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3일‧24일 개최, 조례제정, 회복적생활교육 협의체 구성 등 제안

 

평화와 치유를 향한 회복의 여정
‘제1회 회복적 도시 컨퍼런스’
지난 3월23일‧24일 개최, 조례제정, 회복적생활교육 협의체 구성 등 제안
 
 
 
  제1회 회복적 도시 컨퍼런스가 지난 3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 간 역곡동 부천동초등학교 한빛마루에서 개최되었다.
  첫 날인 23일(금) 오전 10시 남태일 준비위원장(언덕위광장작은도서관장)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플레이백시어터 전문극단인 ‘노는극단’의 회복적 정의 퍼포먼스와 이재영 한국회복적정의협회이사장의 기조강연이 개최됐다.
  노는극단은 약 20여분의 퍼포먼스를 통해 회복적 정의의 가치인 피해자의 회복과 용서와 화해의 가치를 감동적인 연기로 담아냈다. 이재영 이사장의 강연에서는 회복적 정의를 기반으로 한 회복적 도시의 개념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가졌다.
  오후 세션에는 현재 부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역곡동과 괴안동 지역의 회복적 마을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컨퍼런스의 백미인 역곡마을평화센터와 피스빌딩센터 회원들은 발표에서 “회복적 정의는 자신의 삶의 변화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사회 구조의 변화까지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과, 앞으로 부천시의 평화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컨퍼런스 2일차 오전 세션에는 타도시의 사례로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 이야기, 캐나다 회복적 마을과 춘천시 회복적 정의 운동 이야기가 발표되었다.
  국내 사례 발표자로 나선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 주건일 팀장은 “이웃의 현대적 의미와 일상적 갈등을 해결할 키워드는 시민의 자율성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과 캐나다 사례는 회복적 정의가 통합적으로 접근되는 회복적 도시모형 사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오후 들어 진행된 4세션은 회복적 학교로 성장하고 있는 부천동여중과 부천동초등학교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여 토크쇼 형식으로 학교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왜 회복적 학교일 수 있는지 그 핵심 가치를 알리는 데 주목했으며,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수업에서부터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회복적 가치가 내려앉은 모습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5세션에서는 회복적 정의로 공동체의 가치와 방향을 정한 두 조직의 이야기로 사단법인 ‘세상을 품은 아이들’의 명성진 대표와 부천YMCA의 김기현 사무총장이 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공동체 내부의 문제들이 회복적 정의를 통해 어떻게 새로워질 수 있었는가 또한 앞으로의 회복의 여정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 것인가를 소개했다. 특히 ‘세상을 품은 아이들’의 경우 범죄 이후 청소년들의 생활공동체에서의 삶과 사회적 재통합 과정의 균형이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회복적 생활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참여자들로부터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마지막 6세션은 컨퍼런스 참여자들과의 서클로 진행되었다. 회복적 도시 전망과 그 필요성을 질문과 답변을 통해 나누고 서클에서의 논의된 이야기를 종합해 부천시와 시민에게 전할 제안서로 채택하는 과정을 가졌다.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시민들의 자율성과 자발성을 가지고 진행한 컨퍼런스였기에 기쁨으로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고, 발전적인 회복적 정의 역사를 마음에 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역곡마을평화센터와 피스빌딩센터, 회복적생활교육연구소가 주최했다. 전체 컨퍼런스 디렉터는 회복적생활교육연구소의 정 진 소장이 맡았다. 회복적 도시 컨퍼런스는 제안서를 토대로 세부적인 논의를 전개할 계획이며, 앞으로의 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회복적 도시를 위한 제안서

 

