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행정사무감사 방청활동을 마치며

 2017년 행정사무감사 방청활동을 마치며

부천시 행정, 시민들과 어느 정도 소통하십니까?

 

 

 부천시민연합 역지사지(歷知社知) 모임에서 부천시의회 제 221회 1차 정례회인 행정사무감사 방청활동을 하였다.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며 내년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이 출마 시 수시로 했던 ‘시민을 섬기며 시민의 말에 귀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묻고 싶어졌다.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은 시민의 삶과 직결된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시민들과의 소통에 어느 정도 충실했으며, 반영하고 있는지를, 시의원들은 시민의 대리자로서 시 집행부의 감시활동을 얼마나 날카롭게 했으며, 심의. 결정들을 충실히 해 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방청단의 여건상 3개 위원회 중 부천시의 도시정책과 환경문제를 다루는 도시교통위원회에만 들어갔다.

 매년 11월 말에 시작해 한 달간 진행했던 행정사무감사를 올해부터 6월에 실시하였다. 시 집행부의 지난1년 동안의 전체사업과 결산내용을 모두 본 후에 감사를 한다는 면에서 훨씬 효율성이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 시 집행부의 정책수행과 피감 태도, 시의원들의 질의수준과 감사 자세에 대해 지켜보았다. 작년 말 행감에서 대부분의 사업이 다뤄져서인지 이번 행감에 임하는 자세는 시의원들이나 집행부나 자료준비와 답변 면에서 긴장감이 덜한 모습이었다.

 

시의원들의 행감태도

 행감방청단으로서는 시의원들이 부천시 살림에 대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따져 묻지 않으면 자세히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아 평가에 있어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원들의 각종 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 수준이 시 발전과 지역민들 삶의 질을 결정짓는 척도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도시교통위원회 의원들의 감사 자세는 위원장을 제외한 8명의 의원 중 4명의 의원만 시의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의원들이 대체적으로 자신들이 준비한 질의와 답변 이외에는 관심이 없었고, 동료의원이 질의 할 때 인터넷 신문기사나 쇼핑몰을 보며딴 짓을 하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사전에 시민들의 여론을 조사해서 질의하거나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시의원 자신이 생각한 대로 말하는 경향도 있었다.

 

 이동현 위원장 자주 조는 모습을 보였으며 의원 간 또는 피감기관 간의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중재를 원활히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한선재, 윤병국, 우지영, 원정은 의원은 비교적 질의를 잘해주었다.

 한선재 의원은 관련 자료를 사전에 공무원들과 공유하며 도시정책에 대한 문제점들을 많이 지적하였다.

 윤병국 의원은 사전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지적하였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한 대안제시형의 질의를 많이 하였다.

 원정은 의원은 많은 사전조사로 질의가 구체적이었고,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결과에 대해서도 꼼꼼히 확인하며 타지역의 모범사례 등을 제시하고 적용토록 하였다.

우지영 의원은 지역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질의 내용과 지적사항이 구체적이었다.

 반면 나머지 4명의 의원은 지엽적이거나 단순질의 수준을 넘지 못하였고 자리 이석도 많았다. 그 중 한 의원은 행감내내 오전, 오후 첫 타임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시간 이석하며 동료의원이 이미 질의한 내용을 반복 질문하는 등 불성실함을 보였다.

 

피감기관 태도(질의에 대한 답변)

 피감기관들의 도시운영 철학, 행정수행능력, 지적사항에 대한 수행결과, 지역민들과의 소통능력 등을 중심으로 지켜보았다. 행정감사에 임하는 피감기관의 태도는 대체로 방어적인 회피성 답변이 많았고, 의원들의 대안제시에 시정하겠다고 하면 그만인 구태가 여전했다.

 한편 시민을 대신해 질의하는 의원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국장도 있어 감사가 일시 중지되기도 하였다. 의원들의 지적사항이 행정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 진정성이 안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주민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사업을 계획하고 시행하는 일방통행 행정을 문제로 꼬집었다.

 

소신없는 도시정책

 한선재의원이 도시성장을 위해 부천시의 적정인구가 얼마정도면 적당한지를 도시국장에게 물었을 때 100만 명 정도라고 대답했다. 현재 인구밀도 2위, 녹지율 최저 도시로 지금도 숨막히는데 100만이라니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또다시 의원이 현재 부천시의 인구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고 가용용지 부족으로 인구 증가는 현실적이지 못하니 도시팽창으로 인한 여러 가지 도시문제를 발생시키는 것 보다 적정인구를 80만 정도로 규정해 놓고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부천시의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며 도시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할 도시국장의 철학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 수 없게 오락가락하는 것을 보고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선출직 시장의 운영철학에 따른 정책반영이 크겠지만 시민을 위해 복무하는 공무원으로서 소신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시민 의견 무시한 행정

 미세먼지 피해의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원정은 의원과 우지영의원이 측정 장소를 비롯해 형식상으로만 제공하는 미세먼지 대응책에 대해 실질적인 개선책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에 비해 공무원의 인식은 많이 부족해 보였다.

