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한 우리 꽃, 한옥

 

 

 

편집자 주 | ‘쿡-잡아 꿈의 학교’는 부천시 관내 요리에 관심있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이다. 경기도교육청 지원사업인 꿈의 학교는 학교와 마을교육 공동체들이 연계하여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진로를 탐색하면서 학생들의 꿈이 실현되도록 도와주는 학교이다. ‘쿡-잡아 꿈의 학교’는 5월13일부터 11월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22회 과정으로 운영된다.

 

 

 

 한옥마을에 도착하니, 어젯밤 꿈속에서 본 초가을 코스모스 꽃밭이 눈앞에 가득히 드리워졌다. 끝없이 펼쳐진 가는 꽃줄기들이 한없이 흩날렸다. 숲과 어우러진 한옥은 아침 햇빛이 비추어 더욱 돋보였다. 우리나라 특유의 깔끔하고 정갈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흙빛 땅과 푸른 빛깔의 숲에 싱그럽게 뛰어들고 싶었다.

 

 한옥 안에 들어가니 이미 떡 만들 준비가 끝나 있었다. 깨끗하게 손을 씻고 소매를 걷어 붙였다. 먼저 선생님께 부드러운 떡과 발효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쌀 중에는 맵쌀과 찹쌀이 있어요. 많이 알려진 찹쌀로는 주로 떡을 만들고, 조금 생소한 맵쌀로는 밥을 지어요. 찹쌀로는 죽을 짓기도 하는데, 이는 속을 든든하게 해 줘요. 또한 발효 음식은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해 줘요."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밥과 떡을 먹었다. 그러나 오늘 쌀의 종류와 용도를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쌀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로운 발효음식의 종류를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선생님께서는 한가위 큰 명절, 추석에 관한 말씀도 해 주셨다.

 "우리는 추석이 되면 반달 모양의 송편을 먹죠? 그런데 중국에서는 동그란 보름달 모양의 월병을 먹어요. 우리는 왜 온전하지 못한 모양의 송편을 먹을까요? 보름달은 더 커지지 못하고 초승달로 저물어요. 하지만 반달은 더 나아갈 기회가 있죠. 우리나라는 반달 모양의 송편을 먹음으로써 더욱 크게 성장해 나갈 수 있어요."

 항상 송편이 반달 모양인 것이 궁금했는데, 더욱 나아간다는 의미를 지녔다니 정말 멋졌고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

 

 설명을 다 듣고 부드러운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 쌀가루에 설탕을 넣고 잘 섞어 준 다음, 틀에 넣고 모양을 잡아줬다. 가루가 자꾸 흘러 쏟아질까봐 조마조마 했지만 나름 괜찮은 모양이 나와 만족스러웠다. 떡을 찌는 동안 다채로운 떡 반죽으로 꽃을 만들었다. 파릇파릇한 잎사귀도 찍어내고, 아기자기 귀여운 꽃도 여러 개 만들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장식을 만들다 보니 어느 새 떡이 다 완성되었다. 정성스레 장식을 올리고 포장했다. 처음 떡 케이크를 만들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즐겁고 뿌듯했다. 또한 쌀에 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그 뒤 자유롭게 한옥 마을을 구경했다. 어린 시절 신나게 놀던 사방치기와 민속 그네가 나를 추억으로 적셨다. 오랜만에 신나게 놀다 보니, 다들 한복을 입어보고 있었다. 나도 재빨리 방 안에 들어가 하얀 색과 빨간 꽃무늬가 예쁘게 꾸며진 한복을 입어 보았다. 평소에도 한복을 좋아해 용돈을 모아 개량 한복을 사 입던 나는 너무 기뻤다. 색감도 무늬도 내가 봐 온 그 어떤 한복보다 예쁘고 단아했다. 매일 입고 다녀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쿡잡아 친구들과 한복을 입고 함께 사진도 찍고, 꽃밭도 구경했다.

 

 아쉽게도 갈 시간이 되었다. 푸른 자연과 멋스러운 한옥, 정갈한 한복을 뒤로 하고 떠나야 했다. 그래도 내 마음 속에는 예쁜 추억과 웃음이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매일 한옥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고 싶다.

 

 

글 |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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