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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 일상을 고민한 철학자, 사회학자. 그리고 '도시권'
김신양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회장)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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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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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리 르페브르

나의 선배 ㅇㅇㅇ박사는 내게 앙리 르페브르에 대해 종종 얘기해주었다. 정치철학을 전공한 그가 앙리 르페브르의 형이상학을 주제로 논문을 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르페브르가 가진 인생 이력과 사상 때문이었다.

우리 둘 다 빠리10대학인 낭떼르대학에서 학문을 했는데, 앙리 르페브르는 50이 넘어 학위를 따고 65년에서 68년까지 낭테르대학에서 교수를 했다. 그리고 68년 5월이 낭떼르 대학에서 시작된 건 그가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후 그는 빠리도시연구소에서 그의 직업경력을 마감했다.

그는 지배받지 않는 일상을 사유한 철학자이다. 선배가 내게 자주 한 말이 있다. “혁명의 순간을 짧다. 그 다음은 긴 일상이다” 그 일상을 어떻게 조직하는가가 혁명이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정치권력의 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다 고민하고 책임져 줄 수 없기에, 스스로 우리의 삶을 조직해야 한다. 그것도 창조적이고 예술적으로.

그러다보니 그가 도시문제를 고민하는 사회학자로 진화했는지 모르겠다. 그는 도시가, 지배받는 일상의 공간이 예술적 봉기의 장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 때문일까? 선배는 내게 강변하곤 했다. “왜 시골은 좋은 환경이고 도시는 나쁜 환경이어야 해? 도시 공간을 어떻게 조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오히려 창조적인 상상력이 필요한 건 도시야. 도시에서의 삶의 질을 포기하지 않아야 거기서의 삶도 살만한 곳이 될 수 있어”

그의 이런 생각이 ‘도시권’ 혹은 ‘도시생활권’으로 표현된 듯하다. 그리고 1968년 그는 ‘도시권’이라는 책을 발표했다. 이후 ‘시골에서 도시로’, ‘도시의 혁명’, ‘공간의 생산’이라는 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지역관리기업에 대한 책을 준비하면서 단지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의 주민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평범한 도시생활자의 일상의 고통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도시생활자이기에 소비와 번영의 혜택 대신 감내하기를 강요당하는 낮은 삶의 질이 부당하다는 생각. 그 저변에는 오래 전 선배와 자주 주고받았던 대화가 있었던 듯도 하다.

지방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고, 아직도 그러하다. 하지만 있는 동안에 내가 사는 이 곳을 방기할 수는 없다. 도시에서 돈 벌고 시골에서 소비하는 분리주의가 되지 않으려면, 도시에서 감내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감내하지 않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지방을, 시골을 도피처로 생각하지도 않아야 한다.

일상의 운동이 주민운동이다. 한국의 도시빈민운동과 생산공동체운동에서 시작된 도시에서의 저항의 운동이 보다 창조적이고 일상적인 모든 도시생활자의 운동으로 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할 것 같다. 사회적경제로만 표현할 수 없는,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다른 전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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