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수 있다

 

  어느 해 못지않게 고향을 떠난 가족이며 친척들이 하나둘 모이게 되고, 숨죽인 마을에 어느새 생기가 돈다. 늘 부모님 가슴처럼 모든 게 용서가 되고

  그저 맘 편해지는 느낌, 그 맛에 고향을 찾는 것일까?

 

  10여년 전 이던가? 추석 전날 밤 10시가 다될 무렵 동네 형님네 조카들이며 아그들 네, 다섯 명이 재잘거리며 마을회관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아닌감.... 오호라.... 애들을 어찌하면 약올려볼까. 궁리 끝에 마침 힘없이 축 처진 고추밭에 나팔거리는 비닐이 보이는 것 아닌감...

  그 비닐을 잽싸게 몸을 휘감고 고추밭에 숨어 서서히 다가옴을 느끼는 순간 귀신의 곡 소리를 내자 애들 귀가 쫑긋해지는 것 아닌가....

  한 아이가 "귀신아니야...” 옆에 있는 아이 "무슨 귀신 그냥 걸어가자....” 이것들이 날 무시해, 갑자기 애들 옆으로 뛰어갔더니. 애들이 처음에 멈칫거리다 갑자기 울어대며 줄행랑을 치는 것 아닌가.

  “귀.. 귀신이다” 하면서 말이지... 우훗..... 고것 참 잼있네....

  그 다음날 일찍이 성묘를 마치고 마을 동각으로 내려오는데 할머니께서 도대체 어떤 놈이 귀신 장난질을 해서 아이들이 밤새 울어대고 자다 깨다 가위에 눌렸다고 무진장 욕을 하는데 속으로 얼마나 웃기던지.....

  할머니.... 고것 제가 했는데요... 긍께 애들 밤늦게 싸다니게 하지마세요..

  호호....

  가끔씩 옛일을 생각할 때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올해도 다른 동네가서 애들 좀 함 놀려 볼까나. ㅋㅋㅋ

 

글 | 최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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