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이대로 둬야 하는가?

 

올 해도 어김없이 대장동에 재두루미 가족들이 날아 왔습니다. 아직은 농지성토가 시작되지 않아서 새모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올 한 해 대장동에서 농사지은 토종벼로 밥을 지어 먹었습니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얼마나 뿌듯해 했는지 모릅니다.

 

이제 이런 호사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11일, 부천시는 대장동 공단개발 용역보고회를 열어 구체적인 대장동 개발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발은 기정사실이 되고, 그 청사진이 공개된 것입니다.

 

 
 

대장동 70만평의 농지를 매립하여 공단을 만들고 상업시설, 주거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무슨 장식품처럼 ‘친환경’이라는 말을 꼭 갖다 붙이고 있습니다. 친환경의 내용은 ‘여월천’을 녹지공간으로 활용하고, 개발지에 도시농업체험 공간을 남겨두겠다는 것입니다. 이미 있는 것들입니다. 환경을 완전히는 파괴하지 않겠다며 선심을 쓰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그깟 새 몇 마리가 그리 중요하냐, 사람이 우선이다’고 이야기합니다. 대장동 보전은 새 몇 마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도시의 지속성에 대한 철학의 문제이며,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입니다. 농지를 소유한 지주들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일도 아닙니다. 원래 농지고 개발제한구역인 곳을 그대로 두라는 요구이며, 그것이 우리 도시와 거기에 사는 사람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것뿐입니다.

 

부천시는 2016년에 도시계획을 긴급 변경하여 개발의 물꼬를 텄습니다. 겨우 2년 전에 만든 도시계획이었습니다. 20년 장기계획을 번개처럼 바꾼 것입니다. 개발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셌지만 무시하고 지나갔습니다. 점점 구체적인 계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16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행정행위를 계속해 갈 것입니다.

 

내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인데도 정치권에서는 아무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습니다. 대장동은 이대로 토건세력의 먹잇감이 되고 마는 것일까요?

 

* 사진은 용역보고서에 포함된 것들입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계획입니다. 대상지의 땅값은 이미 오를대로 올라 있어 살래야 살 수도 없습니다. 약삭빠른 사람들,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사놓았을 것이고, 지방자치단체는 이들의 이익을 채워주게 될 것입니다.

 

글 | 윤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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