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가 만연한 대학

내가 대학교에 다니던 1970년대도 아닌데 아직도 일부 대학 교수들이 대학생, 대학원생들 푼돈까지 빼먹는군요.
국가가 지원하는 연구사업에 한 대학원생이 참여했는데, 인솔교사가 식비 5만원과 교통비 5만원을 법인카드로 지불하고도, 참가한 학생들에게 그 비용을 따로 걷었습니다.

1970년대초 내가 대학교에 다닐때 30명 국어과 대표를 하였습니다. 역사과는 답사를 갈 때 학교 지원을 받는 것 같던데, 국어과는 학년대표가 학생들에게 과비를 걷어 이것저것 잘 썼지만, 학교 지원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대학 3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국어과 학회장이 되었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우리가 입학할 때부터 해마다 낸 졸업여행비를 국어과 어느 교수가 보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선배 학회장에게 학생 돈을 왜 교수에게 맡기고 용돈을 타쓰듯 불편하게 하냐는 질문에 그것이 관행이었다는군요.

내가 그 교수에게 찾아가 우리 학년 졸업여행비를 달라고 하니, 교수는 본인이 알아서 대충 주었습니다. 우리 이전 졸업한 과대표가 맡긴게 그 정도라는 식이에요.
완전 주먹구구식이었습니다. 회계 장부나 납입 서류가 없으니 더 따지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해 3월 신입생 입학할 때 모든 국어과 학생들의 과비, 졸업여행비 같은 각종 자치회비를 시중은행에 내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걷은 졸업여행비는 각 학년 여행 시점에 맞추어 1년, 2년, 3년 정기예금 통장으로 만들어 각학년 대표에게 넘겨주었어요.
과비는 과대표 도장과 보통예금 통장을 만들어 입금하여 내가 관리하고 각 학년 행사에 보조하며 회계장부에 기록하였습니다.

국어과 전 학년 자치회비를 관리하던 그 교수가 나를 호출하였습니다. 니가 왜 맘대로 그런 짓을 하냐는 식이었지요.

우리가 성인인데, 그렇게해야 교수님 일거리를 덜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고, 회계는 분명한 것이 오해를 사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그 교수 전공과목은 C 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다음 학회장에게 보통예금 통장과 회계장부를 넘겨주며 그 교수를 경계하도록 신신당부하였지요. 아마 후임 학회장도 정기예금 통장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주었을 것입니다.

알고보면 그 교수는 해마다 학기초에 각학년 대표가 걷어온 목돈을 받아서 학생들에게는 찔끔찔끔 푼돈으로 내주었습니다. 그것도 다 주지 않았고요. 졸업여행비도 잘라 먹었습니다. 이자는 더더욱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 교수가 이런저런 핑계로 타냈을 국가 예산을 학생들에게 준 적이 있을 리 없었습니다.

이렇게 40년전에 학생들에게 해먹던 짓을 지금도 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부 교수들은 하나봅니다.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