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YWCA, ‘돌봄과 살림’협동조합 김숙환 이사장

 산모돌보미, 가사돌보미는 전문가다

부천YWCA, ‘돌봄과 살림’협동조합 김숙환 이사장

 

 

 

◆ 정성을 다하는 산모돌보미

부천YWCA에 ‘돌봄과살림협동조합’이 있다. ‘돌봄’은 산모하고 아기를 돌보는 일이다. ‘살림’은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집 정리, 청소하기, 반찬 만들기 등을 비롯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가사돌보미, 살림돌보미다. 김숙환 협동조합 이사장은 산모돌보미로 일하고 있다.

“현재 신생아 출산율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전문가여서 일손이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부천의 산모들은 대부분 산후조리원에서 2주나 3주 정도 보냅니다. 그렇게 집에 오면 산모돌보미에게 가정일을 맡기게 됩니다.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온 아기는 제법 컸다고 잠을 안 잡니다. 손에서만 놀려고 해요. 그런 것을 다 캐어해야 합니다. 아기를 정성껏 돌보고 산모의 교육까지 진행합니다.”

아기를 낳은 산모는 산후 조리가 너무 중요하다. 산후조리를 잘못하면 평생 고생을 하게 되어 요즘에는 필수가 되었다. 겨울에는 산모 캐어하기가 괜찮지만 무더운 여름에는 아주 힘들다. 거기에다 요즘 산모들은 많이 먹지를 않는다. 살 찔까봐 다이어트까지 하기 때문이다.

산모돌보미는 산모를 위해 점심도 하고 저녁 반찬까지 만든다. 산모의 좌욕에서 족욕까지 해준다. 족욕을 하면서 부드럽게 발맛사지를 해준다. 그래야 몸의 부기가 잘 빠진다.

“저는 피부 마사지 숍을 일년 반정도 운영했습니다. 그래서 발마사지, 피부마사지, 얼굴마사지를 잘 합니다. 산모를 편안하게 눕혀놓고 등, 어깨 마사지까지 해줍니다. 이렇게 마사지를 하면 산모의 부기가 빨리 빠집니다.

산모를 캐어한 다음 아이에게 분유를 먹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성장이 빠릅니다. 예전만 해도 아이들이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고개를 빳빳하게 세웁니다. 눈도 마주 보고 싱글싱글 웃기도 합니다. 아이하고 대화가 되지요. 저희들은 아이들을 인격체로 대합니다. 아이를 보고 “응가 했구나”라고 말하고, “응아 닦아 줄게”라고 다정하게 말해줍니다. 그러면 아이가 금방 순응을 하지요. 저희들은 절대 물티슈를 쓰지 않습니다. 따뜻한 물로 엉덩이를 씻어줍니다.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면 아이는 좋아하지요.”

 

 

◆ 조합원을 먼저 생각하는 협동조합

산모돌보미는 산모의 젖을 짜주고 젖 마사지도 해준다. 돌보미로 일을 하는 동안에는 정확하게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을 한다. 하루 8시간 근무한다.

출근하자마자 아기의 상태부터 살펴본다. 기저귀를 보고 오줌이나 응가를 쌌다면 갈아준 뒤 세수를 시킨다. 그런 다음 산모의 밥을 챙겨준다. 산모가 밥을 다 먹으면 지저분해진 안방을 치운다. 산모가 못하는 것 다 한다. 산모에게 좌욕과 족욕을 시켜준다. 이때 발마사지는 기본이다. 이렇게 부지런하게 일을 한 다음 산모를 재운다.

이 시간에 아이도 잠시 잠들면 점심 준비를 한다. 산모에게 좋은 반찬도 손수 만들어서 차려준다. 점심을 먹은 다음 아이의 목욕을 시킨다. 오후에는 아이의 옷을 빨아서 철저하게 살균해서 널어놓는다. 산모가 먹을 수 있도록 저녁을 준비해놓고 퇴근한다.

“보통 2-4주 이렇게 일을 합니다. 하루 비용은 6만 8천원입니다. 협동조합을 하면서 미리 금액을 정해 놓았습니다. 일을 조금 더 했다고 해서 더 받지 않습니다. 저희들의 다른 곳에 비해 조금 저렴합니다. 보통은 소개 업체에서 이익을 챙기기 때문에 돌보미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듭니다.

저희들은 교육에 꼭 필요한 강사비용으로 쓰이는 조합비 2만원, 사무실 운영비 2만원만 내면 됩니다. 나머지는 산모돌보미에게 온전히 다 돌아갑니다.”

신규로 산모돌보미를 하려면 20-30일 정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신생아 마사지, 산모마사지, 반찬 만들기 등을 배워야 한다. 산모 가정에서 해야 할 실무도 배운다. 이렇게 교육이 끝나면 1주일 정도 저하고 함께 가서 직접 실습해 보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렇게 교육과 실습이 끝나면 현장에 투입이 된다. 물론 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을 해야 한다.

