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아이는 너희의 아이가 아니다”
 
  ‘임신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벅찬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로웠다. 열 달 동안 나의 몸 안에서 잘 성장해 주길 기도하며, 좋은 음식, 좋은 생각, 좋은 경험만을 하려고 무진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출생 당시엔 어떠했는가? ‘예쁜 공주님(또는 아들)입니다’라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우리는 ‘무럭무럭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주기만을 기원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마음은 어떠한가? 초심과 같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의 자녀가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부모들의 마음은 초심과 많이 달라져 있다. 학교성적, 교우관계 등 부모마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부분이 생긴다. 나는 때때로 아들과 마찰이 생긴다. 엄마인 나는 내가 가르치는 대로 알려준 대로 행동하길 바라고, 아들은 자신의 생각과 소신대로 움직이길 원하고 있다.
  아주 사소한 일을 예로 들어보면, 방 정리의 스타일이 너무 다른 것이다. 한번 쓰고 난 물건들은 제자리에 두고, 항상 정리된 모습을 기대하는 엄마. 어수선 하고 복잡하더라도 자기물건은 어디에 있는지 다 아니까 그냥 내버려두라고 하며 불편하면 자기 방에 들어오지도 말고, 치우지도 말라는 아들.
아이와 갈등을 잘 들여다보면, 서로 옳다. 엄마의 말도, 아이의 말도. 그러면 왜 갈등이 일어나는 것일까? 정리의 스타일 다른 것이다. 다름은 틀림과 같은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인정해 주어야 한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른 것이 아닌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각 가정에서 아마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리라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부모의 기대나 기준에 맞추어 자라주길 바라는 부모들은 사춘기쯤 들어서는 자녀들을 모두 비판하고 평가한다. 4차 산업을 이야기 하는 요즘시대에 나의 몸을 빌어서 나왔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부모가 섣불리 평가할 수 있을까?
  연꽃은 물기가 많은 진땅에 심어야 잘 자라고, 땅콩은 물기가 없는 모래밭에 심어야 잘 자란다. 자녀들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의 성격에 따라 달리 양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아이를 사회에 나오기까지 하기위해서 부모들은 끊임없이 고민한다. 더구나 아이가 학령기가 되면 자기의 의견이 생기고 성격이 뚜렷하게 생기기 때문에 더욱 적절한 양육의 태도가 요구된다.
  아이들이 노는 것을 봐도 제각각 다른 것은 본인의 성격대로 논다. 학습을 할 때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 가정은 관계를 배우고 사회를 배우는 최초의 장이기도 하다. 가정에서 아이의 성격을 파악함과 동시에 부모는 자신의 성격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성격을 이해하는 도구의 하나인 에니어그램을 보면, 차분하고 이성적인 에너지를 쓰는 유형(머리형), 사교적이고 애교가 많은 유형(가슴형), 듬직하고 에너지가 많은 유형(장형)등 세 가지의 에너지 중심에서 9가지 성격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tip) 머리형자녀의 특징 :
-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지적호기심과 욕구가 많다.
- 왜? 라는 질문이 대체적으로 많다.
- 얼굴에 표정변화가 거의 없기에 차갑고 새침해 보이기도 한다.
-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은 쉽게 받아들인다.
- 혼자서 있는 것을 불편해 하지 않는다.
- 과격하거나 억지를 쓰는 행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 지적호기심이 많은 아이(5번유형), 안전함을 추구하는 아이(6번유형),
열정이 가득한 아이(7번유형)
 
가슴형 자녀의 특징 :
- 말이 많고, 잘 웃으며 애교가 많다.
- 친구를 쉽게 사귄다.
- 혼자 보다는 둘이, 또는 그룹으로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한다.
- 행동을 한 이후 인정받고, 알아주길 바란다.
- 사랑을 주고 싶은 아이(2번유형), 성취를 꿈꾸는 아이(3번유형),
사랑을 받고 싶은 아이(4번유형)
 
장형 자녀의 특징 :
- 말이나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간다.
- 친구들을 리드하는 것을 좋아한다.
- 의지가 강하고 자기 주도적이다.
- 혼자 해 보겠다고 고집을 쓰는 경우가 많다.
- 좋고 싫음의 표현이 정확한 편이다.
- 정의로운 아이(8번유형), 평화로운 아이(9번유형), 완벽하려고 하는 아이(1번유형)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에너지 중심이나 자신이 갖고 있는 성향이 다르다. 자녀들이 부모의 기준에 맞춰 행동한다고 해서 자신의 성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억누르거나 다른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숨기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모습을 숨길 때 마다 아이는 자신의 타고난 성격과 개성을 성장시키거나 고쳐나갈 기회를 잃게 된다.
 
  부모는 자녀와 서로 갈등 상활일 때 성장할 수 있다. 부모역할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면, 단순한 보호자에서 매니저로, 매니저에서 코치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지시, 지도하기보다는 지원을 통해 끊임없이 지지해 주는 코칭형 부모가 되어야한다. 우리 자녀들은 무한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자이기에 부모는 코치로서 자녀가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코칭이 성공하려면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고도성장이 가능한 지금은 멘토링이나 티칭이 유효하지 않다. 부모는 자녀를 관리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곤란하다. 자녀의 자발성을 통해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부모는 코치의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서 부모의 역할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너희의 아이는 너희의 아이가 아니다. 저들(자녀)은 너희의 몸을 빌어서 왔을 뿐...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까지 주려고 하지 마라... 혹시 우리는 자녀들에게 육신의 집을 주었기에 우리의 영혼까지 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라는 질문을 해 본다.
 
글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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