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없는 시민사회

 

  시민은 국가의 주인이다. 그런데 권력에 지배받은 것에 학습되어진 대다수의 시민들은 시민이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거나 주인됨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주인이라거나 주체의식을 갖고 있지 못한 듯하다. 최근 촛불과 광장외침을 통해 대통령을 바꾸어 낸 경험이 우리 속에 있긴 하지만 지역으로 내려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임에 봉착하고 만다.

  시민은 국가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주체이고 주인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시정부가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는 작고 모래알 같다. 권력중심사회로 굳어진 우리사회에 시민은 동원의 대상이거나 거수기로 이용되거나 줄서기에 활용당하는 시민이 대 부분이다. 물론 깨어 있는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소수 있지만 말이다.

  “정치는 정치가가 하겠지, 행정은 시장과 공무원이 하는 거야, 시민운동 내가 안해도 누군가 하겠지”왜 시민들은 사회참여에 이 토록 무관심한 것일까? 필자가 여러 가지 부천시의 위원회 활동과 봉사단체 활동, 그리고 자치회와 복지협의체 활동경험 가운데 만난 많은 시민들은 권한이 없어서 활동에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민참여활동에 지치고 의욕이 저하 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어떤 단체나 위원회에 들어갈 때 정말 시민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해 보리라 하고 단단히 마음먹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굿거버넌스(좋은 협치)에 실패하고 변하지 않는 권력중심, 행정편의의 관행 때문에 시민참여의 열정이 식어지고 이제는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있거나 그만두거나 또는 공무원들과의 상관된 관계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됨과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시민력 증대가 우선이다. 이제 시민이 학습되어야 하고 훈련되어야 한다. 단순히 권력에 부조리와 권력자의 그릇된 욕심에 저항하는 차원이 아니라, 다원화된 시민들의 생각을 공론화하고 서로의 다른 생각들을 지역사회라고 하는 큰 틀에서 융합하는 기술과 역량들을 지녀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한국의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시민없는 시민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천시민들의 현 권력에 대한 감시와 그릇됨에 대한 저항은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시의회도 시정부를 견제하라고 만들어 졌지만 그들만의 리그로 이끌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여당이고 다수당인 부천의 경우 그 치우침이 심하다.

  그것이 시민참여센터(CPC)가 필요한 이유이다. 모래알 같은 시민들이 모여 학습하고 역량을 확대해서 시민됨이 준비된 시민들 중심으로 시민참여를 확대시키고 시민력을 강화해서 진정으로 시민이 주인이 되고 시장이 되는 부천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 | 김병선(시민참여센터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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