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기자는 장기 매매자가 아닐까요?

 

옛날에는 공갈로 먹고사는 기자가 많았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공장이니 식당을 꾸려나가거나 심지어 그냥 소시민으로 살아도 그때는 법을 따박 따박 지키며 살지 않았지요. 길에 침을 뱉거나 오줌을 싸도 다 범법입니다. 저질 기자는 상대방 약점을 미끼로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무전취식을 했습니다.

 

요즘엔 세상이 맑아져서 설령 그쪽에서 돈을 준다고 해도 덥썩 검은 돈을 받는 기자는 없습니다. 덥썩 받는 순간 구속을 각오해야 할 겁니다. 검은 돈을 건네는 사람들이 이젠 옛날처럼 호락호락 하지 않거든요. 반드시 뇌물을 건넨 흔적을 남깁니다.

그래서 요즘 지역신문 기자들은 관공서 행사를 잘 소개하고 담당 공무원을 띄워주고 지역 정치인 동정을 꼼꼼하게 챙겨줍니다. 그렇게 하면 틈틈이 행정 광고를 받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물론 각 지역마다 공무원이 행정광고를 집행하는 기준은 마련해놓았지만 사실 속내는 말 잘 들으면 자주 많이 주고, 그 언론사가 시정 또는 도정을 비판하면 광고비를 안 주거나, 아주 찔끔 줍니다. 행정광고 집행에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가 있는 셈이죠.

안타깝게도 오랜 연륜을 지닌 지역신문 기자들이 훨씬 젊은 동생뻘 공무원과 정치인들에게 자존심을 팔아야 용돈을 받는 세상이 된거죠. 간 쓸개 빼줘야 먹고 살 수 있는 게 요즘 대부분 지역신문 기자가 놓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옛날 없이 살던 사람들이 제 피를 빼서 혈액원에 팔아먹던 것이 떠올라요. 요즘 지역신문 기자는 간 쓸개를 빼주니 장기 매매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내년 6월에 새 시장과 새 도지사, 새 교육감이 들어서겠죠. 시정과 도정에 호의적이든 비판적이든 그 언론사 연혁을 고려하여 합당하게 대우해주는 행정광고 집행기준들을 마련해 주시면 좋겠네요. 오히려 본인을 비판하는 언론을 더욱 대우해주는 정치인은 나중에 큰 정치인이 될 겁니다. 세상이 이제는 순리대로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글 | 한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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