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3살이면 성적 자기결정권이 생기는데 투표권은 왜 없지?

수다쟁이 소녀들 (그림 : 박현숙)
청소년에게도 투표권을 주세요

 
: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 생활과 밀착해서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뽑는 선거거든. 그런데도 우리는 투표권이 왜 없는 거야?


 
: 만 13세면 성적 자기결정권이 생기는데, 투표권을 주는 게 낫지 않을까? 일본은 17세부터 투표권을 얻는데, 우리도 17세한테 투표권을 주어야 해. 앞으로 사는 것은 우리인데, 어른들이 정치인들을 다 뽑아놓으면 젊은이가 이끌어가는 사회가 아니라 이끌려지는 사회거든.


 
: 부천시장 임기가 4년이잖아. 우리가 지금 18살인데, 우리가 22살 때까지 하는 거잖아. 그런데도 시장을 우리가 뽑지 못하는 게 이상하잖아.: 친구들을 보면 생각이 없는 아이들이 많은데, 투표권을 주면 자기들끼리 짜고 몰빵으로 투표하는 애들이 많을 것 같아서 우리가 투표권을 갖는 게 두려운 감이 없지 않아서 조심해야 할 부분인거 같아.


 
: 책임감은 권리나 의무에서 오는 것 같아. 투표권을 주면 투표권을 잘 행사하려고 정보를 알아낼 것이고, 학교도 정보를 줄 텐데, 우리에게 투표권이 없으니 권리나 의무도 없어서 아무도 우리에게 정치나 선거에 대해 얘기해 주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봐.
또 연령대가 어린 친구들은 비교적 진보가 많잖아. 잃을게 없으니까. 젊은 친구들이 많아질수록 보수가 설 곳이 없을 거야. 그래서 어른들이 반대하기도 할 거야.


 
: 맞아. 내 주변에 생각이 성숙하지 못한 친구들이 있지만 그 친구들이 계속 모르는 상태로 있는 게 아니거든. 투표 연령대를 낮춰서 직접 투표를 하면서 내가 잘못 뽑아서 망가졌다고 몇 년 동안 느끼면 나중에 좀더 투표를 잘 하리라 봐. 한참 공부할 때니까 정치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 말은 잘못된 거야.


 
: 응. 당장 성인되어서 투표권이 생겼을 때, 각 정당이 뭐가 다른지를 모르잖아. 나랑 뭐가 맞는지도 몰라서 정작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을 것 같아.


 
: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과거 정당의 행적들을 알려줬으면 좋겠어. 과거에 어떤 정당이 어땠는데, 사회적인 여파가 어땠는지 정도는 기본적으로 배워야 해. 과거 있었던 일들을 보면 그 정당에 속했던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대충 알 수 있잖아.

집에서 정치나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한다

 
: 거의 안하지. 선거가 끝나면 서민에게 돌아오는 게 별로 없고, 뭘 하든지 정치인 자기네들 마음대로 하고. 부모님도 맨날 뉴스를 보면서 욕만 하시지. 답이 없는 거지.


 
: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이 그러셨는데 선거에 나오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그나마 괜찮은 사람을 뽑는 거라고 그랬어. 우리 부모님도 정치 얘기를 하긴 하시는데 딱히 좋은 이야기가 안 나와. 우리 앞에서 정치 얘기를 잘 안하려고 해. 내가 아직 청소년이잖아. 그래서 내가 들으면 정치를 부정적으로 생각할까봐, 부모님이 우리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봐 자제하시는데. 그래도 뉴스 보면서 욕하는 건 못 참으시지.


 
: 우리 부모님은 관심이 하나도 없어. 집에 홍보물이 오면 투표하기 전에 보시긴 하는데, 평소에 뉴스는 안 보고, 연예 소식만 보신다구.


 
: 우리 집도 선거, 정치 얘기하는 거를 많이 못 봤어.


 
: 피하는 게 맞는 것 같아.


 
: 어른들이 정치인들에게 데이다 보니까 그냥 니들 마음대로 해라. 나라꼴 참. 하는 느낌이지.


 
: 지들끼리 권력 나눠먹고 재물 나눠먹고 그러다가 임기가 끝나니까.


 
: 그런데 우리가 외면하면 안돼. 정치인들이 원하는 게 국민들의 외면, 무관심일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계속 투쟁하고 항의해야 해. 한국 역사를 보면 조용히 해서 이루어진 게 없어. 다 싸우고 죽고해서 뒤집어졌어. 지난번 촛불 혁명도 국민들이 나서서 싸워서 이루어진 거거든. 그래서 우리도 외면하면 안돼. 모르는 척 하면 정치인들이 다 해먹고 우리들은 굶어 죽습니다. 그러니까 계속 싸우자.
 
: 싸우자, 맞서 싸우자, 이기자!

 

부천에 살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

 
: 일단 신호등을 더 만들어야 해. 애들이 무단 횡단을 많이 하다가 사고가 많이 나거든. 그리고 학생 복지가 너무 열악해. 학교 폭력 대처도 너무 구려. 애들이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학교 폭력 문제도 어느 정도 있는데 그런 문제를 대처할 때 너무 약한 것 같아.


 
: 나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갈 때 적응을 엄청 못했어. 거기에 대해서 뭔가를 해줬으면 좋겠어. 학교에 적응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학교 또는 외부기관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어. 애들이랑 더 친해질 수 있게.


