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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시의원 후보에게 바란다 (4)
한효석 조합원  |  pipls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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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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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제안 4

부천에 사는 문화예술인에게 월 30만원 기본소득을 보장해주세요.
장기적으로는 문화예술인 3만명이 목표인데요. 우선 첫 해는 1000명만 지원해주세요.
(문화예술인 1000명이 어려우면, 문화예술 동호회 1000팀에게 주셔도 됩니다.)

   
 

이하이는 부천에서 석천초등학교와 상일중학교에 다녔대요.
지난 2011년 SBS ‘K팝 스타’에 출연하여 한국에서 찾아 보기 힘든, 소울 가득한 목소리로 준우승을 차지했어요.
별명이 '괴물 신인'이었다니 대단했던 거죠.
부천 사람들이 그때 ARS 전화로 지지를 많이 하고, 여기저기 현수막도 걸면서 이하이를 굉장히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엊그제 동네 마트에서 라면을 사가던 귀여운 꼬마, 바로 이웃에 살던 얌전한 여학생, 노래좀 한다 생각하면서도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 학생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두드러질 때까지 지역사회에서 이하이를 도와준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한때 부천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화예술인들을 보면
음악, 미술, 서예, 소설, 연극, 만화에만 매달려서는 먹고살기가 어렵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분이 아르바이트로 공사장 페인트칠 보조로 다니더니, 결국 지금은 꿈을 접고 페인트공이 되었습니다.

소설을 쓰는 분은 노가다로 생업을 유지하고, 음악인은 택배 기사로, 서예가는 학원을, 연극인은 알바를 뜁니다.

할리우드 거리에는 길거리 공연이 많아요. 악사도 있고, 마임을 하기도 하고, 분장 퍼포먼스를 하기도 하고, 마술도 보여줍니다.
서울 홍대 거리만 해도 지방 문화 풍토로는 어림도 없죠.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는 걸까요? 길거리 연주가가 모금통을 앞에 내놓았지만, 그게 생계에 도움이 될까요?
그나마 연주 실력이 낮은 분은 그런 돈이라도 받을까요?

오늘날 관공서가 돈이 가장 풍성한 곳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중앙 정부든, 지역 정부든 그 넉넉한 예산으로 하고싶은 것을 맘껏 합니다.

인문학 강좌를 열고 싶으면 열고,
클래식 공연을 하고 싶으면 하고,
지역 행사에 걸그룹을 부르고 싶으면 부릅니다.
어느 유명 작가를 대놓고 지원하여 작가기념관도 만들고 생활 터전도 내줍니다.

이러다보니 지역 문화예술인은 관공서의 눈치를 보고, 공무원 입맛에 맞게 굴어야 그나마 활동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활동 지원금을 넉넉하게 주지도 않으면서 제출서류는 복잡하고, 기준은 까다롭고, 싫으면 관두라며 문화예술인들의 자존심을 함부로 깎습니다.

그래서 어쩌자구요?
이제는 우리 지역 문화예술인 1000명을 추천받아 월 30만원씩 "지역화폐"로 기본소득을 보장합시다. 1인 연간 360만원 지원에 1000명이니, 1년에 지역예산이 36억원쯤 있어야겠네요.

(김만수 부천시장은 시청 안에 1000억원짜리 문예회관을 짓겠답니다. 부천은 재정자립도가 40%도 안됩니다.
그 1000억원은 1000명 문화예술인에게 달마다 30만원씩 30년을 줄 수 있는 돈입니다.
건물이냐 사람이냐, 어떤 것이 부천 문화예술을 진흥할까요?)

누굴 주냐고요?
동네 사람이 추천하든지, 학급에서 추천하든지, 동호회에서 추천하든지, 협회에서 추천하는 분에게 드리면 됩니다.

그걸 어떻게 믿고, 실력을 어떻게 확인하냐고요?
그걸 검증하려면 심사위원을 뽑아야 합니다. 검증 절차가 복잡해지면 월 30만원 받자고 이 짓을 하나 싶어서 아무도 신청하지 않습니다.

추천한 분들을 믿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드립시다. 지원자가 많으면 추첨으로 선정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명단을 시청 홈페이지에 올려, 누가 어떤 분야로 지원받는지 공개합시다.

그대신 그분들에게 하루 일당을 15만원쯤으로 쳐서 한 달 두 번쯤은 시민들에게 그 재주를 보여달라고 합시다.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을 지원받은 분이 한 달에 2번, 1년에 24번이니, 1000명이 모두 24,000번을 공연해야 할 겁니다.

처음에는 친구들 앞에서 시를 낭송하던 시인이 나중에는 동네공원에 산책나온 분들을 놓고 자작시를 낭송할 겁니다.
전교생에게 재주를 뽐냈던 청소년 춤꾼이 나중에는 부천역 광장에서 오가는 시민들을 즐겁게 하겠죠?
연극인은 전통시장 번영회와 약속하고 오가는 손님들에게 마임을 정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중앙공원에서 판소리 한 마당을 완창하는 소리꾼도 있고요.
화가는 연말에 24번을 한꺼번에 몰아서 그림 전시회를 열겠죠.

한 달 30만원은 문화예술인의 모든 생계를 보장해주지 않지만, 하루이틀 알바를 쉬고 생업을 떠나 자기가 하고싶은 문화예술에 몰두하는 기회를 줄 겁니다.

먼훗날 부천시민 90만명이 한 달 1만원을 부천 문화예술인에게 투자한다 생각하고,
우리 지역 문화예술인 3만명에게 달마다 30만원을 지불하고 그렇게 10년만 지난다면...

부천은 현관문을 나서면 문화예술이 생활로 살아숨쉬는, 진짜 문화 도시가 될 겁니다.
할리우드가 부럽지 않고, 홍대 거리도 부럽지 않습니다.

그리고 20~30년 뒤에 한국 문화예술을 휘젓는 사람은 거의다 부천사람일 겁니다.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제대로된 투자이며, 결실이 아름답습니다.

그 지역 단체장과 시의원이 미친 짓만 하지 않으면 예산은 모자라지 않습니다.

#부천시정책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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