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2부동산 안정화 대책, 어떻게 볼 것인가
 
 
 
11.3대책, 6.19대책에도 불구하고 불붙은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서 8.2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지난 두 번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약발이 들지 않자 정부에서는 더 강력한 수요억제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주요내용은 규제지역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의 3가지)에서 양도세 중과세와 비과세요건강화(거주2년 신설) LTV, DTI비율 10%강화와 중도금 대출보증 세대당1건으로 강화되었다.
 
부천 등 규제지역이 아닌 곳도 분양권 중도금 대출이 세대당 2건으로 강화되었다. 그리고 규제지역은 매년 10조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서 제외되므로 비규제지역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가능성이 있다.
이번 8.2부동산 대책은 전체적으로 수요억제책인데, 공급대책으로는 임대주택 13만호 공급(이전정권 공급물량 연평균 9.1만호~10.8만호)하겠다는 것 외에 택지개발을 통한 분양주택의 공급계획은 없다. 빚더미 LH공사가 이전정권보다 20~40%가량을 늘려서 공급하겠다고 한다. 각종 복지공약의 이행을 위한 예산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주택공급이 충분하고 단지 투기적 수요만 억제하면 주택가격을
잡겠다는 논리인데, 주택공급이 충분하다는 가정이 현실성이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주택보급률이 아닌 인구 1000명당 주택수로 주택의 수급관리를 하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주택보급률로 관리하고 있다. 인구1000명당 주택수로 보면 한국은 383호(2015년)로 완전공급인 440호에는 아직 미달이라고 본다.
 
 2017년 서울 주택보급률이 약 97.8%로 수치상으로 보면 더 이상 주택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가구 43만가구(2015년)가 통계에 빠져있어서 이를 포함할 경우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94%정도로 떨어진다. 또한 주민등록상 분가를 하지 않은 실질적인 1인가구들도 가구수에서 빠져 있다. 물론 1인 가구를 위한 오피스텔, 원룸이 공급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1인 가구에 비하면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주택 수는 약 1900만호이다. 그 중 약 980 만호가 아파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아파트를 선호한다. 그 중에서도 새 아파트를 선호한다. 새 아파트는 평면구조도 좋고 단지구성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 새 아파트의 기준을 넓게 봐서2001년 이후 입주아파트로 본다고 하면 약450만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새 아파트의 기준을 충족하는 주택은 총 가구수 1900만호 중에서 450만호로 1/4에도 못 미친다. 우리나라 주택 4채중1채만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형태라는 것이다.
 
글로벌경제가 저성장국면에 들어서서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의 시기는 끝나 당분간 저금리기조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저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1300조원에 달하는 시중의 유동자금은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을 하지 않는 이상, 현재 같은 재개발(순증가 없음), 재건축으로 신규공급(순증가는 20%내외) 되는 아파트의 양은 많지 않다. 해마다 약30만 쌍이 결혼을 하고 있다. 멸실되는 주택을 감안해서 매년 40~45만 가구의 신규공급이 필요하다. 이번 8.2 대책의 안이한 공급대책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4월13일 통계청이 발표한 중장기 주택수요에 따르면 2043년까지는 가구수가 계속 늘어난다고 한다.
 
지방의 주택이 싸다고 서울, 수도권을 떠나서 지방에 가기도 어렵다. 또한 주택시장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고 하지만 대다수가 선호하는 새 아파트는 25%도 안된다. 새 아파트가 절대 부족한데 공급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수요공급의 원리에 의해서 수요량의 증가는 자연적으로 가격의 상승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내년 최저임금이 대폭 상승하면 물가가 많이 오를 것이 예상된다. 가용토지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는 매년 땅값이 오른다. 물가가 오르면 건축비도 오른다. 2043년까지 주택을 계속 공급해야 된다. 땅값과 건축비로 구성된 주택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를 참여정부의 연장으로 보고 있는 부동산 투자자들은 참여정부의 학습효과가 있는지 지금 당장 팔지 않고 몇 년만 버티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가 대 임대의 비율은 약 55:45이다. 공공이 소유한 주택은 116만호이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임대주택을 민간이 책임져왔다. 현재 주택임대사업자 비율은 10%이내(907만호중 77만호)로 90%이상(약700만호)이 주택임대사업자를 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강제로 주택임대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을 부과한다면 현재의 주택시장처럼 공급자위주 시장에서 부담은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당분간은 민간의 임대주택공급에 대하여 적대시하지 말고 양성화해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주택임대사업자를 내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준조세 성격의 의료보험제도, 국민연금제도를 우선적으로 손을 봐야 할 것이다.
 
글 | 김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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