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지역활동과 우리의 고민

 따복청년, 마을에서 길을 찾다

우리의 지역활동과 우리의 고민

 

 

 

한여름 무더위를 밀어내는 소나기처럼

 사단법인 마을과사회적경제는 수탁운영기관인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센터장 권운혁)와 함께 「2017 경기도 따복청년 포럼」을 지난 7월 8일에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비즈니스센터 5층 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따복청년 포럼은 경기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충과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2017 경기도 따복청년 공동체 지원사업’에 참여한 31개 시‧군의 청년단체와 도내 청년관련기관 담당자는 물론 자발적으로 참석한 각 지역청년 등 100여명이 열띤 분위기를 만들었다.

 포럼은 올해 따복청년 지원사업에 선정된 의정부 청년단체 ‘빅브라더’ 음악하는 청년들 ‘가능동’ 밴드의 활기찬 무대로 시작되었다. ‘라라라’ ‘붉은노을’ ‘걱정말아요 그대’ 등을 바이올린, 드럼, 기타 연주로 편곡한 노래를 불러 어색했던 분위기를 신나게 바꿔주었다. 세션 1과 2사이에도 청년단체 ‘세움지기’의 버스킹 공연이 이어졌다.

 

 

누군가는 말을 해야 한다

 마을과사회적경제 정광섭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행사를 통해 정책제안을 할 수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주셨으면 한다. 또 21세기 통합의 시대에서 경기 청년이 지식 대통합을 통해 지식사회를 선도해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정대표는 “마을과 사회적경제라는 틈새에서 벗어나 이 영역의 좌우를 아우르는 독립된 철학적 사조 위에 유무형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사업이나 활동과 연계시켜 나가는 역량이 경기청년에게 있다”고 했다.

 이재준 위원장(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은 “버스에 빈자리가 있어도 백인만이 앉을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청년문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말을 해야 한다”며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일어나야 할 일은 일어날 것이며, 우리는 언제나 이길 것이다”라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로 축사를 가름했다. 따복공동체지원과 인치권 과장은 “지역만의 포럼이 아닌 전국적인 포럼이 되었으면 한다”며, “여러분이 희망이다.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정책개발에 힘쓰겠다”고 했다.

 

우리가 해 보겠다

 세션1은 ‘2017 경기도 따복청년 지원사업 선정 공동체 사업발표’로 ▲평택지역 청년 버스킹문화 활성화 정책(세움지기 김선호 대표)과 ▲청년 노동인권 존중 확산을 위한 정책연구 발표(한국청년노동인권연구소 전별 소장)가 있었다.

 평택지역 청년 버스킹문화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김선호 대표는 “서울중심, 홍대중심의 버스킹 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수도권 중소도시 음악전공 청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버스킹이 청년만의 문화는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버스킹 팀들이 청년들이기에 이 또한 청년문제가 아닌가 생각했다. 평택에서 버스킹은 활성화되지 않는다. 그래서 버스킹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슈퍼스타 K의 등장과 흥행, 실용음악학원 급증과 대학 실용음악과 개설 등 많은 뮤지션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전국 버스킹 공연의 80%이상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므로 수도권 중소도시 음악전공 청년에 대한 최소한의 꿈의 무대 버스킹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표는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의 연구방법으로 지역을 분석하고, 전국 버스킹 투어 등 5개월간의 활동을 통한 버스킹문화 활성화 정책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기대효과로 ‘정책 연구를 통한 인적 인프라 형성’, ‘지역 버스커 기대감 상승’, ‘평택시의 적극적인 지원 기대’, ‘지역상권 상가들의 기대감 증가’ 등을 들었다.

