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광명, 안양, 의왕, 시흥지역 ‘따복지기’들이 함께한 마을공동체 탐방기

“다섯 언니와 두 오빠가 간다~”

 

부천, 광명, 안양, 의왕, 시흥지역

‘따복지기’들이 함께한 마을공동체 탐방기

 

 

▲ 왼쪽부터 따복지기 오산, 김경란, 김미경, 김민재, 박제훈, 최은경, 윤여순

편집자 주 | ‘따복지기’는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에서 지역별로 운용하는 마을공동체 주민제안사업 상담원들이다. 이글은 경기도 다섯 지역의 ‘따복지기’들이 추천한 지역의 대표적인의 마을공동체를 탐방하고, 다양한 사례를 학습하며 쓴 탐방후기이다.

 

복사골 ‘부천’

 

▲ 부천 마을카페 ‘달토’

 첫 번째 탐방지는 박제훈, 오산, 최은경 따복지기가 활동하는 부천이었다. 부천은 2017 주민제안 블록체인 공모에서 가장 많은 공동체가 선정된 지역이다.

 

 부천지역은 달나라토끼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마을카페 달토’, ‘콩나물신문협동조합’, ‘뜰안에 작은나무 도서관’ 세 곳을 방문했다. 첫 번째 방문지는 마을카페 달토로 약대주민들의 만남과 배움, 문화공간을 지향하며 2013년에 만들어졌다. 처음 2년간은 떡카페로 운영되다가 2015년에 떡제조 떡방과 카페로 분리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소모임 운영, 마을행사를 진행하며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지속적인 적자운영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조합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오늘도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두 번째 방문지는 조합원 400여명이 출자하여 운영하는 부천지역 최초의 협동조합신문인 콩나물신문사였다. 권력과 자본에 자유로운 신문을 만들고자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모여 만든 지역신문이다. 가깝고 먼 이웃과 함께 하고, 모든 다양함을 존중하며, 상식이 통하는 믿음직한 신문, 즐겁고 행복한 신문을 만들자는 것이 설립목적이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신문’이 되고자 신문발행 외에도 평생교육원과 기획·편집·출판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세 번째 방문지는 오랫동안 마을에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뜰 안에 작은 나무 도서관(줄여서 뜰작)’이었다. 뜰작은 나유진 목사가 이끌고 있는데 작은도서관 운영과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단발성,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지속적으로 마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동체를 길러내는 일과 주민 주체를 세우는 일을 지향하고 있다.

 

 김민재 광명 따복지기는 “그동안 부천권역의 학습공동체 구성원들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근거리에서 보게 되는 반가움이 컸습니다. 콩나물신문이 입주해 있는 담쟁이문화원 원장님과의 이야기에서는 시민단체에 선뜻 건물을 내어주시고, 다양한 실험정신으로 무장하고 계신점이 아주 인상적이었답니다. 주변에 시민단체가 모여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고, 부러웠습니다.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광명은 땅값+임대료가 너무 비싸 사무실 임대는 아주 어려운데 광명에서도 누군가 실험정신이 강한 분이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 아쉬웠습니다.”

 

 김경란 시흥 따복지기도 “그동안 따복지기모임은 교육차원의 모임이다 보니 따복지기들 간의 교류시간이 짧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지역별 학습모임으로 소모임을 하니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문제점이나 따복지기로 활동하면서의 어려운 점을 공유할 수 있어서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방문지역의 공동체를 보며 많은 공부가 되었고 아이디어도 얻었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라며 방문소감을 남겼다.

 

이왕이면 ‘의왕’

 

▲ 의왕 공감터 ‘참방’

 두 번째 탐방은 김미경 의왕 따복지기의 안내로 의왕, 안양, 과천이 만나는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공감터 참방’과 ‘숲속옹달샘도서관’을 탐방했다.