 도심의 열섬화 현상을 막고 친환경적인 생태하천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진행된 심곡천 복원사업이 공사편의주의로 흘러 40년 된 아름드리 가로수를 벌목해 자연그늘막을 없애고, 보도도 작은 풀조차 나지 않게 시멘트로 덮어버려 그곳을 오가는 시민들이 뜨거운 바닥 열기를 온몸으로 받고 있다.

 탄소흡수와 대기오염 흡착에 뛰어난 15미터 이상의 나무들을 베어 버리고 새로운 생태환경을 조성한다는 명목 하에 오랜 세월 걸려 만들어진 녹지환경을 파괴하는 어리석은 행정을 펼친 것이다. 애초 벌목에 대해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불통행정이 시민들의 통행불편과 건강권을 뺏어갔다.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계획부터 세우는 행정

 윤병국의원은 대장동을 비롯해 무분별한 개발계획으로 도심공동화가 가속되고 있고, 충분한 타당성 논의 없이 도시계획부터 먼저 바꿔놓고 나중에 검토하는 식의 일처리로 의도치 않게 투기가 조장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사업 시행에 앞서 공론화 자리를 거쳐 충분한 검토 후에 사업을 진행시켜 불필요한 예산낭비와 주민갈등을 빚지 않기를 바란다.

 

의원들도 모르게 슬쩍 처리하려는 행정

 윤병국의원은 창고형 대형마트 입점과 관련해 두 개의 트레이더스가 생길 뻔한 사실을 지적했다. 신세계 쪽은 영상단지에 사업계획서를 낼 시점에 옥길동에도 이마트 트레이더스 증축허가 신청을 했으며 그게 저항 없이 받아들여졌고 영상단지도 우선협상자 대상이 되어 선정이 됐었다. 비좁은 시에 같은 회사의 창고형 대형마트가 입점 될 뻔 한 것을 시장과 윗선에선 이미 알고 있었음이 답변 속에서 확인됐다. 입점에 대해 시의원들이 수차례 확인했을 때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집행부가 골치아픈 문제에 직면에 슬쩍 넘어가려 했었음을 짐작케 했다.

 그 밖에도 심곡천 사업비 증액에 대해 자세한 설명없이 자료로 갈음하겠다며 슬쩍 넘어가려는 행태, 절차를 무시한 선. 후가 바뀐 예산편성, 예산부족으로 방치된 장기미집행 사업 대안마련 미비 등 투명하지 못한 행정의 문제점들이 많이 지적되었다.

 

주민 생존권 문제 가혹하게 대응하려는 행정

 위원장이 정회 후에 따로 질문한 것으로 답변이 속기록엔 남지 않았지만, 상동영상단지 불법매각에 대한 주민소송건에 대해 시는 대형로펌 변호사를 선임해 1원도 남김없이 비용을 받아내겠다고 말하였다. 이는 골목상권을 살리려는 주민들을 상대로 상생 대신 응징을 택하겠다는 뜻이다.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집행부를 보며 소통의 막막함과 민.관협치의 갈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행감방청이 비록 일부 위원회(도시교통 위원회)만으로 국한되어 전체적인 부천시 정책에 대해 평가 할 수는 없었지만 부천시의 전반적인 도시정책을 볼 수 있었다. 지방자치는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야 발전하며 지자체장 선출도 의미가 있다. 따라서 지자체 발전에 관심있는 다수의 주민의견에 귀 기울이고 수렴하길 바란다.

 국민주권시대에 시민을 대표해 지역을 이끌어 가는 대리자와 집행기관들이 갖춰야 할 중요 덕목은 구성원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라 생각한다. 공감능력이 있어야 변화되고 주민과의 상생이 이루어지며 시민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공공사업의 최종목표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그 이익이 시민을 향해 있기를 바란다.

 지난겨울 국민들이 주권을 발휘해 낡은 정치를 바꿔냈듯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지역주민들이 시 행정에 상시적으로 관심을 갖고 문제가 생겼을 때 시민의 대리자인 시의회와 함께 대응하는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부천시민연합 도시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방청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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