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어린이집, 우리노리어린이집, 산방과후, 산학교는 ‘우리 아이 함께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교육 공동체들이다. 올 해는 이 네 곳의 아이들이 모여 봄에는 단오잔치를 하고 가을에는 연합운동회를 하자고 하였다. 그래서 지난 6월 단오잔치에 이어 10월에는 산학교에 모여 연합운동회를 하였다.

 강당에 모여 네 곳의 아이들이 고루 섞여 모둠으로 나누고 이름표를 붙이면서도 운동장으로 가고 싶은 몇 몇 아이들의 엉덩이는 벌써 들썩였다. 인사를 하고 운동장에 모인 아이들은 동그랗게 원으로 손을 잡고 오늘 하루 재미지게 놀아보자며 강강술래로 운동회의 문을 열었다.
 처음 시작한 놀이는 동그란 통에 신발을 던져 넣는 경기였다. 거리상 그리 멀지 않아 쉽게 넣을 수 있을 것 같아 호기롭게 던져보지만 여기저기에서 아쉬움의 탄성이 들렸다. 자기 차례가 되면 심호흡을 하며 긴장하기도 하고, 자기 모둠의 동생이나 형, 누나가 던질 때는 잘 해라 응원을 하기도 했다.

 
 

두 번째 놀이는 두 사람이 한 발씩 두 발을 묶고 달리는 2인 3각 놀이. 하나 둘, 하나 둘 박자에 맞춰 오른 발 왼발 옮겨야하는데 이게 의외로 연습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몸 따로 마음 따로 인데 아이들은 제법 입으로 박자를 맞추고 발을 맞추며 반환점을 돌아 골인하였다. 모듬별로 진행하다보니 이기고 지는 것에 아쉬움이 있기도 했지만 산집이나 우리노리 동생들은 승부에 상관없이 들썩들썩 놀이마당 자체가 좋은 모양새였다.

 오전 놀이가 끝나고 아이들은 작은 마당에서는 토끼에게 풀을 뜯어 먹이고, 산학교 식구가 된 들고양이 냥이와 새끼 고양이들을 쫓아다니며, 그네를 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운동장에서는 원 안의 구슬을 맞히며 구슬치기를 하며, 교사 없이도 아이들끼리 줄을 돌려 긴 줄넘기를 하고, 열심히 공을 쫓아다니며 축구를 하는 등 자유롭게 산학교 곳곳에서 자유놀이 시간을 즐겼다.

 점심을 먹고 나니 학교를 마치고 온 산방과후 아이들이 도착하고 줄다리기를 시작하는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줄을 당길 때마다 아이들의 영차 소리가 커지자 교실에서 수업하던 산학교 고학년 아이들도 놀이에 끼고 싶어 운동장에 나와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연합운동회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많아 1~2학년들이 참여하였다.)

 

그 다음은 운동회의 최절정 이어달리기를 했다. 자기 차례를 몰라 허둥거리기도 하고,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다른 모둠 아이에게 바턴을 건네줘서 달리던 아이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원 안으로 한참을 들어와 한 바퀴를 돌아도 이어달리기가 주는 흥겨움과 짜릿함이 있었다.

 

 운동회의 마지막은 아이들이 가장 기대했던 보물찾기시간. 보물찾기는 산방과후 아이들이 직접 계획하고, 준비하였다. 전 날 산학교에 와서 보물찾기 종이를 숨겨놓았고(그 덕분에 아침부터 보물이 적힌 종이를 14개나 찾은 아이도 있었지만.^^) 종이에는 선물이 적혀 있기도 하고 다양한 미션을 통과하면 선물을 받을 수 있게 하기도 했다. 보물이 적힌 종이를 찾지 못한 동생들을 위해 초등 아이들이 찾은 걸 나눠주기도 하고 받은 선물을 자랑하고 서로 바꾸기도 하며 즐겁게 마무리를 했다. (나중에 1학년 아이들에게 운동회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니 보물찾기라며 받은 선물을 꺼내 보이며 자랑을 했다.)
 교사들이 역할을 나눠 하고 크게 힘들이지 않아도 아이들이 모여 하루 재미지게 노는 모습을 보니 매 년 만나 강강술래도 하고, 놀이도 하고, 밥도 같이 나눠 먹으면 좋겠다싶은 마음이 생긴다. (산학교 고학년과 산방과후 아이들은 다음 주 수요일 오후에 축구 한 판 하자는 약속을 잡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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