 

 첫 번째 방문지는 2017 주민제안 공모사업으로 공간활동사업을 하고 있는 ‘공감터 참방’을 찾아 고경이 대표로 부터 마을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참방’의 뜻은 참새 방앗간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청계동에서의 마을만들기 사업은 원주민과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힘들다는 점을 인식하고 발로 뛰며 관계형성을 위해 노력했다. 주민센터, 복지관, 학교 등과 연계하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성교육 관련 강의들을 열면서 동네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따복사업을 진행하면서 연계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홍보에도 큰 도움을 얻었다. 음악이 있는 바자회를 하면서 함께하는 즐거움이 컸다고 한다. 지금 시작이지만 고경이 대표의 열정으로 청계동 마을 만들기 사업이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포일동 숲속마을에는 ‘숲속옹달샘 도서관’이 있다. 2016년 국민통합우수사례를 통해 도서관이 알려진 뒤 벤치마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복사업의 좋은 모델이 되어서 나름 자부심이 큰 김미경 관장과 하청숙씨를 만나 소소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숲속마을 3천 세대와 함께 어우를 수 있는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단지 구분없이 주민들과의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루어졌다. 숲속옹달샘 도서관이 자리한 2단지는 국민임대 아파트로 신혼부부세대, 다둥이, 다문화, 북한이주민, 독거노인 등 다양한 세대들이 사는 곳이다. 다둥이가 많아 자연스럽게 공동육아가 활성화되고, 사교육비를 줄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 진 생활교실, 반딧불이 미술, 책읽는 맹꽁이 독서논술, 할머니와 함께하는 동화구연 등의 프로그램들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역공동체 활성화 주요성과로 다른 단체들과의 협력을 강조하였다. 의왕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회적협동조합 비지땀, 함박꽃 웃음, 한국과학창의재단, 자원봉사센터, 장학재단, 의왕시 사랑채, 새마을 문고 등의 매칭사업(협업)을 협력하여 이뤄진 마을사업이다.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희망으로 보일 때 사람 중심의 소통이 잘 되는 따뜻한 마을이길 기대한다고 한다.

 

빛고을 ‘광명’

▲ 광명 ‘행복바이러스 공동체’

 세 번째 탐방은 김민재 광명 따복지기의 안내로 광명행복바이러스 공동체와 희망교육네트워크, 폐광을 관광자원화 한 것으로 유명한 광명동굴을 탐방했다.

 

 광명 신촌휴먼시아 관리동에 위치한 행복바이러스 공동체는 주민, 괸리사무소, 통장, 부녀회대표 등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이 가능한 주민 마을만들기를 하고 있다. 857세대로 구성된 국민임대단지이며 홀로 사는 노인, 또는 장애가구가 많은 특이성을 지니고 있다. 고독사의 경험을 통해 관리사무소와 협력하여 일일 방문을 통해 노인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 행동을 취하고 있다. 공동체 사업으로는 꽃을 통해 집안에서만 거주하는 노인이나 젊은이를 밖으로 끌어내어 건강한 생활을 만들고 있다. 꽃꽂이는 노인들에게 생명을 부여함으로 세상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매개로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녀노소가 어우러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방학동안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과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어린이와 노인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세대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두 번째 찾아간 곳은 광명평생학습원 2층의 작은 카페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만들어졌으며 운영은 광명희망교육네트워크에서 하고 있다. EM을 이용한 다양한 환경문제에 접근해서 EM발효액뿐만 아니라 EM흑공 등을 만들어 하천에 방류함으로서 생태환경 보전에 이바지한다. 공동체의 주체를 마을주민에 두고 활동함으로서 지역주민과의 연계성이 탁월하다.

 

 광명동굴은 일제시대 금광을 캐던 광산이었다. 한동안 폐광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3년전 광명시에서 본격적인 개발로 현재는 가장 성공한 관광지가 되었다. 광명동굴을 견학하여 마케팅 방법과 기획 등의 의도를 알아보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광명 동굴은 착취의 현장이며 아픔의 역사가 간직된 곳이며, 인간의 한계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역사를 재구성하는 과정이 창조적인 행위이다. 창조, 창의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재구성하고 현재의 상황에 맞게 편집을 멋들어지게 하는 것이다”는 생각을 했다.

