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건물주?

우스개 소리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 또는 갓물주가 있다고 합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소원이 그 갓물주가 되는 거라고 해요. 아마 젊은이들이 공무원 되겠다는 소리와 같을 겁니다.
노후까지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된다고 보는 거죠.

임대료는 대체로 건물가 4~5%쯤에서 결정됩니다. 시가 20억원짜리 건물이면 그 상가 또는 사무실에서 1년에 8천만원에서 1억원쯤 임대수익이 나와야 양호한 건물입니다.

건물에 공실이 있거나, 주변에 비슷한 건물이 많아 공실을 안 만들려고 건물주가 임대료를 싸게 받으면 임대 수익률이 당연히 떨어지겠죠.

그런데 자영업자는 장사가 잘되어 매출이 늘면 사실 임차료와 최저 임금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식당 같은 경우 보통 3~4일 매출로 월세를 낼 수 있으면 잘되는 가게입니다. 그리고 6~7일 매출로 직원 월급이 해결되면 잘되는 가게..로 칩니다.

말하자면 어느 곳에 가게를 얻을 때, 이런 셈법이 그곳 월세가 적정한지를 재는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식당 테이블이 5~6개인데 3~4일 예상 매출을 감안하면 그런 월세를 내고 창업할 곳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임대료가 터무니없이 폭등한 곳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건물주는 자영업자에게 은행 대출이자에 해당되는 연 4~5%쯤을 받는 임대사업자입니다. 
즉, 4~5% 대출 이자를 받는 시중은행이 자영업자를 뜯어먹는 괴물이 아니듯이, 건물주도 사악한 사람이 아닙니다.

건물주는 불로소득자가 아니라, 젊었을 때 과로소득을 저축하여 노후에 건물을 장만한 사람입니다. 국가가 챙겨주지 못하는 연금 대신에 자영업자에게 기대어 건물을 담보로 4~5% 연금을 받는 사업자이지요. 당연히 그에 따른 부가세와 소득세를 국가에 납부합니다.
알고보면 자영업자를 부추겨 건물주를 적으로 몰아세우는 것도 부당한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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