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노동자들에게 공평한 휴식을 보장해야

 

 

설 명절이 지나니 이제 진짜 2018년이구나 싶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들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즐겁고 기다려지는 시간이 분명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를 한 겹 더 쌓은 시간들이 되시지는 않았을까 걱정도 됩니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명절의 문화도 많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한사람에 속하지만 그러한 변화에 대한 반발도 작지는 않은 듯 합니다. 진통은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지요.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바뀌어 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오늘의 주제는 모든 노동자들이 누려야 할 공평한 휴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산업화가 처음 시작된 18세기에는 노동자들의 삶은 깨어있는 시간은 일을 하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하루에 17~8시간을 일하면서 살았다 합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그렇게 일을 했지만 먹을 것도 부족하고 위생상태도 좋지 않았던 노동자들의 수명은 30을 넘기기 쉽지 않았습니다.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00년대 이후 인간의 수명은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위생에 대한 개념도 생겼고, 의학도 발달했지요. 노동시간도 꾸준히 줄어 왔습니다. 노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노동자들의 삶도 바뀌고 수명도 늘어났다고 생각이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노동하며 살아갑니다. 노동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설사 노동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삶이 있다해도 그 삶이 과연 행복할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노동과 적당한 휴식은 질 높은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기준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겠지요. 여러분은 얼마만큼의 노동시간과 그에 합당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예전에 어느 자리에 가서 일주일에 3일 일하고 4일 일하는 세상이 제가 꿈꾸는 세상이다 라고 이야기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기술 수준은 그 이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팔자편한 소리 하고 있다고 누군가는 이야기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노동을 하는 이유는 인간의 삶을 위해서가 아닐까요? 노동시간이 더욱 줄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쉼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바로 휴가지요. 휴가, 이름만 떠올려도 행복하시지 않으세요? 한국에서 5인 이상 고용하는 모든 사업장은 소속 노동자들에게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부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쉬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은 노동자들이 연차휴가를 잘 사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현행 노동관계법에서 법으로 보장된 휴일은 일주일에 한번 의무적으로 쉬게 해 줘야 하는 주휴일과 매년 5월 1일인 노동절 두 가지 뿐입니다.

 

공휴일은 법에 의하면 관공서가 쉬는 날로 관공서는 법에 의해 쉬어야 하지만, 민간기업은 반드시 쉬어야 할 의무가 있는 날은 아닌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민간기업에서 공휴일에 쉬는 대신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년에 15일정도 되는 공휴일을 연차휴가와 여름휴가 등으로 모조리 써 버리고 나니 정작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는 일들이 비일비재 합니다. 그나마 연차 휴가조차 상시고용인원 5인이 안되는 곳에서는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5인이상인 곳은 휴식이 필요하고 5인 미만은 휴식이 안 필요 할까요? 오히려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노동조건이 더 열악한 경우가 더 많지요. 더 많은 휴식이 필요할 수 도 있습니다.

 

공휴일을 모든 노동자들이 의무적으로 쉴 수 있도록 법으로 의무화 하고, 유급으로 법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공휴일에 일을 하면 대체휴일을 주도록 법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노동시간과 휴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서 고무적입니다만, 아직도 갈길은 멀었습니다. 며칠 전 기사에서 독일 금속노조와 사용자들이 주28시간 노동에 대해 합의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부러움 한켠에 약간의 걱정과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대 전제를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힘을 내 봅니다.

모든 노동자에게 평등한 휴식권을 보장하라!!

 

글 | 최영진(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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