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송내동에 있는 마을협동조합 ‘소란’ 공간에서는 색다른 가게가 문을 연다. 대안학교인 산학교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채식카페 ‘산식당’이 바로 그것. 버섯덮밥, 강된장 비빔밥, 마파두부 등 매주 다양한 메뉴들을 오로지 비건채식(육류를 포함한 모든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음)으로만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산학교 학생들이 채식카페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부터. 11월에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 대안교육 축제(IDEC)에 참가할 경비를 마련하고자 아이디어를 모으던 중, 주변의 조언으로 몸에도 좋고 환경도 살릴 수 있는 채식을 주제로 한 카페를 열기로 결정하였다.
약 2개월의 준비기간 동안 채식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실제 카페를 운영하기 위한 다양한 실무에 대해 알아가면서 오픈을 준비, 지난 5월 25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였다. 채식운동 단체인 ‘고기없는 월요일‘과도 연계하여 여러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채식카페 ‘산식당’은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한다. 요리도 서빙도 정산도. (사진-이새나)
 
하루 손님은 약 40여명. 주로 저녁 시간에 집중되는데 6~8시 사이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 중 한 명은 “학생들이 운영한다 해서 대견하기도 하고 흥미로웠지만 솔직히 맛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와서 직접 먹어 보니 맛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서비스가 아직 서투른 면은 있지만 앞으로 익숙해지면 좋아질 거라 생각된다,”라고 평을 하였다.
채식카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생들의 팀 명은 ‘ZEST(열정)’이다. ‘풍미, 맛’ 등의 숨은 뜻도 포함하고 있어 채식카페에 어울리는 팀 명이라 하겠다. 실제로 채식카페가 문을 여는 금요일에는 모든 학생들이 자기의 역할에 맞게 열정적으로 움직인다. 카운터와 물품 구입을 담당하는 학생, 주방을 담당하는 학생, 홀을 담당하는 학생...모두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움직인다. 한 학생은 “할 일이 무척 많고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사람들이 많이 와 주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산식당의 메뉴. 멸치육수도 넣지 않고 순수한 채식으로만 이루어진다. (사진-박신영)
 
채식카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교사는 “학생들이 처음부터 채식에 대한 신념을 가진 것도 아니고, 카페 운영에 대해 의견이 같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한 주 한 주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면서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합의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라고 하였다.
채식카페 ‘산식당’은 매주 금요일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열린다. 10월 말까지 진행되며 앞으로 공장식 축산에 반대하고 채식을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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