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1동사무소 2층에 마련된 투표장에 선거참관인 자격을 부여받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도 사건과 사고 후에 행해졌기 때문에 관심이 가는 나라일이다.

이른 아침부터 일터에 나온 공무원들과 안내하는 분이 계셨다. 우리는  바른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투표함을 봉함하고 투표용지와 투표인장들을 꼼꼼히 살핀 후 자리에 앉았다. 오전 6시부터 투표가 시작되기 때문에 미리오신 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사전투표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인데 본 투표 날다운 풍경이다. 투표장에 긴장이 흐른다.

투표를 참관하면서 우리가 눈여겨 본 곳은 신분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주민들이 생각보다 많이 몰리는 탓도 있지만, 신분증과 실제 사람의 얼굴을 대조하려는 노력을 안하는 거 같았따. 신분증과 사람을 제대로 확인해달라고 주문을 했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았다.

이 과정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대리투표가 가능 할 거 같은데, 지난 사전투표 때 사용한 지문 인식 확인을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또 한 가지 의문은 사퇴한 후보라는 것을 유권자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다. 사퇴한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다시 붙여 줄 것을 요구했다. 최소한 죽은 표를 방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또 투표용지가 모두 몇 장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7장의 용지를 처음에 3장 그리고 나중에 4장이라는 안내를 해 주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12시까지 참관을 마치고 나오던 중, 누구보다 열심히 주민들을 안내하던 고등학생 봉사자 두 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거안내를 처음 한 고등학생은 지금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처음엔 그냥 학교 봉사시간 채우는데 의미를 두고 왔는데 막상 오늘 하다 보니 좀 더 열심히 안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저두 빨리 투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녀(중흥고 1,김수민)는 6시간동안 친절하게도 주민들을 안내했던 학생이다. 김수민학생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김진세 학생(중흥고1학년)도 목에 걸었던 투표안내 이름표를 걷어 내며 자신도 빨리 투표를 하고 싶다고 한다. 어떤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은지 궁금했따.

“공약을 꼭 지키는 후보요. 선거철에만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이야기 하고 지키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말한 공약은 꼭 지키는 사람을 뽑을 거예요”

진세학생은 후보자들의 선거공보물을 살펴봤다고 한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요. 마음에 와 닿는 홍보물은 없었어요. 그냥 일단 나가보자는 느낌이 강했어요”

우리를 대표해서 살림을 해야 할 시의원, 도의원, 시장, 도지사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 나갈 교육감을 뽑는 일. 이 일은 사실 아주 꼼꼼하게 살펴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힌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가.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제도는 마련되어 있는건가. 그 일을 하려고 나온 사람들의 마음자세는 어떤가.

자신이 해 낼 2년, 4년내의 공약에 대한 서면답변조차 보내지 않은 우리구 (소사구) 몇몇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투표장을 나오며 그리고 어린 학생들과 대화를 하면서 겹쳐진다.

 
 
 

▲ 선거참관인과 자원봉사자가 청렴서약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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