 

 두 번째로 사업발표를 한 한국인권정책연구소 전별 소장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970년대 10.63%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되어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3%대의 낮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와 같은 저성장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 각 기업에서는 고용 및 해고의 부담을 줄이고자 비정규직의 고용 비율을 늘리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세대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거주하는 경기도의 그 많은 청년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경기도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마주하는 노동 현실은 어떠한가. 청년들은 열정페이, 장시간 근로, 직장 내 괴롭힘 등 열악한 근로조건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우린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열악한 지위에 있는 청년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청년노동인권 존중문화를 확산하고, 사용자, 기업들도 청년노동인권 존중을 위해 실질적으로 지켜야 하는 법률 등에 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했다”며, 전 소장은 “경기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와 고용노동부 및 국가인권위원회 신고사례 분석을 통해 청년 실태를 조사한다. 이러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사례군을 구성하고 청년들에게 필요한 법령을 정리한다. 청년과 사용자가 모두 알아야 하는 노동법과 열정페이, 장시간 근로, 유급휴일 등에 관한 사례 등을 수록한 ‘청년 노동인권서’를 제작한다”는 것이다.

 

 

우수사례 이면에 존재하는 고민들

 세션2, ‘우리가 생각하는 지역활동’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는 ▲시흥시의 청년기본조례 발의부터 현재까지(시흥시 조은주 기획평가담당관), ▲고양시 청년공동체 리드미의 지역활동(청년공동체 리드미 윤상근 대외협력팀장), ▲경기청년네트워크의 발족부터 현재까지(경기도청년네트워크 임재현 대표), ▲서울시 청년수당과 지역활동(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하준태 기획실장)에 대한 발제 후 토론이 이어졌다.

 조은주 담당관은 “경기도가 청년정책의 큰 흐름을 끌고 가되 지역에 맞춰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상근 팀장은 “청년활동에 있어서 인적 네트워크는 소중하다. 여러 사람과 오래 함께 하기 위해서 서로의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재현 대표는 청년정책이 사회적 이슈이지만 언제까지 청년정책에 집중되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시기이자 기회인 지금 부천에 청년조례가 지정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 했다. 하준태 실장은 청년 문제가 청년문제가 아닌 사회전체의 문제가 된 만큼 국가적으로 추진되는 청년정책 속에서 지자체의 새로운 역할 모색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자신을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성남시청의 한 청년은 “이런 자리에 항상 보는 사람만 보인다. 정말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청년들은 어딘가에서 일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것 없이 활동사례 공유만 하고 있다. 진정성 있는 활동가를 키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조례 만들고 사례 공유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소통광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미나가 정책제안보다 사례발표중심으로 가는데 있어서 아쉬움과 다음에는 정책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었으면 좋겠다’는 제언과 함께 ‘새로 청년활동을 시작하려는 청년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자치단체장이 청년 정책에 소극적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청년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보겠다

 청년공간의 필요성을 제기한 부천시 인구청년정책팀 정미연 팀장의 질문에 이재준 위원장은 “우선 경기도일자리재단에 자리를 알아보겠다”, “접근성과 활용성 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는 철도청의 역사와 주변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며, “부천시가 함께 고민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인치권 과장도 “업무를 맡은 지 이제 4개월이 되었다”며 “밤낮으로 고민하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개발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포럼을 주관한 사단법인 마을과사회적경제는 “이번 포럼은 경기도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청년들과 모임, 조직을 꾸준히 확인하고 발굴해 나가는 마중물이 될 것이며, 경기청년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차별화된 플랫폼 구축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늘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과 인치권 과장과 사단법인 마을과사회적경제 임민아 이사

 

 한편, 이날 포럼은 부천에서 ‘마을콕’ 대표로 활동하는 임민아(사단법인 마을과사회적경제 이사)씨가 사회를 봤다. 또한 마을미디어 ‘행복ON마을방송’이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방송을 하는 등 부천지역 마을활동가들이 따복지원센터 직원들을 도와 호스트의 역할을 했다.

 포럼에 참석한 정연우(어디갈고양 아나운서)씨는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청년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며 “섬세한 방안을 모색해보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글·사진 |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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