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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진짜’ 경험을 원한다.숲에서 아이와 놀자-37
정문기 대장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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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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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에는 에피소드를 몇 개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에피소드1.
숲에 들어온 노부부와 손녀(약3~4세)의 대화
손녀 : 할아버지 모래 놀이 할래요
할아버지 : 그래, 옷은 걷고 하자 (옷의 팔 부분을 걷어주려고 한다)
할머니 : 안 돼! 모래 만지면 안 돼. 지저분해. 모래 만지면 음식 싸온 것 안 줄거야
할아버지 : 00야 모래 만지면 음식 못 먹는데... 가자. 오늘은 00까지 가는 거야
손녀 : (시무룩해하며 다시 길을 걷는다)

에피소드2.
폭우와 비바람이 많이 치는 날 아이와 엄마의 대화
아이 : 엄마 비가 엄청 많이 와요. 길이 시냇물처럼 흘러요. 숲에 가도 되요?
엄마 : 안 돼. 비가 이렇게 많이 오고 천둥번개도 치는데 위험해. 그리고 옷 젖고 돌아다니면 감기 걸려. 안 돼

   
 

호기심’ 보다 ‘안전’이 먼저인 사회

위 에피소드에서 두 가지 관점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은 보호자의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의 관심과 호기심을 알아주지 못하고 막는 보호자의 행동과 말들이지요. 일반적인 부모와 보호자들은 호기심보다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부터 받아온 주입식 교육과 최근에 사회적으로 안전에 대한 이슈가 강조되면서 부모들이 생각하는 경향도 안전쪽 으로 치우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인도의 철학자 유지 크리슈나무르티는 "생각은 과거의 기억이므로 항상 과거에 붙잡혀 있다. 그래서 과거의 기억은 다른 생각에 폭력적이다. 문제가 있을 때만 과거 기억을 사용하고 사용 후 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경험하지 못하고 부모의 과거 기억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호기심은 경험에 의해 충족되는데 경험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경험이 더 많아져 우리 아이들이 커갈수록 자기주도능력이 점점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안전을 위해 간접경험만을 배우는 아이들

안전을 무조건 강조하다 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서 아이들의 활동이 정말 너무 위험한 것일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안전 이슈의 대부분은 실제 경험이 아닌 뉴스, 인터넷 등을 통한 간접경험인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자연에서 생존을 담보로 직접 경험하던 것을 1400년부터는 책으로 1920년부터는 라디오로 1960년부터는 TV로 2010년부터는 핸드폰과 스마트폰으로 간접경험이 확장되어 왔습니다. 그 확장된 영역만큼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되었고 더 많이 안전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안전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는 더 많은 제약을 만들게 되었고 아이들은 더 많은 경험을 박탈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TV프로그램들 중 [정글의법칙], [나는자연인이다], [삼시세끼], [우주를 줄게], [숲속의 작은집] 등등 자연을 소재로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현대 도시인들이 자라면서 박탁된 직접 경험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의 직접 경험은 평생의 소중한 기억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소설 중에 '소나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작품을 떠올리면 소나기 내리는 풍경에 소년, 소녀가 비를 피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또 바닷가 아이들을 떠올리면 모래성 등을 만드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을 직접 경험한 느낌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됩니다. 비와 모래로 인해 감기와 장염 등 혹시 걸릴 수 있는 질병 때문에 평생의 추억을 포기할 분들이 계실까요? 어느 누구도 어린 시절 모든 상황을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진짜 느낌이 있는 그 순간만을 기억하며 오래 간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소중한 기억은 어쩌다 만들어진 우연이 아니라 희노애락의 다양한 경험의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순간의 기억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숲에 모기가 날기 시작했습니다. 날벌레도 많습니다. 처음엔 심심할 수도 있죠.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순간순간이 모여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아이와 꾸준히 숲에 가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첫번째 금요일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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