 
  회복적 정의는 잘못된 행위가 발생했을 때 잘못한 사람에게 처벌을 줌으로써 사건을 바로잡고 종결지으려는 응보적 정의와는 달리 사람과 인간관계, 공동체에게 발생한 모든 피해와 책임, 욕구를 다루어 일차적으로 피해를 회복하는 과정을 만들고 잘못한 사람이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직면하여 자발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합니다. 회복적 정의의 관점에서 ‘범죄’는 사람들, 관계, 공동체에게 해악을 미친 것, 그로 인해 공동체의 평화를 침해하는 행위이고, 범죄를 해결한다는 것은 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범죄에 영향을 받은 공동체의 평온을 회복하고 향후 범죄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복적 정의는 비단 어떤 사건이나 범죄가 발생했을 때의 정의의 방식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전체를 아우르는 치유와 회복의 패러다임으로써 우리 사회에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는 가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회복적 도시(Restorative City)는 회복적 정의패러다임을 기초로 가정, 학교, 사법, 지역사회속에서 갈등이 예방되고 회복적 접근을 통해분쟁해결이 시도되는 문화와 시스템이 갖춰진 평화롭고 안전한 도시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부천시가 이러한 회복적 정의의 가치를 토대로 평화로운 ‘회복적 도시’가 되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부천시와 시민에게 회복적인 도시 디자인을 제안합니다.
 
1. 우리는 부천시와 시민의 삶의 자리가 보다 안전한 삶의 공간으로 변모되기 위해 마을마다 회복적 정의의 패러다임을 소개하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시민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어 회복적 도시로서의 시민의식이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조례제정 등 법적 기반 조성을 제안합니다.
 
2. 우리는 부천시가 회복적 정의의 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참여형의 회복적정의센터가 설립되도록 돕고다년간 부천 시민사회에서 강화된 운동적 기반을 부천시민의 미래 공동체적 대안으로 살려나갈 정책적 지원을 기대합니다.
 
3. 우리는 부천시의 학교 교육의 기초가 회복적 생활교육을 통해 구성되어 학급에서는 평화감수성과 회복탄력성, 회복적 공동체 모형을 경험하고, 갈등과 분쟁을 해결해 나가는 분명한 회복적 접근방식이 적용될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과 제도개선을 위한 3주체(시민-학부모, 교사, 학생) 회복적생활교육 협의체 구성을 제안합니다.
 
4. 우리는 부천시의 학교(취학 전~중등) 교사들이 회복적생활교육에 기반하여 학생들을 교육할수 있도록 각 학교마다 진행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교사들을 양성해 주기를 바라며 교사들의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지속가능한 지원체계를 제안합니다.
5. 우리는 부천시의 학부모들이 회복적 가정을 세워갈 수 있도록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회복적 정의 교육을 부모 평생교육의 차원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6. 우리는 ‘인천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과 ‘인천가정법원’에서 다뤄지는 청소년 범죄와 일반 형사 사건에 관하여 회복적 정의의 방식으로 접근될 수 있도록 화해권고제도가 활성화되길 바라며 이를 위해 법원과 부천시 회복적 정의센터와의 협의체가 구성되기를 제안합니다.
 
7. 우리는 부천시의 청소년 범죄 발생 시 경찰의 초기 대응과정에서 회복적 접근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찰 단계에서의 회복적 조치에 관한 법리적 검토가 이뤄지길 바라며 범죄발생 시 회복적 정의 모임을 진행할 수 있는 경찰관의 직무교육이 이뤄지고 안전한 도시 만들기를 위한 회복적 정의센터와 경찰 간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합니다.
 
8. 우리는 대장동 개발등 지역의 도시재생 및 변화에 관한 중대사안에 관해 회복적 정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시민과 시정부 간의 대화모임이 필요하며훼손된 것, 피해구조가 바로 잡힐 수 있는 전환이 필요함을 제안합니다.

  부천지역에서 회복적 정의운동은 학교와 학부모 그룹, 마을 단위에서 다년 간 이루어져 왔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몇 개의 마을에서는 자발적인 시민의 힘으로 평화센터가 세워져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평화센터가 세워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부천시와 시민들의 삶의 구조에 회복적 정의가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또한 부천시가 평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위의 제안들이 소통의 도구가 되기를 바라며 보다 세부적인 계획으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2018년 3월 24일
 
제1회 회복적 도시 컨퍼런스 참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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