 

 

◆ 가사돌보미는 만능 엔터테인먼트

가사돌보미는 살림돌보미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식모, 파출부라고 했다. 전문적인 직업을 인정해주지 않고 그저 허드렛일이나 하는 사람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엄연하게 전문직이다.

가사돌보미가 각 가정으로 가서 청소도 해주고 빨래도 해준다. 반찬이 필요한 분에게는 반찬도 준비해 준다.

요즘에는 맞벌이 부부가 많다. 하루 일과를 거의 대부분 직장에서 보내기 때문에 집을 돌볼 여유가 없다. 그래서 가사돌보미를 의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희들은 가사돌보미도 교육을 받습니다. 직무교육이 필수적이지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강사를 초빙해서 교육을 받습니다. 가령 세제를 쓰는 것도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집집마다 쓰는 세제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될 수 있으면 친환경 세제를 쓰도록 교육을 받지요. 이렇게 받은 교육을 각 가정에 전달해서 친환경 제품을 쓰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날마다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가 되어서 이들 사용법을 배우는 교육도 중요합니다. 세탁기는 정밀하게 작동을 해야 합니다. 옷마다 세탁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다양한 세탁기를 쓰기 때문에 이들 세탁기에 대해서 이해를 완벽하게 해야 합니다. 여기에 주방정리, 각종 수납 정리도 배워야 합니다. 가사돌보미는 수납전문가입니다.”

 

 

◆ 가사돌보미는 살림 전문가

가사돌보미는 각 가정에 있는 제품을 쓴다. 최신형 냉장고를 설치해 놓았으면 이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제품들의 사용법을 철저하게 익혀야 한다. 그리고 완벽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저 서툴게 일했다가는 당장 항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꾸리지 전까지 3년 6개월이 넘는 세월 동안 각종 교육을 받았다. 지금은 조합원이 사장이자 전문가이다.

지금은 가사돌보미 일을 하면서도 한 달에 한 번씩 직능교육을 받고 있다. 직능교육이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제품들을 익히고 새로운 수납방법이나 다양한 기능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서툴게 일을 해 놓았다고 항의를 많이 받았다. 협동조합을 결성해서 일을 한 뒤로는 항의전화가 거의 없다. 완벽하게 일을 해 놓기 때문에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 전화가 많이 온다.

“저희 조합에서 가사돌보미는 48명입니다.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씩 일을 합니다.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두집을 방문합니다.

신규로 조합원이 되려면 절차는 간단합니다. 먼저 저희 사무실에 와서 부장하고 상담을 합니다. 가사돌보미가 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확인합니다. 그 다음 먼저 비디오를 통해서 가사돌보미가 무엇인지를 배워야 합니다. 그 다음 선배들의 사례를 차례차례 듣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오랜 세월 가사돌보미로 활동해온 선배들의 경험을 곧바로 습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곳에서 가사돌보미 일을 했다고 해도 선배들 사례를 들어야 합니다. 협동조합이라는 조직 속에서 일을 해야 하기에 그에 따른 교육이 필요한 거지요.

현재 가사돌보미를 찾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로서 교육을 받지 않은 분은 절대 쓸 수가 없어 일손이 딸릴 때가 있습니다.”

가사돌보미 들이 받는 보수는 가정 평수에 따라 달라진다. 평수별로 가격이 정해져 있다. 보통 냉장고 청소 같은 것은 기본적으로 해준다. 방이나 거실 청소도 기본이다. 한 가지 제약은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딱 4시간이다. 그러기에 집 주인이 특별하게 원하는 일을 집중적으로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다른 일은 조금 덜하기도 한다. 가사돌보미가 반찬을 만들어 줄 때도 있다. 집 주인이 식재료를 사다 놓으면 거기에 맞춰서 반찬을 만든다. 그럴 때면 집 청소는 할 시간이 줄어들기에 집 주인은 그것에 대한 이해를 해 주어야 한다.

“저희 가사돌보미는 전문적인 체계가 잡혀 있습니다. 어디다 내놓아도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희 가사돌보미에게도 애로점이 있습니다. 집 주인이 ‘내가 돈주고 쓰는 데 왜 이런 것은 안 해줘”라고 말할 때는 어렵습니다. 만약에 4시간 안에 수많은 택배 포장지 분리수거를 할 때가 있습니다. 이걸 4시간 안에 다 해야 합니다. 포장지 분리수거 하느라 방이나 거실 청소를 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집주인이 한, 두개 씩 가지고 나가면 좋을 것입니다. 산더미처럼 설거지 쌓아놓는 집도 있습니다. 이건 예의가 아닙니다. 그런 것만 제외하면 괜찮습니다.

반찬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가사돌보미를 원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반찬을 잘 만드는 분을 보내드립니다. 집 주인이 시장을 봐놔야 합니다. 그래야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가사돌보미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는 것은 안 됩니다.”

지금은 산모돌보미, 가사돌보미는 전문가로서 자부심도 갖고 있다. 전문가로 대우를 해주어야 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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