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울타리에
기럭지 짧아진 해 하나 걸어놓았다
거울이 따로 없다
막바지 꿀을 모으는 벌들과
다홍치마 입은 나무들이 모였다
수 틀린다는 말
멀찍이 던져놓고
평화의 가온에 빛이 든다
탄내 나도 좋다
깨도 볶고 전어도 구어보자
볼우물 가득 도토리 문
하늘다람쥐도 함께 했다
아, 좋다
아침 햇귀에 귀 씻는 이 기분
맨드라미 꽃봉우리에 맺힌
이슬 한방울 마시는 이 기분
나팔꽃이
평화의 줄기 타고 피었다
한도훈 조합원 (시인, 향토역사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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