 
: 학교 근처에 유흥가를 좀 없앴으면 좋겠어. 학교문을 나서면 100m 내에 술집이 한가득이야. 그리고 학교 화장실에 생리대를 좀 비치해줬으면 좋겠어.


 
: 중학교 때는 생리대를 주긴 했는데 고등학교에는 아예 없어. 갑자기 생리를 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사고, 보건 선생님한테 부탁하니까 한숨 엄청 쉬면서 이런 걸 왜 자기한테 부탁하냐고 그랬어.


 
: 학교 규칙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 정말 문제가 많아. 학교는 작은 사회라고 하면서 규칙들을 다 지켜야 된다고 강요받거든. 이상한 규칙이 너무 많아. 삭발을 하면 안 되고, 양말 색깔도 정해져있고, 액세서리도 불가하고, 선크림도 못 바르게 하고.


 
: 우리가 그런 걸 한다고 불량해지는 것도 아니고.


 
: 반지나 팔찌를 하면 공부한는데 버퍼가 생기나?


 
: 선생님들을 뽑을 때 페미니즘 교육 좀 시켰으면 좋겠어. 선생님들 발언의 기저에 여성혐오가 아예 깔려있는데 애들은 그걸 보고 들으면서 자라고 있잖아.


 
: 체육 쌤이 안희정 불쌍하다고 그러고. 남자는 짐승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그러는 거야.


부천에 사는 자부심이 생기려면

 
: 1km 내에 성범죄자가 17명이 있습니다!


 
: 어떻게 학교 주변에 성범죄자가 10명이 넘냐? 그 정도면 박수 쳐줘야 해. 학생들 많은 학교 주변에 성범죄자가 살게 어떻게 놔두지?


 
: 부천이 어디 가기엔 좋아.


 
: 맞아. 서울가는데 지하철 그런거 잘 되어있어서 좋아. 교통편이 좋고. 어딜 가든 수월하게 길 찾기도 쉽고 좋아. 주변에 김포공항도 있고. 버스도 잘 다니는 편이고. 지하철도 많고. 그런데 부천종합운동장은 왜 있는거야?
 
: 그거 좀 있으면 놀이공원 철거 된대.


 
: 이미 그거 망했어. 운행 안한지 엄청 오래 됐잖아. 종합운동장에 있는 큰 스타디움 왜 있는지 모르겠어. 내가 마지막으로 본건 2013년에 부천이랑 화성인가 안산이랑 축구 경기하는게 끝이었어. 스타디움 저거 많이 안 쓰면 차라리 철거했으면 좋겠어.


 
: 벚꽃축제랑 진달래 축제도 너무 부실하지 않냐? 맨날 노래자랑밖에 안 해. 밤에 쓸데없이 LED만 빛나고 있어. 차라리 그거 유지할 돈으로 사람들이 놀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어.


 
: 부천은 엄청 외곽인 곳만 아니면 문화생활 즐길만한 것도 많고, 할 게 많은 그런 도시인데, 쓸데없는 것도 많아. 도전 정신이 강한 건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많아.


 
: 가끔 텔레비전을 보면 부천 만화축제 얘기가 크게 나오잖아. 만화가들도 오고. 그런데 정작 부천 시민들은 축제에 많이 안가지만. 부천이 문화 행사는 정말 많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해. 영화제도 그렇고, 영화배우들이 부천 오면 신기해.


 
: 부천 만화 축제는 너무 화납니다. 제가 2012년부터 꼬박꼬박 갔는데 홍보하는 것에 비해서 행사도 너무 적고 볼게 없어. 그래놓고 판타지아 부천 이러면서 자랑하더라구. 요즘에 웹툰 시장이 크니까 그걸 노리던가, 전시할게 있으면 작가를 초청하던가 해야지 그런 거 하나도 없어. 홍보부스에 방향제 만들기 그런 것밖에 없어.

 
: 부천이 왜 복사골이냐?


 
: 복숭아 나무 이제 없어. 다 죽었어. 복숭아 다른 곳에서 가져오잖아. 여기서 키우다가는 미세먼지 폭탄 맛 나고 매연 맛 나.

차가 많고, 변두리는 어둡고

 
: 아, 나 말할 거 생각났다. 종합운동장 있는 쪽에서 중동 가는 가구단지 쪽이 진짜 차가 엄청 막혀. 내가 금요일 저녁에 6시 30분에 아빠차 타고 세종병원으로 출발했는데 세종병원에 도착하니까 7시 50분이야. 그런 교통문제 좀 해결해줬으면 좋겠어. 차가 너무 많아.
 
: 종합운동장 가는 길에다 초등학교 주변에 있는 어린이 안전구역 같은 곳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 종합운동장 가는 길도 어두워서 무섭고.


 
: 소사역 쪽에서부터 돌아오는 길이 너무 험악하고 가로등이 있어도 무섭고. 할머니 병문안 때문에 가는데, 세종병원에 가는 길부터가 너무 어둡고 스산하고 그래. 뭘 만들던지 해야지.


 
: 산쪽이고 그렇다보니까, 순찰차도 많이 돌았으면 좋겠어.


 
: 정책 내용, 정산한 것들을 사이트에 쉽게 올려서 보여줬으면 좋겠어. 자기네만 보지 말고.


 
: 안 쓰는 건물들을 좀 제대로 살렸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리 부천의 프라이드는 만화축제랑 영화제 밖에 없는데 만화축제 찾아오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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