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직속부서를 만들겠다”
 
  시의회에서 새해 각 부서 업무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11일 목요일에는 환경사업단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환경사업단에는 환경과, 수도과, 정수과, 하수과, 생태하천과, 자원순환과(구 청소과) 등이 있습니다. 환경 이슈를 지속가능한 도시 문제로 다루고 있는 국제적 흐름과는 달리 우리 시는 상, 하수도와 청소 업무로 한정지은 느낌입니다.
  지난해까지 환경정책과로 불리던 환경과가 그나마 종합적인 정책을 논의하는 부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과 업무보고에서 항상 제일 앞 순위로 기술된 것은 유용미생물(EM) 공급에 관련한 내용입니다. 시민들이 가장 민감해하고 실제로 시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는 저 뒤로 물러나 있습니다.
  EM 관련 사업은 10여년 지속해 온 사업이라 충분히 안정된 사업입니다. 관리만 잘해 주면 되는 일상사업이라는 것입니다. 이게 왜 이렇게 앞 순위로 다뤄지냐고 물었더니 “환경과 내 팀 편재에서 EM을 다루는 환경행정팀이 제일 앞 순위라 그렇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미세먼지를 다루는 대기환경팀은 과내 6개 팀 중 4번째라는 것입니다.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현실인식과는 동떨어진 행정입니다. 우리 시의 미세먼지 문제는 실제로 다른 도시보다 훨씬 심각하기도 합니다. 2017년 12월,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천은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지역 순위 전국 9위에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평균 농도가 56마이크로그램입니다. 부천시의 2017년 목표는 무려 47마이크로그램인데 말입니다.
 
 
  부서 순서가 그리 중요하다면 대기오염팀을 환경과 내 선임부서로 올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만일 내가 시장이라면 미세먼지를 다루는 팀을 시장 직속부서나 긴급 TF로라도 구성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환경문제의 중요성에 비해 행정은 이 문제를 너무 소홀하게 다룬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환경과 관계있는 녹지, 공원 등을 다루는 부서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사업별로 분절되어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정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입니다.
  도시개발 사업이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도 환경이 뒷전으로 밀리는 이유입니다. 대장동 들판에 공단을 만드는 계획이 정책의 1순위인데 환경문제가 거론될 틈이 없습니다. 신선한 공기를 생산하는 들판을 뒤집어서 공단을 만들려고 하면서도 친환경이라고는 말을 갖다 붙이는데 무슨 다른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환경과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긴 합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전기자동차와 천연가스버스 보급을 늘리고,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경유차 공해 저감 장치 지원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 연간 89억 원의 예산이 쓰입니다. 그러나 대기오염, 미세먼지는 나아지지 않습니다. 70만평에 달하는 들판을 없애고 그 자리에 공단과 신도시를 만든다면 이것 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더 큰 오염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부천이 전국 9위로 랭크된 2017년 12월, 중앙일보의 기사제목은 “한국인들 WHO 기준 두 배 넘는 미세먼지 마시고 산다”입니다.
 
 
사족 : 지난해 말에 청소년들이 대장동 안동네에서 제비를 관찰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행사를 열었는데, 환경정책과에서는 대장동 개발과 배치된다며 행사 후원자로 부천시가 참여할 수 없다고까지 했습니다. 이건 분절이 아니라 모두가 연계되어 있다는 뜻이며, 알아서 긴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글 | 윤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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