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동에 사는 것이 죄인가 보다”

 

 

  오정동은 참 여러 시설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려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한다. 어딘가에는 있어야 하는 시설이기에 ‘혐오시설’이라는 표현을 자제해 왔다. 지역이기주의로 몰리고 싶지도 않아 애써 문제를 외면해 왔었다. 시의원들이 있고 지역의 도의원 국회의원들이 주민을, 시민을, 국민을 위해서 머슴 노릇한다면서 나서고 있으니 잘하리라 믿으며......

 

  지난해 6월 동네 선배들이 광역소각장이 생기게 됐다며 나서서 해결해 달라고 전화가 빗발쳤다. 심지어 집에 까지 찾아오는 아줌마들도 함께 나서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지난번 지방선거에 예비후보로 나왔던 터라 동네일에 나서는 것을 정치적으로 보려 해서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사양했지만 동네 선배들과 아줌마들은 자기들이 그리 보지 않는다며 부당한 일 해결 하는데 함께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다급하게 소각장증설 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부천시의회 방청도 가고 시위도 하면서 목소리를 높혔다. 소관 행정복지위원회와 예결위원회에서 부결 되면 되는 줄 알았더니 본회의에 또 상정되었고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부천시장은 광역소각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지 상태에서 소각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더니 은근슬쩍 꼼수를 써서 용역비를 통과 시키더니 용역 설명회도 슬그머니 진행하려는 이상한 부천시의 행정으로 오정동 주민들은 아직 매우 불편한 상태이다.

 

  이 와중에 한국전력공사의 ‘부천지역 공급시설 설치공사 주민설명회 개최 안내’라는 현수막과 전단지를 보았다. 정말 무심하게 6월13일 노동복지회관에서 오후 7시에 개최된 설명회에 참석 했다.

  ‘(사)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에서 나와서 밀양 송전선 이야기 등을 하며 소통을 해야 한다며 전자파가 아무런 해가 없다면서 안심시키려 했다. 이런 저런 질문과 함께 공사하면서 제일 불편할 오정동 휴먼시아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다시 개최해 줄 것과 현재 전기시설이 지나가는 지역에 대한 전자파 수치를 측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왔다.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설명회 내용을 물었다. 들은 대로 설명하니 한국전력공사에서 전기 공급시설을 지중화 하는 것은 하기는 해야 하지만 공사 방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공사 방식에 대한 구체적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하였다.

  6월 28일 원종1동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공사 방식에 문제가 있으니 공사 방식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니 한국전력공사 측의 답변이‘여기 온 몇 사람이 공사 방식을 바꾸라고 한다고 바꾸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문제를 제기 하는 민원인들을 윽박지르는 듯 하였다. 설명회를 형식적으로 하고 시민단체를 내세워 무언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설명회에 참여 하지 않아 민원이 없다는 듯 대충 넘어 가려하고, 오히려 문제제기를 하는 것을 비난하는 듯 표현을 하였다. 2번의 설명회를 통해 공사 허가가 난 것이 아니고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허가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심을 품고 좀 더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최갑철 의원과 원정은 의원에게 통화를 시도 했다. 최갑철 의원으로부터 지역구 의원임에도 공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설명회 자료를 보내 주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좀 더 알아야 할 것 같아 윤병국 의원에게 연락하니 2015년 중상동 지역의 전력구 공사에 관한 민원 사항을 알게 되었고 윤의원의 블러그를 통해 전자파의 위험에 대해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잘 알지 못한다고 해서 대학교수들을 내세워 대충 얼렁뚱땅 넘어 가려는 속셈을 어떻게 해서든 저지해야 한다는 생각 이었다. 혼자만 알고 그냥 넘길 일이 아닌 큰일이었다.

  7월1일 휴먼시아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에 많은 주민이 모여 문제제기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마음만 바빴다.

  7월1일 설명회에 참여 할 수 없는 상황에 최갑철 의원과 입주자대표 회장에게 내용을 알리고 많은 주민을 참여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정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소각장 저지에 함께 해 오신 분을 만났다. 딸이 내용을 자세히 알고 싶다고 했다. 너무나 반가웠다.

  이 작은 계기로 젊은 엄마들이 나서서‘부천지역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공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동네의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온갖 혐오 시설이 오정동에 있다. 계양구와 부평구의 분뇨와 하수를 처리해서 냄새에 시달린다. 소각장이 2개나 있어 공기가 오염 되고 살기 힘든데 거기에 또 지금 보다 2배의 소각장을 만들어 부천시의 쓰레기로도 모자라 강서구 쓰레기를 모두 갔다가 태운단다.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시의회에 보고한 자료는 거짓이었다. 오정동 주민은 아무 말 못하고 당하라고 우리 지역 원혜영 국회의원님은 모르쇠로 일관 하고 계신다. 그 밑에 시의원 나리는 주민을 담보로 광역 소각장을 유치하는 것이 시의 재정을 아끼는 일이란다. 목동의 양천소각장 보다 절반 값에 강서구 쓰레기를 처리해 주겠다고 하니 강서구의원들은 구 재정에 도움 되고 쓰레기 문제를 해결한다며 좋아 한다. 오정동 주민 부천시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를 일이다.

  뽑아 달라고 할 때는 주민의 머슴이지만 당선만 되면 상전이 되어 버린다. 그런 의원들에게 지역구 문제를 해결하라고 문자도 보내고 전화하고 아마 20년간 국회의원 하시면서 이번처럼 항의 문자 많이 받은 것이 처음 일 것이다. 그래도 슬픈 건 우리나라 299명 국회의원 중에서 원혜영 의원은 좋은 국회의원에 속한다는 것이 더 슬프다. 점잖은 분이셔서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몇 번하여 중앙언론에 오르내리면 금방 지역구 일에 신경 쓰실 텐데, 온갖 혐오 시설을 다 집약 시키고 신경 쓰지 않아도 또 당선 된다고 무시해 버리시니 이번엔 지역구 신경 쓰시라고 해 봐야 할 것 같다. 민원이 없다는 이유로 오정동민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한다.

  그동안 오정동 주민들은 알아서 잘 해 주겠지, 기다리면 우리도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어 주겠지, 하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동사무소도 빼앗겨서 민원서류 한 장 떼려면 산 넘고 물 건너 멀리멀리 가야 하는데 이젠 17만4천 볼트의 고압선을 고작 1.2m 파고 묻는단다.

  전자파에 어린아이들을 노출 시켜 발암물질의 위협에 빠트려 아이들의 미래마저도 빼앗아 가려 한다. 학교 담장 옆 도로에 묻으려 하면서도 너무나도 당당하다. 고작 공사비 절감 운운 하며 학교 주변 200m 안에 송·변전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공사를 해치우려 한다. 법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일 터인데 당연히 지금부터라도 공사를 해서도 안 되는 일이고 기왕에 진행된 시설도 이전하거나 다른 안전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오정동 사람들이 잔뜩 화가 났다. 더 이상 이런 무시를 당하며 살 수는 없다며 행동에 나선 것이다. 오정동에 사는 것이 죄가 아님을 세상에 널리 알린다!

 

 

글 | 장경화(오정미래발전마을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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