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의 끄적끄적 1

오드리의 끄적끄적 1 

거시기허네

 

  2003년 흥행작 ‘황산벌’에 명장면이 있다. 백제 계백장군이 참모들에게 작전지시를 하는 장면이다.

  “여그 황산벌전투에서 우리 전략은 한마디로 거시기헐때꺼정 거시기해불자. 바로 요거여. 알것제?” 일사불란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참모들.

  한편, 이를 숨어 엿듣던 김유신 장군은 당황한 표정으로 부하들에게 명령한다. “니들 다 들엇제? 거시기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할 때까지 총공격은 몬한다카이.” 김유신장군은 거시기를 작전상 중요한 암호로 오해한 것이다. 계백장군의 거시기는 승리할 때까지 싸우자는 말이었다.

  세상 살다보면 거시기할 때가 많다. 보고 느끼는 관점에 따라 그 거시기도 또한 거시기허다. 각자가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름 속에서 소통해야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거시기로 쉽게 통할 수는 없다. 마음하나 믿고, 진실하나 믿고, 거시기하다보면 낭패다. 내 부모형제도, 남편, 자녀도 매번 거시기가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 거시기 이상의 노력으로 모든 관계는 만들어진다는 거. 참, 거시기허네요.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