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Y기자, 취재중 여성기자 폭행에 이어 미투 증언까지

 

출판기념회에서 폭행당한 K기자 증언에 이어

A기자, 성희롱 피해 사실 공개 “신문사 제호를 ‘성적비하’, 수치심과 치욕감 느꼈다”

 

  지난 10일 출판기념회 행사장에서 여성 기자를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부천 인터네신문 Y대표기자에 대해 ‘미투 증언’까지 나와 해당 기자의 언행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19일 오전 11시 30분 부천시청 브리핑룸에는 2명의 여기자가 차례로 나서서 Y기자의 폭행과 성희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은 부천시민신문 나정숙 기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별도의 현수막은 없었다. 동료기자들은 회견이 진행되는 20여분 동안 증언에 나선 동료 여기자에게 용기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참담한 심경으로 이를 지켜봤다. 이 자리에는 장애인단체 회원과 부천지역 여성 정치인 등이 참석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나정숙 기자는 “참담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여기자를 상대로 한 폭력과 성희롱 사실을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이지만, 관내 여성기관은 장소 대관을 거절하는 등 수십년 기자생활을 하면서 여성기자들이 이렇게 인권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마음고생이 있었음을 밝혔다. 그는 또 “품위와 품격을 상실한 언론인으로 인해 부천의 많은 언론인이 저급한 언론으로 매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기자회견의 취지가 특정 언론인을 공격하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어서, 지난 10일 폭행의 피해자로 알려진 K기자가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그는 “폭행 피해자로 이런 자리에 설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엉뚱한 말이 자꾸 나돌아 부득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며, “언어, 신체적 폭행 등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당해 용기를 내 이 자리에 섰다. 그 전에도 발로 차고 양어깨로 때리는 등 행동이 있었으며, 현재 근무 중인 언론사에 ‘직원으로 쓰지 말라’는 말까지 하고, SNS를 통해 언어폭력이 많았으나 참아왔다”고 했다.

  “당일 포토라인을 어기고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은 오히려 Y기자인데 갑작스럽게 달려와 폭행하고 머리채를 잡고... 공공장소에서 폭행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용서가 안 된다.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사과조차 없는 등 기본 양심도 모르는 행위에 대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나정숙 기자는 K기자의 증언 후, 10일 폭행사건에 대해 부천지역 언론사가 공동취재단을 구성해 Y기자로부터 받은 답변내용을 다시 언급하며, Y기자가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기자회견 주인공으로 나선 A기자는 브리핑룸을 가득 메운 동료기자 중 Y기자의 존재를 확인하고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자리를 피해주실 수 없냐”고 물었으나 Y기자는 “그대로 앉아있겠다”고 했다.

 

  A기자는 “같은 언론인으로서 공개석상에서 동료의 허물을 공개하는 일이 매우 어렵고 자칫 법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지만 더 이상 언론인이라 자처하는 사람의 행동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큰 용기를 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다소 떨리는 목소리였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엄연한 신문 제호 ‘경기복지신문’을 놓고 자행된 성희롱과 명예훼손 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경기복지신문’의 제호 글자 중 ‘복’자의 ㄱ받침을 빼고 성적 비하를 하며 놀려대는 식으로 불렀다는 것이다. 신문제호를 일부러 바꿔 부르면서 ‘여성 성기를 상상할 수 있는 단어’와 동일하게 지속적으로 불렀다는 점에서 노골적인 성희롱이자 명예훼손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A기자는 “해코지라도 할까봐 불쾌한 표정만 짓고 그냥 넘겼는데 2년반 전 지인 2명과 함께 차로 이동하던 중 지인에게 Y기자가 전화를 했고, 당시 운전 중이던 지인이 스피커폰으로 받아 동석해 있던 사람들이 통화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며, “Y기자가 제 지인에게 ‘요즘 *지신문에 가있다?’라고 말해 모두 말을 잃었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으나 수치심과 치욕감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제 신문 제호를 저 외 다른 사람에게 저렇게 스스럼없이 말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터질 듯이 분하고 억울하여 견딜 수 없었다. 우리 신문 독자를 무엇으로 보고 저렇게 성적으로 비하해 부르며 재미있어할까 하는 마음에 당장 쫓아가 항의하고 싶었으나 Y기자가 갑자기 말을 못한다는 것을 알게 돼 불쌍한 마음에 차마 따질 수 없어 넘어갔다”고 덧 붙였다.

 

  Y기자의 두 번째 성희롱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됐다는 ‘키스하는 흉내’로 지목됐고, 이는 다른 여성 기자도 여러 번 보고 경험했다는 증언이 있었다. A기자는 “Y기자가 의회나 시청에서 저를 만나면 입술을 쭉 내밀어 키스하는 흉내를 냈다. 참 어이가 없고 거북스럽고 민망하고 수치심이 들어 ‘기분 나빠! 장난 좀 그만해요. 또 그러면 신고합니다’라고 경고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라고 증언했다.

  또 “K기자 폭행사건으로 지역 기자들과 의견을 나누던 중 Y기자로부터 성적 비하발언을 들었다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그는 아무렇지 않게 한 발언이었는지 모르지만 성희롱을 당한 제 입장에서는 많이 속상함을 넘어 무어라 항의조차 제대로 못해 울분이 가슴의 못으로 박혀있다”고 했다. 그는 Y기자에게 신문제호를 놓고 한 성희롱 발언과 자신에게 한 행동에 대해 공개사과를 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같은 언론인으로서 존중과 품위를 지켜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사회를 본 나정숙 기자도 “본인도 Y기자와 친하고 함께 근무도 했었지만 외부 취재 중 만나면 ‘아줌마, 여기 왜왔어?’라는 등 여성비하 발언을 계속 들었다. 기자로 간 것임에도 항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정치인들과 동석한 자리에서 또다시 ’아줌마‘ 발언을 해 ‘한번 더 이런 발언을 하면 고소하겠다’고 한 뒤 비하 발언을 멈췄다”며 자신의 경험도 밝혔다.

 

  한편, K기자의 폭행사건은 이미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의 사건처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된 Y기자가 그 동안 보여 온 여성비하와 성희롱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도 귀추가 주목된다. 그는 얼마 전 페이스-북 자신의 계정에 본사의 제호를 ‘콩꼬물신문’으로 비하한 바 있다. 그의 언론사 대표답지 않은 언행이 이번 사건으로 얼마나 개선될지 두고 볼 일이다.

 

글 | 콩나물신문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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