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상문화단지에 ‘한예종’을 유치하자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이 캠퍼스 통합 및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예종은 최근 '2025 캠퍼스 기본구상 용역'을 했고, 서울 서초구, 노원구, 인천 서구, 고양시 장항동, 과천시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양시는 원가수준의 부지제공, 기숙사 제공 등을 약속하며 유치경쟁에 불을 댕겼다는 보도가 며칠 전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예종은 음악, 미술, 영상, 건축 등 예술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질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국립예술대학교입니다. 현재 캠퍼스는 서울시 성북구, 서초구, 종로구 등 3곳에 6개의 예술원(음악원, 연극원, 영상원, 무용원, 미술원, 전통예술원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학부생이 3천 명이 넘는 큰 학교이기도 하지만 기존 예술인들을 더 크게 성장시키는 대학원 같은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이 학교가 통합을 위해 이전 후보지를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학교가 부천에 있다면 당연히 문화 예술도시로서의 자긍심이 높아질 것입니다. 아직 자세한 경과를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아주 늦은 것이 아니라면 한예종을 부천영상단지에 유치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접근성이나 지역인프라 등에서 기존 후보지 어디보다 조건이 낫습니다.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 계획 중인 문예회관과의 연계, 영상단지 부지의 활용 등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뛰는 일이기도 합니다.

 

  각 분야의 예비 전문 예술인들 3천여 명이 부천에서 예술가로서의 실력을 연마하고, 부천의 예술공간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상상, 가슴 벅차지 않습니까? 여기에 예술중학교까지 유치한다면 부천은 명실상부한 예술아카데미 도시가 되지 않을까요? 차량만 물밀듯 밀려들 쇼핑센터와 비교가 가능합니까?

 

  이와 관련한 부천시의 행정행위가 있었는지를 찾다보니 지난해 2월에 한 시민이 ‘부천시도 한예종 유치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부천시도 한예종 유치에 뛰어들어야

작성자 정** 등록일2017-02-23 20:07:22

타 지역은 한예종 유치에 참여하는데, 일산의 경우 EBS도 이전 하는 것 같고 한예종 유치 예상지역으로도 거론되는데 부천시도 한예종 유치에 뛰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진 바랍니다.

 

  왜, 이 글을 지금에서 발견했을까요? 진즉 발견했으면 저부터 나서서 상상을 확장시켜보았을 텐데 말입니다. ‘시장에게 바란다’에 등록한 글이기 때문에 부천시는 답변을 해야 합니다. 부천시 관계자가 어떤 답을 했는지 아십니까?

 

부서명 : 평생교육과 답변일2017-03-02 11:09:59

1. 소통으로 창조하는 문화도시 부천 발전과 교육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 귀하께서 제기하신 ‘부천시도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에 뛰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의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답변을 드립니다. 3. 우리시에서는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에 대한 검토,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4. 답변 내용에 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을 경우 부천시청 평생교육과로 문의하시면 성심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당황스럽습니다. 일언지하에 거절입니다. 얼마나 신속히 답변했는지 보십시오. 글을 올린 날은 2월 23일 목요일 밤입니다. 24일에야 글을 읽었을 것입니다. 24일(금), 27일(월), 28일(화) 등 3일을 지내고 3.1절 휴일 지나자마자 3월 2일 아침에 답을 올렸습니다. 불과 3일 만에 답을 한 것입니다.

 

  ‘시장에게 바란다’ 운영원칙은 접수 후 7일(일, 공휴일 제외)입니다. 1월 30일 현재 1월 20일에 접수한 민원이 ‘처리 중’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신속한 답이 필요한 민원도 있겠지만 이런 정책제안은 충분히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안에 대해 깊이 검토하겠다’는 답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았겠습니까?

 

  한예종을 영상단지에 유치하는 것은 부천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고 상상할 수 없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일입니다. 땅값에 매달려 부지용도를 바꾸고 대형유통매장이나 유치하는 일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신세계 유치에 매달리다가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나 아닌지 원망스럽습니다.

 

  다행이 영상단지가 아직 살아 있습니다. 계획 중인 예술인 주택 건립도 기숙사와 연계하여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면 부천시가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윤병국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