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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에 대해 생각하다.산학교 9학년 친구들의 찐~한 여운이 함께 한 베트남 평화기행
산학교 중등생활교사 아미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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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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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던 지난 10월 9일 한글날, 산학교 최고 언니, 형인 9학년 친구 6명은 특별한 가을 들살이를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모였다. 1학년부터 9학년까지 전 학년이 봄과 가을, 한 번씩 들살이를 가는 산학교. 올해 가을들살이, 9학년 친구들은 송내동 청소년문화의집 나래와 함께 9박 10일간 베트남으로 평화기행을 떠났다.

   
 

베트남으로 평화기행을 가기 전, 우리는 먼저 베트남전쟁에 대해 공부했다. 베트남 전쟁은 가려진 내용도 많고, 한쪽의 입장으로만 알려진 역사이기에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역사 중 하나이다. 때문에 사전에 공부하고,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했다. 송내동 청소년문화의집 나래(이하 나래)는 베트남 평화기행을 여러 번 다녀온 베테랑 기관이다. 베트남 기행을 떠나기 전, 나래와 함께 부족하지만 약 한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열심히 공부하고,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베트남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만남과 배움이 있었다. 현지 다낭 대학생 친구들과의 만남, 우리나라와는 다른 기록의 의미를 지닌 박물관 견학, 학살이 일어났던 마을 방문과 위령비 참배, 생존자와의 만남 등 머리로만 공부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들을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실제 베트남에서 본 베트남 전쟁은 책을 통해서, 미디어를 통해서 알게 된 것보다 훨씬 심각했고, 잔혹했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외면했던 역사의 내용들은 알면 알수록 우리를 부끄럽게 했고, 화나게 했다.

   
 

우리가 베트남에서 만났던 배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쟁증적박물관’과 생존자 ‘탄 아주머니’와의 만남이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고 그것을 전시하고 있었던 ‘전쟁증적박물관’. 누군가의 ‘의도’나 ‘선입견’ 없이 보는 사람에게 해석을 맡기는 전시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전쟁기념관과는 그 성격이 달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던 퐁니 퐁넛 마을의 생존자 탄 아주머니와의 만남은 기행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직도 그날의 일을 떠올리면 눈물을 흘리시는 탄 아주머니. 학살 당시, 엄마, 언니, 남동생을 포함해 이모와 사촌동생까지 가족 모두를 잃은 탄 아주머니는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힘들고, 괴롭지만 증언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계신다. 바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살아남은 자의 소명으로 여기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잘못한 이들이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증언을 멈추지 않으시겠다던 탄 아주머니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올해는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 군인이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한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억하기 위해 올해 한국에서는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이 열리기도 했다. 1박 2일간 열린 이 법정에서 재판부는 피고인 대한민국 정부에 “중대한 인권침해이자 전쟁범죄의 성격을 띠는 사건”으로서 대한민국 정부에 책임이 있음을 선고하였다. 법적 효력이 없는 민간 모의법정이었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있었던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범죄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려 했던 지금까지의 수많은 노력들이 일구어 낸 의미 있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베트남 평화기행을 다녀오고 나서 아이들은 민간인 학살에 대한 우리나라의 태도에 화가 많이 났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기행을 마치면 잊어버리고 멈추는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평화를 실천하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던 한 친구의 말을 듣고 모양과 방법은 다르지만, 이번 기행이 아이들에게 큰 배움으로 남는 것이 느껴졌다.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문제는 이제 수면위로 올려 지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바라봐야 할지는 어느 누군가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다.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어떻게 기억하고, 책임져야 할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 연말에 송내동 청소년문화의집 나래에서 베트남 평화기행 전시를 할 예정이에요. 많이 와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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