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콩시루 “심쿵 뻔뻔한 공정여행”이 네 번째 여행이다. 분주하게 아침7시30분에 삼삼오오 모여서 부천 상동역에서 출발하였다. 인원 체크를 하니 운전석만 빼놓고 자리가 만석이 됐다. 허은영 회장님의 간략한 인사말에 이어 신민정 선생님께서 주의사항 및 공정여행의 의미에 대해서 환기 시켜 주셨다. 그러면서 이렇게 많은 인원이 이동하는 것은 공정여행에 벗어난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무래도 많은 인원이 차에 타면 에어컨도 계속 틀어야하고 자연도 훼손할 수 있는 환경적이 이유에서 라고 덧붙여 주셨다.

 두 시간 남짓 지났을 때 첫 번째 행선지인 월류봉에 도착했다. 월류봉은 달이 머물러 가는 봉우리라고 했다. 잠깐 내려서 주변 정경을 보고 사진도 찍기로 했다. 산봉우리가 여섯 개인데  봉우리 봉우리마다 달이 머물러서 감상하고 갈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산봉우리 사이에 누각과 하천이 옛날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 절경을 이루었다. 해설 선생님께서는 “월류봉은 사람이 없는 한적한 새벽이 더 정취에 취할 수 있다.”고 하셨다. 아쉬웠지만 발길을 옮겼다.

 

 

 

월류봉에서 10분 남짓 차를 타고 가자 두 번째 행선지 백화산아래 위치한 반야사에 도착했다. 절의 입구 일주문을 만났다. 대웅전이 있는 뜰에 오르기 전에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미션을 주셨다. “반야사에 가면 호랑이 있으니 찾아보세요.” 아이들이 앞장서서 가고 어른들은 뒤 따라갔다. 하지만 두리번두리번하면 찾아봤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힌트 사진을 보고 산의 정기를 누르기 위해 템플스테이 건물 산기슭에 파쇄석이 신기하게 꼬리를 쳐든 호랑이 형상을 하고 있었다. 정말 사람이 일일이 카드섹션을 한 것처럼 호랑이 모양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오래된 국보급 탑과 반야사가 통일신라시대 대중 불교에 힘쓰셨던 원효대사 때부터 지어진 오래된 사찰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진짜 우리 조상들의 불심은 대단하신 것 같다.

 

주변 경관을 둘러볼 수 있도록 10여분 시간을 주고, 문수보살전으로 함께 올라갔다. 거리는 15분~20분 정도 걸리는 거린데, 올라가는 길이 가팔라서 숨이 턱에 차올랐다. 올라간 문수보살전은 주위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고 호랑이 형상도 한눈에 들어와서 장관을 이뤘다. 내려오는 길은 계단으로 되어있어서 그나마 수월했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니 아주 폭 넓은 하천이 흐르고 있었다. 구름이 그늘은 만들어줘서 바위에 앉아서 숨고르기를 했다. 선생님께서는 이곳이 ‘세조 목욕터’라고 하시며 세조와 문수보살의 일화를 설명해 주셨다. 어느 날 세조의 꿈에 단종의 어머니 현덕 왕후가 나타나 자신의 아들의 왕위를 빼앗은 행위를 질책하며 세조에게 침을 뱉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꿈을 꾼 뒤부터 세조의 몸에 종기가 생겼고 세조는 치료목적으로 목욕하러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반야사 세조목욕터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어떤 동자승이 나타나서 등을 좀 밀어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그 이후 종기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동자승이 다름 아닌 문수보살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세조가 문수보살을 기리기 위해서 문수보살 전각도 만들고 그림과 조각도 하게 했다고 한다.

 여러 곳을 둘러봐서 너무 허기도 지고 배가 고팠다. 세 번째 장소는 점심을 먹기 위해 와인코리아로 출발했다. 올갱이 해장국, 와인 삼겹살, 김치찌개, 돈까스를 취향에 맞게 회장님께서 미리 주문 해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식사를 마치고 와인 족욕체험장에 갔다.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드라이 와인, 아이스와인 등 족욕을 하면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시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있다 보니 시음 잔이 와인 잔이 아니라 종이컵이어서 와인의 풍미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래도 아침부터 힘들었던 발바닥과 종아리를 따뜻한 물에 담그고 물장구도 치고 포도넝쿨도 감상했다.

 

 
네 번째 장소는 영동 지역의 아픔을 간직한 지역 노근리 평화공원이다. 이처럼 지역민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는 여행을 다크투어라고 한다. 노근리 평화 공원은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 때 돌아가신 영혼을 추모하고 살아남은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공원이다.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은 1950년 6.25전쟁발발 당시에 미군이 피난 가는 노근리 인근 주민들 속에 북한군이 침투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경부선 철도 아래와 터널, 쌍굴다리 속에 피신하고 있던 마을 주민 수백 명을 무차별 사격하여 300여 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쌍굴다리에는 총알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이렇게 희생된 양민은 젖먹이와 학생 그리고 여자들 노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인 젊은 세대와 학생들에게 우리 현대사에서 잊혀 진 과거의 역사적 현장에서 올바르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박물관에서 영상과 외부에 전시 된 조각상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 졌다. 다시는 가슴 아픔 일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겠는 다짐도 했다.

 숙연한 분위기를 뒤로한 채 마지막 여행지 황간역으로 출발했다. 하루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고 해서 건너뛰자는 의견도 있었던 장소인데, 진짜 안 갔으면 후회할 만큼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 놓은 작은 시골 간이 역이다. 황간역은 유동인구가 없다는 이유로 패쇄 위기에 처했을 때, 황간역의 강병규 전임 역장님을 필두로 하여 항아리에 시와 그림을 그려서 황간역 주변을 꾸미고 문학인들에게 문화의 공간도 제공해 주며, 여러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 있게 영감을 주는 고향역이다. 철로도 정감이 가고, 역에서 보이는 큰 벽화도 예술적으로 작품으로 완성도와 여러 사람들의 마음과 정성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국악과 포도축제가 유명한 영동에 가족들과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가족여행을 즐기고 싶은 장소 이다. 여러 권의 장편 소설을 읽은 것처럼 하루가 길고 알찬 공정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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