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 거부자 인정하다

어제 양심적 병역거부(양병거)가 인정되었습니다. 앞으로 신념에 따라 군입영을 거부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대체 복무를 할 수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논술 공부할 때 단골 주제였습니다.
"국가와 개인의 갈등"이고, "국가질서와 개인행복"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한 문제를 잘 이해하면, "좌측통행, 학칙과 교복, 규제와 규칙"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한꺼번에 해결되었습니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대체 복무 기간이 군복무 기간보다 길어야 한다고 주장하네요. 대체복무가 군복무보다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일부에서는 부잣집 아들이 합법적으로 병역을 피할 거라고 못마땅해 하기도 합니다.

대만은 2000년에 전격적으로 대체복무를 도입합니다. 문제 제기는 한국에서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먼저 시작했는데, 문제 해결은 대만이 먼저 했다고 했지요.
우리나라는 2001년 불교신자인 오태양씨가 양심적병역 거부를 선언하면서 이 문제가 여호와의 증인에만 해당되는 문제에서 벗어났고, 나중에는 무신론자가 병역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대만은 처음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16년씩 감옥에 보냈습니다. 그때 한국은 보통 3년을 구형했고요. (2000년대 들어서 1년 6개월 구형.)

말하자면 20살에 감방에 가서 36살에 감옥에서 나올 망정, 대만 여호와의증인 신도들은 징집을 거부했던 겁니다.

대만에서 이게 너무 가혹하다고 보던 참에, 한국에서 양심적병역거부 운동이 일어나면서, 대만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양심적병역 거부자 문제를 해결한 겁니다.

대만도 처음에는 현역 입영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할까 싶어 대체복무 기간을 병역 의무 기간보다 길게 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악용 사례가 거의 없어 지금은 복무 기간이 현역과 같습니다. 월급도 현역과 같습니다.

오히려 대만에는 대체복무가 현역 복무보다 빡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집총을 거부한 양심적병역 거부자들이 몸은 고달프지만 맘이 편하니까 잘 적응한다고 합니다.

손흥민과 조현우가 내후년에 군대를 가야 한다니까, 병역 특혜를 주라고 청와대 청원이 쇄도한다네요. 대만에서 야구선수가 대체복무로 대신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대체복무제가 있습니다. 공익 근무요원, 방위산업체 근무자, 예체능인, 국제협력종사자 등 다양한 형태로 대체복무를 인정하고 있죠.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그 제도에 양심적병역 거부자(종교인)를 한 줄 더 써넣으면 됩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으로 군복무를 마치게 하는 것이니 손흥민과 조현우가 곧 대체복무 혜택을 받으리라 봅니다.

 

대체복무를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받아들이면 안되고요. 다른 방식으로 국가에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사람으로 이해해야 옳습니다.

이 참에 자해하여 군대를 가지 않으려던 사람들도 대체복무를 권장하면 좋겠습니다. 제 손가락을 자르고, 멀쩡한 관절을 수술하여 군대를 가고 싶어 하지 않는데, 그 사람이 군대에 가서 애국하리라 보지 않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일로 군복무를 대신하게 하는 거죠.

돈많은 부잣집 아들은 돈을 내게 해도 좋을 겁니다. 일명 "기부금 병역 면제"라고 할 수 있죠. 돈으로 애국하게 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못 받아 들일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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