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마지막 날은 둘째 딸과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1980년 5월, 나는 전라남도 시골의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광주에서 출퇴근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셨는데 모든 교통수단이 통제되어 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영문도 잘 모르고 자습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죄 없는, 아무것도 모르던 시민을, 민주화를 외치던 청춘을 꽃피워보지 못한 청년을, 그토록 무참하게 희생해야만 했을까? 이 영화는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 왜 광주에서, 그런 엄청난 일이 벌어졌는지 도입부분에서 다루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현상을 중심으로 한 단편적 묘사만으로도 당시 잔혹함과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충분히 전달하고는 있지만 역사의 진실을 보다 더 리얼하게, 군부독재와 군공권력의 주동자는 누구이며 당시 어떤 정치적 상황이 그 엄청난 광주시민의 처참한 희생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스토리 전개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서울택시운전사와 광주택시운전사의 의리에 진한 감동을 받고 집에 오는 부천택시를 탔다. 그런데 택시 기사님의 말씀이 어이가 없다. “그때 당시의 중앙일보 아는 기자를 운운하며 영화에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총격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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