 있다. 사회적경제를 실천해 보고자 자리를 잡은 연천에도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연천지역에 교장선생님들께 연락을 해보니까 그런 아이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그 아이들까지 데려다가 우리 엄마가 만드신 화분으로 다육식물을 심어서 판매하고 판매수익금으로 크지는 않아도, 지금은 처음이니까 크지는 않아도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아이들의 희망을 좀 키워주자. 저희가 “나의 길을 포기하지마!(Don’t give up my way)”이러면서 표지판을 상설 좌대에다가 붙여가지고 은행, 카페에다가 보급을 하고 있어요. 그게 좀 잘되었으면 꿈나무 하나씩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것들을 사회적경제 개념으로 대입을 시켜서 나중에는 예술대안학교로도 활성화 시키고 그 예술대안학교로부터 파생되는 지역을 위한 좋은 일을 하면서 마을도 가꾸고 내 자식들 희망도 키워주고 어르신들께는 내가 만든 무언가로 선물하는 것까지도 생각을 한 번 해보자 하며 지금은 서로간의 마음을 북돋우고 있어요.”

▲같이공방 김선애 대표
  

◯ ‘같이’의 가치를 공유하다
 
  같이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선애 대표는 “같이공방은 같이가 나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같이 한다는 얘기쟎아요. 같이공방은 업사이클을 하는 공방인데요. 지역에서 폐지를 줍은 어르신들하고 같이하는 사업을 준비를 하다가 같이공방이라는 이름을 따오게 되었구요. 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해서 나 혼자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있겠지만 누군가와 같이 누군가를 염두해 두고 만든다 그리고 이게 향후에 나하고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든 제품이다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그래서 같이공방입니다.”라며 ‘같이공방’의 이름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 현장에 답이 있다
 
  연천에서 예술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의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문을 열어 준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에 감사하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는 사업을 했는지 참 궁금하거든요 혹시 알고 계세요?” 라고 물었다. 그건 현장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의 대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실천하고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바로 그 정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추구에 목적을 두고 운영하는 기업의 행태가 만연한 요즘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가의 이야기가 자그마한 경종을 울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글 | 김대열. 사진 | 한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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