 

행복도시 ‘안양’

 

▲ 안양 ‘맘드림’

 네 번째 탐방은 윤여순 안양 따복지기의 안내로 진행되었다. 안양시 명학마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지역 내 두 공동체, 맘드림과 꿈.사.명 대표의 사례를 듣고 의견을 나누며,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활동한지 1년도 안된 공동체들이지만, 절실함과 진정성을 갖고 더디지만 주변사람들과 손잡고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지역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서로 고민하고 나누는 노력을 보며, 큰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맘드림’은 안양시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진행 중인 ‘공동육아’ 공동체활동 모임이다. 작년부터 공동육아에 관심을 갖고 있는 호계동 인근 엄마들이 격주 화요일마다 공동육아를 하며, 육아고민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현재 인원이 25명(가정)으로 늘어, 아가, 유치부, 초등모임으로 나누어 모임을 갖고 있다. 또래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을 위한 활동과 자녀와 부모간의 유대감 형성을 위한 가족 레크리에이션 등에 관심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 또한, 매달 ‘버럭맘 처방전’과 ‘육아 힐링콘서트’를 지역평생회관에서 진행하며, ‘행복한 아이 &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한 힐링의 시간을 지역 내 여러 부모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꿈.사.명’은 ‘꿈을 꾸자, 사랑하자, 명학마을’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모임으로, 재개발사업 무산 이후, 쇠퇴해가던 안양8동 명학마을을 깨끗하고, 주민이 서로 소통하고, 자생하는 마을로 가꿔나가려는 바람으로 이뤄진 공동체이다.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마을의 낡은 처마나 대문 등을 손보고, 페인트 작업을 하는 등 주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다. 또한, 소식지 만들기를 통해 마을의 소소한 소식도 알리고,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다. 명학마을은 이후에도 도시텃밭, 숲 체험 프로그램, 마을 해설사과정, 마을스토리가 담긴 뮤지컬, 명학마을축제 등을 만들어 나가며 마을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지원으로 마을에 필요한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는 행복한 명학마을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희망바라지 ‘시흥’

 

▲ 시흥 ‘도일비채나협동조합’

 다섯 번째 마지막 탐방지는 시흥이었다. 김경란 시흥 따복지기의 안내로 ‘참이슬평생학습마을’과 ‘도일비채나협동조합’을 방문하였다.

 

 ‘참이슬평생학습마을’은 전국최초 아파트형 마을학교가 생긴 곳이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 공동체를 이어올 수 있었던 노하우를 들어봤다. 공동체활동 초기에 활동의 의미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회가 넘는 간담회를 하며 서로서로 얼굴을 알고 지내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엘리베이터 인사나누기 운동이 인상적이다.

 또한 참이슬마을은 마을학교를 통해 주민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모인 주민들이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며, 벼룩시장, 소등행사, 마을축제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으며, 동대표 회의실을 리모델링해 북카페와 독서실도 운영중이다. 이러한 활동 안에는 여러 갈등이 있었지만 아파트동대표들 및 부녀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마을 공동체활동의 효과와 지속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득을 했다. 이러한 마을학교운영진의 노력은 마을의 신뢰를 얻었고, 지금은 공동체활동이 그냥 함께하는 삶으로 녹아있는 듯하다.

 

 도일시장은 시흥시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5일장이 열리는 시장이며 아직도 80~90년대의 골목과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2013년 시흥시 희망마을만들기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마을통장님 중심으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관개선사업이 들어오면서 지역의 예술가들과 오래된 공간들을 아름답고 의미있는 곳으로 바꼈으며 옛 마을 회관자리를 리모델링해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리마인드 결혼식을 올려주고 있다. 마을통장님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현재까지 살아오고 있어 마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느낄 수 있다. 현재는 본업인 펌프가게는 뒷전일 만큼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재는 ‘도일비채나협동조합’을 만들어 마을카페를 운영 중이며 카페운영수익금으로 마을회관의 운영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깨볶는 부부방앗간, 프랑스인이 직접 운영하는 빵집, 대장간 등 시장골목의 소소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는 마을해설도 한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스스로가 많이 성장한다며 타지역에 가도 그 지역의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지켜 나가고 있는 것에 관심이 더 간다는 말씀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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