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소통레시피 ②

 
동생에 대한 속상함과 서운함으로 ‘갖다버렸으면 좋겠다’는 식의 표현을 하는 큰 애 때문에 걱정이라는 분들을 가끔 만난다. 심하게는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는 아이도 있다. 어떻게 내 아이가 그런 끔찍한 표현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엄마의 걱정이 태산이다. 이 때 흔히 하는 훈육의 방법은 비슷하다.

“아니 어떻게 동생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어?” 하면서 야단을 치거나,

“세상에 엄마, 아빠 없으면 달랑 너희 둘인데 형제끼리 서로 지켜줘야 하는거야~” 하면서 형을 달래면서 동생을 잘 돌보게끔 가르치려 한다.

그렇게 형을 혼내거나 타일러 놓고는 동생과 화해할 시간을 만들어 서로 ‘사랑해’를 외치며 포옹하도록 한다.

여기서 살짝 달리 생각해 보자. 형은 동생에게 사랑한다는 마음이 정말 생겼을까? 아마도 엄마가 동생 편만 드는 것을 보면서 더 속상해할지도 모른다. 다만 혼내는 엄마가 무서워서 시키는 대로 동생과 화해하는 척만 할 뿐이라는 생각을 안 해 보았는가.

 

형의 마음도 헤아리면서 스스로 동생을 돌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수용에 대해 잠깐 알아본다.

수용이라는 것은 자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 놓고 하라는 멍석을 깔아주는 태도이다. 네가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줄테니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자녀의 이야기에 “ 어, 그래~” 로 받아주며, 특히 상대의 감정만큼은 100% 모두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수용과 허용의 차이를 먼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의 사례를 통해 수용과 허용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보자.

 

동생을 갖다 버리자는 형의 마음을 수용하려면 우선 형의 감정을 무조건 100% 허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동생을 갖다 버리자고 하는 형 마음 그대로를 허용해 보기로 하자.

“ 동생을 갖다버리자고 할 만큼 화가 많이 났구나!”

“ 그렇게 많이 속상했어?”

“ 어떤 게 그렇게 화나게 만들었을까?”

하고 형의 마음을 먼저 달래주고 헤아려주는 것이 해야 할 일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동생을 갖다버리고 싶을 만큼 지금 많이 속상하다’ 것이므로 여기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만으로도 화가 가라앉고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형의 화가 난 마음을 알아주면 이성적 판단이 가능해지며, 엄마는 나도 사랑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결국 형은 동생을 갖다버릴 마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굳이 세상에 너희 단 둘이라는 충고와 제언을 그 때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내 동생은 내가 지키는 형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최숙희의 소통레시피

형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첫 번째 단계를 감정만의 허용이라고 하는 것이며, 동생을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 수용하는 방법이 된다. 만약 스스로 올바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마음을 풀어 준 후 찬찬히 설명하면 된다. 자신의 감정이 풀어졌기 때문에 이성적 사고가 충분히 가능해진다. 즉 허용으로 그냥 두자는 것이 아니라, 감정만 허용해 주고 올바른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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