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이하의 아이들 몇 명이 엄마와 함께 숲을 찾았습니다. 다양한 아이들이 모이다 보니 활동도 다양하게 하게 됩니다. 그 중 엄마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아이들이 있는데 대부분 아주 활동적인 아이들이죠. 엄마의 시선에는 있지만 손이 뻗치지 않는 곳으로 자꾸자꾸 나아가는 아이들입니다. 이런 성향의 아이들은 언제 어디로 갈지 몰라 엄마가 항상 따라다녀야 하는 체력적 어려움이 있지요. 얼마 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자기 어깨 높이의 벤치에 기어 올라가 있다가 엉거주춤 하더니 불안한 모습으로 망설이다 뛰어내린 것입니다. 엄마는 놀라서 황급히 다가갔지요. 아이는 바닥에 주저앉아 멀뚱멀뚱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벤치에 올라가 뛰기를 반복합니다. 제가 모임 시작 전 아이들의 자유를 강조하다 보니 어머님은 말리지도 못하고 소리도 못 지르고 안절부절 하며 지켜보다 물으셨습니다. “아이가 벤치에서 뛰어내리는데 어떻게 해요?” 저는 “그냥 두세요.”라고 대답하며 속으로 ‘가급적 이 자리에서도 계시지 말고 멀리 계셨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했지만 차마 이야기는 하지 못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어미님은 그 자리에 머물며 불안한 시선으로 아이를 쳐다보고 계셨죠. 아이는 몇 번 더 하더니 다른 곳으로 자리를 떴습니다. 아이가 위험해 보이는 행동을 하는 사례는 많습니다. “아이가 이것저것 안보고 뛰어다녀요”, “아무 곳이나 기어 올라가요”, “돌을 집어 던져요” 등등 아이를 키워본 부모님이라면 많이 경험하신 내용이죠.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행동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직 사회적 규칙도 모르고 주변의 시선도 모르기 때문에 내면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들은 순간순간 행복하고 더 많이 웃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하고 싶은 욕구를 가로 막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도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면 눈에서 아른거리고 머리에서 생각이 맴돕니다. 그런데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한 아이들은 당연히 더 자주 더 많이 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충분히 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알고 싶은 것을 알았다면 우리는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충족된 욕구는 다시 하지 않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배부르면 안 먹고 배고프면 먹고, 맛있으면 먹고 맛없으면 안 먹고, 뛰어 보고 싶으면 뛰고 위험할 것 같으면 안 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죠.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한다면 욕구를 충족시켜 주세요. 아이들에게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자유가 필요하고 자유를 주기 위해서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구가 생기는 것은 자유로운 환경일 때 가능합니다. 부모가 말과 몸으로 막아주는 것이 아이에게 신체적 안전은 줄 수 있으나 정신적 자유를 뺏을 수 있는 것이지요. 아이가 자기 마음의 소리를 충실히 따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원하거나 사회가 원하는 소리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듣고 행동하는 것이 행복한 삶에 더 가까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자유로운 환경을 주려면 부모와의 거리가 중요합니다. 아이의 정신적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거리 그리고 신체적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세요. 공원, 숲 놀이터 등에서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필요시 거리를 두고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런 공간에 형, 누나 등의 롤모델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아이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 보입니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행동하는 시간이 아닐까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주인공이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진정한 삶을 연금술로 비유하며 연금술이란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충실히 살아갈 때 완성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내가 아닌 남이 원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아이의 삶도 즐겁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는 커서도 자신의 삶을 살 수 없게 되어 불행하게 될 것입니다.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만족한 돼지보다는 불만족한 사람이 낫고, 만족한 바보보다는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에게 진정한 행복을 주려면 자유부터 줘야하는 이유입니다. 가을의 맑은 공기도 마실 겸 근처 공원이나 숲에 아이와 함께 가셔서 자유로운 자연의 느낌을 한껏 느껴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첫번째 금요일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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