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담고 인생을 담아내는 수다쟁이들의 다락방

 

 지난 10월 31일 원미어울마당에서는 “수다쟁이들의 다락방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원미2동 작가들이 또 다시 6번째 작품집을 선보인 것이다. 짙어가는 나뭇잎 사이로 우리네 삶의 노래가 들려오는 시월의 마지막 밤! 원미2동 글쓰기회원들의 수필집 “수다쟁이들의 다락방”을 소개한다.

 

 

 

 부천시 원미동에 글쓰기 프로그램이 있다. 7년차 되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회원들의 글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백일장, 수기 공모전, 수필문학상 등등 이곳저곳에서 수상을 하는 회원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글쓰기를 소중한 취미로도 즐기지만 지역사회 자원봉사의 한 갈래로 유익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을 가치있고 즐거운 일로 여기는 작가들로 돈이나 명예와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글감을 찾고 스토리텔링을 하고 문단을 나누고 각자의 개성으로 글의 맛을 내면서 글쓰기를 통해 힐링을 경험하기도 하고 수필가, 소설가, 시인으로 거듭나려는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이런 열정이 담겨 여섯 번째 에세이집인 ‘수다쟁이들의 다락방’을 출간하게 되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학창시절 글 쓰는 거 좋아했어요. 작가가 되고 싶었죠.”

 “정말 내 인생을 책으로 쓰고 싶습니다.”

 “글을 쓰고 싶긴 하지만 저에게도 글 쓰는 재주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40여 년 간 한 길을 걸어온 옻칠 장인(匠人)입니다. 그의 삶과 우리의 전통 칠 예술을 책으로 쓰고 싶습니다.”

 

 올해로 7년째 부천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만난 습작생들이 글쓰기 입문 시 저마다 털어놓은 고백들이다. 20여 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글을 쓰고 작품을 공유한다. 나는 그들에게 글감을 찾고 스토리텔링을 하고 문단을 나누고 각자의 개성으로 글의 맛을 내는 방법을 제시할 뿐이다. 글을 계속 쓰고 안 쓰고, 또 글쓰기를 통해 힐링을 경험하는 것에서 그치든 수필가, 소설가, 시인으로 거듭나려는 열정을 불사르든 그것은 그들의 몫이다.

 글쓰기에 혼신의 힘을 쏟아 붓고 있는 그들을 지켜보는 일은 소리없는 기쁨이다. 밤새워가며 쓴 글을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얼굴엔 형언할 수 없는 만족과 즐거움이 번져난다. 원고 작업을 해오면서 터득하게 된 글쓰기에 필요한 소소한 양념들이나 책에서 얻은 짧은 지식들을 늘어놓는 수다 같은 나의 강의에도 그들은 늘 귀를 쫑긋 세우고 수험생 못지않은 자세로 경청을 한다. 이런 그들과 함께하는 보내는 시간이 매 주마다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특별한 행복일 수밖에 없다.

 나는 소망한다. 아니 확신한다. 언젠가는 그들이 꾸는 저마다의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캐나다의 여류소설가 앨리스 먼로(Alice Munro)가 82세의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처럼 말이다.

 

글 | 박창수(작가)

 

 

글 쓰는 원미동 사람들!! 역사를 엮는 사람들입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가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합니다. 지난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원고지를 켜켜이 쟁여온 글쓰기교실 회원들이 여섯 번째의 공동 수필집을 출간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갈수록 독서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만 책을 읽고,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이중의 양극화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실이라는 거죠. 특히 50대 이후에는 독서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볼 필요성을 느낍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 동네 원미동 글쓰기 반에 그 해답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 편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투자됩니다. 글쓰기 회원들은 책 읽기는 물론이고 여행을 하거나 문학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선배 작가들의 글 쓰는 것을 배우고 익힙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글감을 찾아 그때마다 메모를 해 두고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글을 엮어 나갑니다. 이런 습관을 바탕으로 우리 원미동 사람들을 비롯해 부천시민들 중에는 제법 수준 있는 글을 쓰며 작가에 도전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모여 긴 시간을 채워 나가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역사가 우리 부천시의 역사가 되고 나아가 한국의 역사가 되어 소중한 자산으로 남게 될 겁니다.

 이번 ‘수다쟁이들의 다락방’이 나오기까지 고생하신 모든 회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수강생들을 지도 해주신 박창수 작가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글 | 서주아(글쓰기 교실 초대회장, 원미2동 주민자치위원장)

 

 

“우리는 중독자들이다”

 

 글쓰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나는 매일 TV 앞에서, 스마트폰에서, 침대에서 게으름 피우고 싶은 나와 싸운다. 아무리 좋은 글감이 있어도 쓰지 않으면 공상에 불가한 일이기에. 알면서도 자꾸 꾀가 나는 이유는 글을 쓰는 것이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해서 몸 안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 엉망이 된 나의 스타일을 본다. 패션, 몸매, 피부 등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던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 에너지가 딸려 그 모든 것을 포기했다. 그래도 나는 글쓰기가 좋다. 마라토너가 42.195km를 달리는 과정이 숨이 차도록 힘들어도 다시 뛰는 것처럼 하룻밤 날을 꼬박 새워 겨우 글 한 편을 쓰고 난 다음 날은 피로에 정신을 못 차리면서도 머릿속에 새로운 글감이 떠오르면 그게 더 행복하다.

 글 한 편을 쓰고 폭삭 늙은 할머니가 된다 해도 나는 글쓰기를 멈추지 못 할 것이다. 이미 글 한 편이 완성되면 느끼는 희열이라는 치명적 유혹에 중독되었다. 나는 중독자이지만 외롭지 않다. 수다쟁이다락방에 모인 회원들 모두 글쓰기 중독자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떠나 행복할 수 없는 우리가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 사업에 도전하여 한 마음 한 뜻으로 책을 내어 더욱 기쁘다. 중독을 건강하게 풀어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경기도 따복에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올해로 여섯 번째인 우리의 출판이 멈추지 않고 쭉 계속 되길 바라고, 계속 되는 출판 속에 한 번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도 있었으면 좋겠고, 유명작가님도 탄생하기를 욕심내 본다. 그리고 6회에 걸쳐 책이 나오는 동안 글을 쓴 회원들보다 더 고생이 많은 박창수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글 | 채리경(‘수다쟁이다락방’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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