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수당과 아동수당,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윤병국 후보는 일찌감치 지역의 중소기업, 전통상인,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으로 지역화폐 도입을 공약해왔다. 지역화폐는 자본이 지역에서 선순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지역 일자리도 늘리고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 성남시의 청년수당은 분기별 25만원씩 연간 100만원 총 100억을 지역화폐로 배당하여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살리면서 성남의 효자 제도임이 입증되었고, 윤 후보는 성남식 청년수당과 지역화폐의 부천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공약한 바 있다.

지역화폐 도입에 대하여 시장 후보자 3명이 찬성입장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장덕천 후보는 ’지역화폐 발행으로 아동수당 등을 지급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승호 후보는 ’부천 1년 예산의 10% 이상 부천지역화폐 발행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공약하고 있다.

부천 1년 예산 중 10% 1800억 지역화폐도 현실성 없는 공약이지만 특히 장 후보는 오는 9월부터 국가에서 시행하는 아동수당 1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고 공언하면서 오히려 지역화폐에 대한 저항과 불신만 키우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부천시의 0세~만5세 아동은 약 40,255명으로 아동수당 지급시 40억, 연 480억 예산이 소요되지만 국비가 80% 지원되는 사업이다. 장 후보의 공약대로라면, 전국적으로 0세부터 만 5세 아동이 있는 가구에 현금 10만을 지급하는데 부천지역만 국비를 받아 부천에서만 유통되는 화폐로 바꿔서 지급하게 한다는 것이다.

부천시와 성남시와는 조건이 다른데 장 후보는 이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성남시는 이미 청년수당을 지역화폐로 배당하면서 지역화폐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도시다. 가맹점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어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부천은 사정이 다르다. 제일 큰 문제는 지역화폐를 유통시킬 만한 시스템 구축도 가맹점 확보도 전혀 준비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선거 후 7월 곧바로 출발하는 시정부는 9월부터 시행되는 아동수당을 현금지급 하게 될 터인데 현금지급을 하다가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것은 저항감과 반대여론만 높아질 게 뻔하다.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고 육아에 필요한 곳에 자유롭게 사용하다가 공간과 사용처를 제한받게 된다면 부모들의 원성과 저항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역화폐는 시민홍보를 통한 공감대 형성과 소통, 가맹점 확보 등 시스템을 구축한 후에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수당 같은 국비 사업 보다는 청년수당처럼 전액 시비로 지원되는 사업을 시행한 후에 점차로 확대해나가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섣부른 시행으로 실패한 정책이 한 둘이 아니다. 장 후보는 철저한 준비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오히려 역풍으로 좋은 제도와 정책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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