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 버스킹 그래도 버스킹

 

 
 

  송내역에서 공연을 시작 한지도 벌써 5~6년은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소풍 4층에서 모금공연을 시작하다가 몇 개월 만에 송내북부역 광장으로 옮겨 1년 조금 넘게 했다. 그러다가 송내북부역 광장공사로 인해 남부역으로 넘어 왔다. 그렇게 길에다 천막만 치고 2년 정도 모금공연을 진행하다가 4~5년 전에 지금의 공연장을 갖게 되었다.

  버스킹을 하기 위해서는 장비를 함께 이동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그게 가장 큰 문제인데 자주 옮기다 보니 장비가 금방 망가진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공연을 할 때는 장비 수리비용과 교체비용으로 많게는 일 년에 500만원까지 들어 갈 때도 있었다. 또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공연도 힘들고 장비도 비로 인해 망가질 수도 있고 해서 안정적인 공연을 위한 장소는 절실하였다.

  그렇게 지금의 공연장에 자리를 잡고 매주 일요일마다 공연을 진행한지 벌써 4~5년 정도 된 것 같다. 이제는 고정 팬도 생기고 매주 나와서 함께 응원도 해 주고 즐기다 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어느덧 인천이나 부천 근방에서는 향기네 공연단의 인지도도 많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곳도 많지 않고 또한 공연에 참여 하는 가수의 실력 또한 대단하기 때문이다.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퀄리티있는 공연을 자존심 지켜가며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나 그냥 동네 노래방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그 정도의 실력이라면 과연 누가 가던 길을 멈추고 공연을 봐 줄 시민들이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아무나 올라가서 부르는 그런 무대라면 지나다니는 시민들에게도 소리공해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는 내가 논할 거리도 아니고 그럴 만큼 실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적어도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잡을 정도의 실력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이렇게 오랫동안 진행해 오던 공연장에 잠깐 위기가 찾아온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송내역 앞에 푸르지오 아파트가 들어오고 새로 입주가 시작되면 민원이 들어 올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아침부터 심곡동사무소에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에 민원이 들어 왔다고 연락이 와서 지난 공연 때는 소리도 많이 줄여 보통 80데시벨 이상으로 하던 공연을 70~80데시벨로 줄여서 공연을 진행하였는데 이번에 또 민원이 들어 왔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이번 주에는 그나마 더 줄여야 할 것 같다. 70데시벨 이하면 그냥 장비 없이 큰소리로 노래 부르는 수준이 될라나? 아무튼 이래저래 힘든 나날들이다. 무게감은 더 늘어나고... 점점 의욕과 기운은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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