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 2대 오산이사장 이임인사

[이임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지역신문을 만들어 보겠다며 보낸 시간이 5년, 40대 장년으로 가장 왕성한 시절을 콩나물신문과 함께 했다. 때로는 상처받고 좌절했지만, 슬픔보다는 기쁨으로, 불행보다는 행복으로 기억될 시간들이다. 지나고 보니 콩나물신문과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상근하는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평생교육원을 만들고, 출판업을 등록하고, 여러 제안사업들을 추진했지만, 지역 민심을 담아내는 언론사의 기능을 충실히 하는데 소홀하지 않으려 애썼다. 창간정신을 잃지 않고 자본과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콩나물신문이고자 노력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매번 최선의 선택을 하려했지만, 되돌아보아 아쉽지 않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좀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은 그냥 접어두려 한다.

 신문을 발행하며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조합원과 함께 활동할 공동체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일이 몇 사람의 의욕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여러 모양으로 손과 마음을 더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뜻을 함께 나누고 짐을 나누어 짊어진 모든 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여러분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시간들이었다.

 

 콩나물신문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창간정신을 잃지 않고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려 한다. 기적처럼 4년을 견뎌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런 협동조합 지역신문이 있다는 사실에 부러움을 전한다. 그런데 정작 부천은 어떤가. 일부 시의원과 공무원의 지역신문을 대하는 언론관은 심히 우려스럽다. 더구나 천지분간 못하고 이에 동조하는 일부 언론인들의 언행 또한 개탄스럽다.

 처음 시작했던 것처럼 콩나물신문은 시민을 등에 업고, 시민과 함께 갈 것이다. 모두에게 통용되는 ‘상식’을 저울삼아 권력과 자본에 타협하지 않고, 바람에 휩쓸리나 꺾이지 않는 유연함으로 우리네 민초의 삶을 증거 할 것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격려와 성원에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좀 더 나은 모습과 역할로 콩나물신문과 함께 하겠습니다.

 

글 |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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