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 김진태 이사장을 만나다

 

▲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 김진태 이사장

Q.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추운 날씨에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조합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희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은 자전거를 좋아하고 자전거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생활하는데 있어 ‘자전거면 충분하다’는게 저희의 생각이자 저희 협동조합의 모토입니다. 환경적으로도 그렇구요. 저희는 자전거와 관련한 교육을 주로 하고 있는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자전거 정비교육,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자전거정비교육, 직업체험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구요, 경기도에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어린이 자전거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 6월에 설립했으니 벌써 만 3년이 넘었네요.

▲ 자전거 정비교육 모습

 

Q. ‘자전거면 충분하다’가 모토라고 하셨는데, 그 의미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자전거면 충분하다’는 의미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장가는데 자전거 타라는 의미가 아니라, 일상적인 교통 수단으로서 자전거면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자전거문화는 레져 중심의 고급 자전거문화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지역중심의 일상적인 자전거 교통문화를 만들고 정착하자는게 저희 조합의 설립목적이자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Q. 자전거 교통문화가 정착된다면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A. 물론입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자전거가 상징하는 3원칙이 있는데, 그건 바로 노동, 인권, 환경입니다. 노동적인 측면은 모든 사람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일정수준의 보상, 즉 급여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인권적인 측면은 약자와의 연대를 의미합니다. 사실 자전거는 도로위의 약자거든요. 약자와 연대할 수 있는 상징적인 교통수단이 자전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환경을 빼놓을 수 없겠죠.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자전거이구요.

 

Q. 그런데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드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10여 년 전쯤 발바리라는 자전거 소모임에서 활동했는데, 참고로 발바리는 ‘두발과 두바퀴로 다니는 떼거리들’의 약자입니다. 이게 단순한 자전거 동호회가 아니라 크리티컬 매쓰 자전거타기라고 일종의 자전거인의 권리를 위한 자전거 떼거리 행진을 한달에 한번씩 했어요. 일종의 캠페인이죠. 자동차에게 점령당한 도로의 한 차선을 자전거에게 달라는 거였죠. 그렇게 지속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주니까 차즘 사람들이 인지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드디어 자전거전용도로가 생기게 되죠.

그러다가 2010년 정도 자전거교육이 법적 의무화되면서, 자전거안전교육에 대한 인식개선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동호회 등의 사람들과 자전거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예비사회적기업까지 갔지만 대표의 독단적 운영과 회계부정으로 인해 함께하던 사람들이 그곳을 나와 새로운 단체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 즈음에 제가 협동조합에 관심이 있어 협동조합에 관한 독서모임을 1년 정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임에서 자전거를 생활중심의 교통수단으로 활성화시키는데 뜻을 같이하는 8명이 발기인이 되어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게 됐습니다. 조합원 모두가 주인인 협동조합의 민주적인 운영방식과 더불어서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이 맞겠다 싶었죠. 자전거가 일상적인 교통문화로 자리잡으려면 기반시설이나 법제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전거에 대한 인식개선과 교육이 필요하다 싶었고 그거라면 저희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에서 가장 잘 할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Q. 그렇군요. 그럼 함께하는 직원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A. 현재 총 12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희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에서안전교육을 하고 있는 직원이 9명, 저희의 자회사격인 자전거문화연구소에서 자전거 정비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2명 등 저 포함 12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현재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자전거정비교육을 하고 있는데 교육이 끝나는 2월 말쯤 수강생 5명 중 3명을 고용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 사무실 전경

 

 

Q. 발달장애인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향후 지속적으로 발달장애인을 고용할 계획이신가요?

A. 네. 아직 계획단계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사업파트너가 되어 관리해주는 사업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하고 있는 자전거정비교육을 좀 더 발전시켜 ‘자전거정비 아카데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자전거 뿐만 아니라 같은 원리인 휠체어 수리를 하나의 사업파트로 만들어서 수거, 수리, 배송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은 구상단계이지만요.

Q. 멋진 계획이네요. 앞으로의 사업계획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A.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지역에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자전거 개발과 자전거 안전교육을 위한 교육용 컨텐츠 개발입니다. 지역주민을 위한 공유자전거는 프로그램 개발 완료단계이고 시범운영을 준비중입니다. 그리고 어린이 자전거안전교육을 위한 동영상 컨텐츠도 제작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습니다. 교육 컨텐츠를 추가적으로 개발해 자전거 안전교육 뿐만 아니라 자전거가 일상적인 녹색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인식개선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Q 벌써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한지도 만 3년 반이 넘었는데, 그동안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A. 물론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것만큼 어려웠던 부분은 자전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자전거 안전교육이 법적인 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자전거는 그냥 타면 되는거 아니냐고 하시거든요. 법적 의무교육인줄 모르는 분들도 많구요. 도로위에서 교통약자가 우선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전거에 대한 인식개선이 꼭 필요합니다. 많이 나아졌지만 앞으로도 저희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죠.

 

▲ 어린이 자전거 안전교육 모습

 

Q.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협동조합을 운영한지 3년 쯤 되다보니 주변에서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저는 그때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준비 없이 협동조합 하지마라’. 특히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거라면 더 그렇구요. 협동조합도 분명한 사업체입니다. 준비없이 그냥 한번 해볼까 하고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실패하는 협동조합을 많이 봤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협동조합을 시작하기 전에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를 1년 정도 먼저 했습니다. 물론 저처럼 하시라는 말은 아니지만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한다는게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할 것인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또 어떻게 그 가치를 실현할지,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철저히 점검한 후에 시작하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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