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도 못하고 탈락된 분들에게

역대 임금들은 나라를 큰아들에게 물려준다고 기준을 만들었다. 기준을 만들어야 왕위 계승때 다툼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기준을 만들어도 계승할 아들이 없거나, 큰아들이 똑똑치 않거나, 작은 아들이 너무 현명하면 왕위 계승 과정에서 피바람이 분다.

그런 "왕자의 난"이 국사책에만 있는게 아니다. 삼성 재벌 3대 세습 과정에서, 이북 김정은 세습 과정에서 확인되었다.

요즘 우리 정치판도 똑같은 것 같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박영선과 우상호는 손을 잡으며 "정통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나서야 한다고 합의문을 작성했다. 박원순이 아들(민주당)은 맞지만, 큰아들(정통 민주당)은 아니라고 보았다.

일부 민주당원들이 "3선 피로감이니, 경망스럽다느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결국 박원순, 이재명이 적장자가 아니면서 왕위를 계승할까 불안한 거다.

심지어 일부 지지자는 우상호, 박영선도 큰아들이 아니라고 본다. 노무현 측근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니 다음 대통령은 전해철 또는 김경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과거에 손학규와 안철수가 민주당에서 겉돌거나, 오늘날 김문수와 이재오가 한국당에서 겉도는 것은 그 사람들이 적장자가 아니고, 적장자에 맞서다가 합류한 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며칠전 국회 추미애 당대표실에 민주당 중랑구청장 예비후보가 커터칼을 들고 나타났다.
"23년을 민주당원으로 살았는데, 경선조차 치르지 않는게 말이 되냐?"고 항의하였다.
민주당에서 중랑구청장 후보를 정통 관료로 단수 전략 공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런 걸 보면 23년 적장자도 지역에서는 낙하산에 맞서 아무런 힘도 못 쓴다.

따지고보면 추미애도 노무현 탄핵에 적극 동참한 정치인이다. 적장자니, 정통이니 떠들지만 칼자루를 쥔 사람들이 자기 세력 유리하게, 적당히 명분을 내세우고, 정치 일정을 생각하며 그때그때 기준을 만드는 것뿐이다.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정당은 언제든 당신을 버릴 준비가 되었다. 당신은 순진하게도 그걸 몰랐을 뿐이다.

사랑할 때는 아름답다.
컷오프에서 탈락한 중랑구청장 성백천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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