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시민대토론회를 열자

 
 
 
1. 미세먼지의 습격, 또 온다
  극심한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던 날들이 불과 한 달도 안 지났는데 요즘은 미세먼지라는 말이 쏙 들어간 것 같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화력발전소 가동 일시중단 등 조치들이 효과를 본 것인지는 몰라도 확실히 살 만하다. 하늘도 파래지고 숨쉬기도 한결 좋다. 아마도 당분간은 괜찮을 것이고 시민들도 관심을 덜 가질 것이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것처럼 11월 정도 되면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이다. 미세먼지는 사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벌써 20년도 넘게 문제가 되어 왔으며 2012년까지 감소추세에 있다가 최근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서고 있다. 또한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시는 지난 5월 27일 시민대토론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향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사실 미세먼지는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이다. 중국의 영향도 상당하고(미세먼지의 30%~40%) 발생원인을 잡기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에너지정책, 자동차산업 정책 등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은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2. 부천시 미세먼지 실태 및 대책
  내가 살고 있는 부천시는 미세먼지에 대한 어떠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지 궁금해서 부천시 ‘시장에게바란다’에 질의를 하였다. 질문을 잘못하였는지 원하는 답변이 안와 3번 질의를 하였고 현재 마지막 3번째 답변도 마음에 안 들어 4번째 질의를 한 상황이다. 뭔가 매우 불편하고 마지못해 답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번에 걸쳐 20일 넘게 걸려 받은 답변 속에서 몇 가지 얻은 지식이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1) 부천의 미세먼지 실태
  부천시에는 5개의 미세먼지 측정소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내동측정소(신흥동 주민센터 옥상), 소사본동 측정소(소사어울마당 소향관 옥상), 중2동 측정소(책마루도서관 옥상), 오정동 측정소(오정아트홀 옥상), 계남공원 측정소(도로변). 측정소별로 미세먼지 측정값에 차이가 나는데 특히 계남공원 측정소의 측정값이 더 높게 나오는데 이는 교통량이 많은 곳에서 측정하였고 상대적으로 측정기기가 낮은 곳에 위치해서가 아닐 까 추측해 본다. 2017년 2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120일간 계남공원사거리 측정소에서 측정된 결과는 아래 표1)과 같다.

예보구간(등급)

 
횟수
%
좋음(0~30)
1일
1%
보통(31~80)
69일
58%
나쁨(81~150)
44일
37%
매우나쁨(151 이상)
6일
5%

 

 
  총 120일중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 등급이었던 적은 단 1일이고, 나쁨 이상은 42%, 120일 평균값은 82.575(㎛/㎥,일)로 나쁨에 해당한다. 미세먼지에 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치는 PM10의 경우 50(㎛/㎥,일)인데 이것을 기준으로 하면 120일 중 단지 16일만 기준치 이하에 해당한다. 미세먼지가 1급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시민들에게 어떠한 건강상의 위해를 가하는지 모르는 일이다. 경각심을 가지고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리는 노력하지 않고는 더 이상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2) 부천시 미세먼지 대책
 
  그림1)은 부천시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 내용인데 ‘정확한 미세먼지 진단과 알림’ 11%, ‘자동차 미세먼지 집중관리’ 84%, ‘사업장 미세먼지 저감’ 5%로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미세먼지 대책은 크게 ‘예방’과 ‘대처’로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을 파악하고 줄여나가는 정책이 예방이고, 미세먼지의 위험에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대처이다. 부천시 예산을 예방과 대처로 나눠보면 표2)와 같다.

구분

 
예방
대처
정확한 미세먼지 진단과 알림
 
11%
자동차 미세먼지 집중관리
84%
 
사업장 미세먼지 저감
5%
 
합계
89%
11%

 

  예방과 대처 모두가 중요하지만 미세먼지는 광역적 차원의 대기환경을 다룬다는 점에서 권한과 예산이 부족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효과적인 예방책을 강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미세먼지의 위험을 사전에 빨리 파악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광역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물론 관내 미세먼지 발생원을 파악하고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해 나가는 것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부천시의 미세먼지 대책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예방 쪽 예산이 91%로 대처 쪽 예산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고 특히 공해제로 전기차 보급사업(1,425,000천원)과 같은 경우 실제 들어가는 예산에 비해 실효성이 매우 의심된다.
 
  ‘시장에게바란다’의 답변에 의하면 2017년 6월 21일 현재 미세먼지 주의보 11회, 경보 1회가 발령되었다고 하고 발령시 환경전광판(6개소), 버스정보안내판(569개소), 부천시SNS(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하여 발령상황 및 주민행동요령을 알렸다고 한다. 부천시에서 자주 보내는 시정브리핑 문자를 보내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텐데 왜 문자는 보내지 않고 전달력이 떨어지는 방식을 취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아래 부천시 자료에 의하면 분명히 문자발송을 하겠다고 되어있다. 실제로는 문자 발송을 하였는데 답변이 누락되었는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부천시로부터 미세먼지 관련 문자를 받은 기억이 없다.
 
  또한 미세먼지와 같은 재난상황 발생 시 집단시설이나 취약계층(노인,어린이,장애인 등)에 대한 피해방지 대책이 중요한데 그림2)와 그림3)에는 대처방안이 나와 있다. 그런데 실제 부천시에서 올해 미세먼지 주의보(11회)와 경보(1회) 발령시 조치를 취했는지 의문이다. 일단 ‘시장에게바란다’의 답변에는 조치하였다는 내용이 없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부천시의 미세먼지관련 대책 내용과 조치 상황을 보면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해 보인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올해 하반기가 되면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 것이다. 사전에 대응체계를 점검하여 대비해야 할 것이며 내년에는 보다 철저한 미세먼지 대응이 가능하도록 사업계획 수립 및 예산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3. 시민들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자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일은 부천시가 가장 우선해서 해야 될 책무이다. 그런데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이라는 것이 행정력만 가지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인 부천시가 가용할 수 있는 권한과 예산이라는 것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또한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 사실 시민들의 에너지소비, 자동차문화 등의 생활양식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의 의식전환과 시민참여가 없이는 해결되기 어려운 과제이다. 부천시는 미세먼지 대책을 성급히 내놓기 전에 시민들과 충분히 토론해야 하고 시민들과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리고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올해 가을 부천시에서 미세먼지 시민대토론회가 열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글 | 박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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